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8
“싫다.”
“왜?”
“나 다른 사람이랑 못 살아.”
“치사한 놈.”
“네가 이상한 거야.”
기웅은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네가 그 녀석하고 사는 것이 이제 이상할 것 같으면 그냥 밖으로 내보내면 되는 거잖아.”
“어떻게 그래?”
“왜?”
“내가 맡아서 기르겠다고 한 건데. 그 아이에게 내가 이미 도움을 준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말이야.”
“그럼 그냥 같이 지내던가.”
“어렵더라.”
수현은 짧게 한숨을 토해냈다.
“너도 말을 했잖아. 나 인간미가 없는 사람이라고. 누구랑 같이 사는 거. 그거 되게 어려운 일이야.”
“그렇겠지.”
기웅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나 다른 사람도 아니고 천하의 김수현이라면 그 일이 훨씬 더 어려운 거 당연한 거 아니냐?”
“아무튼. 그 녀석이 자꾸만 나에 대해서 하나하나 다 물어보고 내 삶으로 들어오려고 해서 미칠 것 같아.”
“그러면 그러지 말라고 해.”
“그게 쉽냐?”
수현은 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뭐라고 하면 할수록 그 녀석은 더 즐거운 모양이야. 나랑 노는 것이 아마도 아무렇지도 않은 모양이지.”
“대단한 녀석이네.”
“뭐라고?”
“아니 보통 사람들은 상대가 자신의 말에 그다지 호감이 없다는 것을 알면 그냥 입을 다물고는 하잖아.”
“그런데?”
“그 녀석은 아니라는 거잖아.”
“그게 좋은 건가?”
“좋은 거 아닌가?”
수현은 끙 하는 소리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튼 나는 모르겠다.”
“그나저나 너 요즘 고민을 하기는 하는 모양이다.”
“왜?”
“요즘 글이 지루해지고 있어.”
“죽을래?”
“진심이라고.”
“노력하겠습니다.”
“일단 뭐 성실하게 연재를 하는 것이 되게 고맙기는 한데 말이야. 그래도 더 잘 팔릴 수 있게 도와주세요.”
“네. 네.”
수현이 나가는 것을 보며 기웅은 고개를 저었다.
“저 녀석 저러다가 말랑거리는 것만 쓰는 거 아니야?”
기웅은 킥킥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것도 또 볼만하겠네.”
“어때요?”
“누가 이런 짓을 시킨 거지?”
“네?”
“내가 요리를 하라고 했나?”
“그건 아니지만.”
집으로 돌아와서 한 상 가득 차려져 있는 것을 보고 수현은 미간을 모았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너에게 요리를 하라고 한 기억이 없는데. 내가 너에게 뭔가 이런 것을 시킨 적이 있는 건가?”
“아니요.”
“그런데 왜 이랬지?”
“너무 그러지 말라고요.”
현우는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아저씨를 생각을 해서 그런 건데. 아저씨가 그렇게 예민하게 굴면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하라고요?”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것을 가지고 신경을 쓴다고 하면 안 되는 거지. 그건 상대방을 위하는 것이 아니잖아.”
“아저씨 되게 이상한 거 알아요?”
“뭐라고?”
“아무튼 몰라요.”
현우는 입을 내밀고 앞치마를 벗었다.
“먹던지 버리던지 하라고요.”
“이현우!”
현우는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를 쫓아가려던 수현은 이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흔들었다.
“내가 지금 뭘 하려는 거야?”
음식들을 버리려던 수현은 멈칫했다. 그리고 현우가 한 음식을 손으로 집어서 먹었다. 부드럽고 달콤한 호박전. 그리고 잡채. 어디에서 이런 것들을 배운 건지. 수현은 한숨을 내쉬고 자리에 앉아서 식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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