☆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10

권정선재 2014. 1. 10. 07:00

[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10

돈은 그게 전부에요.”

지현은 눈물을 흘리며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그러니.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내가 이깟 푼돈이나 벌자고 지금 아줌마를 데리고 온 줄 알아요? 아줌마 제발 제대로 정신 좀 차려.”

잘못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지현은 주위를 미친 듯 둘러봤다. 하지만 평소에도 어둡던 골목은 오늘 따라 가로등마저 고장이 나버렸다.

도대체 저에게 왜 이러는 거예요?”

이유가 있나?”

살려주세요.”

이미 내 얼굴을 봤잖아.”

수현은 마스크를 내리고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절대로 그 누구에게도 당신을 봤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을게요. 믿어주세요. 절대로 그러지 않아요.”

내가 당신을 어떻게 믿지?”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당신은 이미 너무 많은 것을 봤어.”

수현은 고개를 한 번 갸웃하고는 손을 들었다. 그리고 그대로 지현에게 그 손을 내렸다. 지현은 머리가 깨진 상황에서도 가방을 품에 안았다.

살려주세요.”

이미 늦었어.”

어린 아이가. 어린 아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어요.”

내가 그 따위 말을 왜 들어야 하는 거지?”

하지만.”

그러니까 착하게 살아야 할 거 아니야. 다른 사람이 당신을 죽이고 싶지는 않게. 안 그래? 그런 건 당연한 거지.”

살려주세요.”

수현은 다시 한 번 손을 높이 들었다.

 






안 돼. 안 된다고!”

아저씨 괜찮아요?”

으헉.”

수현은 현우를 보고 짧게 비명을 내질렀다.

아저씨 땀 좀 봐.”

현우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수현의 땀을 닦았다.

도대체 무슨 무서운 꿈을 꾸기에 그렇게 비명을 질러요.”

여기는 왜 온 거야?”

?”

여기는 내 방이야.”

알아요.”

현우가 입을 살짝 내밀었다.

나도 별로 오고 싶지 않았다고요.”

그럼 나가.”

아저씨가 그렇게 비명을 질렀잖아요. 살려달라고. 나는 지금 아저씨 걱정을 해서 여기에 온 거라고요.”

내 걱정?”

수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도대체 네가 왜 내 걱정을 하는 거지?”

?”

네가 보기에 내가 그렇게 한심한가?”

아저씨.”

나가라고.”

수현은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내 방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건 제발 신경도 쓰지 마. 네가 신경을 쓸 일이 아니니까.”

아니 도대체 어떻게 그래요? 아저씨는 지금 나를 어떻게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한 집에서 사는 사람이라고요.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 가족. 가족이라는 것 아닌가요?”

아니.”

수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나는 그저 너의 보호자야.”

그러니까 그게.”

다르다.”

현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다른 거군요?”

그래.”

죄송합니다.”

얼른 꺼져.”

. 알겠다고요.”

현우는 입을 내밀고 그의 방을 나섰다. 수현은 다시 자리에 누우며 눈을 감았다. 아직도 그 영상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나는 죽이고 싶지 않았어.”

어린 나이. 단순히 더 많은 돈을 준다고 해서 했던 일. 그 어떤 죄책감 같은 것도 남겨지지 않았다. 그저 그 여자가 나쁜 짓을 한 사람이라는 것. 그거 하나만 듣고 그런 일을 했던 거니까. 하지만 그 여자가 그런 짓을 한 사람이 아니고 자신이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순간 이미 모든 것은 늦어버렸다.

왜 이렇게 감상적이게 되는 거야.”

그녀의 아이를 제대로 키우는 것이 그녀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속죄였지만 그마저도 이제는 쉽지 않을 것 같았다. 현우를 보면 자꾸만 지현의 얼굴이 떠올라서 불쾌하고 죄책감이 커지는 수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