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93
“개인 부대란 말입니까?”
“그렇다.”
동원은 무혁을 가만히 응시했다.
“그건 반역입니다.”
“반역이라.”
무혁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자네도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김 씨 일가는 세 번째 김 씨 조선을 만들려고 하고 있어.”
“하지만 그래도 이런 식으로 국가의 힘을 무력하게 하는 행위는 용납이 되기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자네의 도움이 필요한 거지.”
“네?”
“부탁을 하네.”
“제게 말입니까?”
“그래.”
동원은 침을 꿀꺽 삼켰다.
“저는 할 수 없습니다.”
“5446 부대에서 너무 위험이 큰 존재라서 물러나게 된 것 아닌가? 하지만 여기라면 다를 텐데 말이야.”
“저는 단 한 순간도 조국을 배신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습니다. 아무리 대장 동지라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국을 지키는 거야.”
“네?”
“인민들을 보지 못했나?”
“그게 무슨?”
“다들 흔들리고 있어.”
무혁은 창가에 서서 밖을 내다 보았다.
“장마당이 열리고 사람들은 자유로이 물건을 거래하지. 그리고 사람들은 남조선의 드라마라는 것을 본단 말이야. 영화도 즐겨보고. 국경을 넘나드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나라는 아무 거도 하지 못해.”
“그래도 아닙니다.”
“이미 공산주의는 무너졌어!”
동원의 눈이 커다래졌다.
“리무혁 대장 동지.”
“내래 괜히 이따위 말을 하는 줄 아는가?”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이미 이곳 평양을 제외하고는 식량 배급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 말이디. 그래놓고도 이 나라는 아무 것도 모르는 척. 그저 인민들의 아픔만을 강요하고 희생을 원한단 말이야.”
“그래서 반역을 하시겠다는 겁니까?”
“반역은 아니디.”
무혁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대비를 하자는 기야.”
“대비.”
“절대로 먼저 일어나지는 않는다.”
“알겠습니다.”
동원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안 됩니다.”
계상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너무 위험하단 말입니다.”
“허나 방법이 없다. 이미 리무혁 대장 동지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따르기는 해야 할 거야.”
“이런 법이 어디에 있습니까?”
계상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일이 상부에 보고가 된다면 리무혁 대장 동지는 물론이고 대장마저도 다치실 수밖에 없을 겁니다.”
“죽게 되겠지.”
“대장.”
“그게 두렵나?”
“그건 아닙니다.”
계상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이 나라 이 조국을 위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이 된다면 저는 솔직히 움직이는 것이 내키지 않습니다.”
“이 나라가 정말 바른 나라 같나?”
“네?”
“이미 망가졌어.”
“대장.”
“김 씨 조선은 다시 한 번 세습을 하면서 모든 것을 다 망치려고 하고 있어. 정말로 수많은 인민들이 행복하다고 믿는 건 아니겠지. 그들은 그저 그러한 상황만이 모든 것이라고 믿을 따름이야.”
“그렇다고 해도 저는.”
“나를 따르지 않을 건가?”
동원의 차가운 물음에 계상은 가만히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를 따르지 않겠다고 하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
“지금 저를 받아주는 곳이 있겠습니까?”
“없겠지.”
“제가 지금 나눈 대화를 들고 간다고 하더라도 그 누구도 저를 믿지 않고 결국 저를 공격할 겁니다.”
“그렇다면 다른 누군가가 너를 살려줄 거라고 생각을 한다면 그리로 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인가?”
“당연한 것 아닙니까?”
너무나도 쉽게 대답을 하는 게상에 동원은 미소를 지으며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고는 이내 짧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렇겠지.”
“두렵지 않으십니까?”
“단 하루도, 단 한 순간도 두렵지 않은 적이 없어.”
“그런데 왜 그러시는 겁니까?”
“두려움이 결국 내가 살아가는 동력이니까.”
“정말 이 나라는 다를 거라고 믿는 건가?”
“그래.”
해진은 가오리를 더욱 단단히 잡았다.
“당신은 모르겠지만 이 나라에서 학교라는 것을 다니고 평범한 학생으로 살아본 결과 그건 가능하다.”
“아니.”
계상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 나라는 조국보다도 더 망가져 있어. 돈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모든 것을 다 내려놓아야 하지.”
“그래서 도대체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그냥 멍청하게 다시 그 조국만 믿고 가겠다는 건가?”
“아니.”
“그럼 뭔데!”
“조국을 바꿀 거다.”
“뭐라고?”
해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건가?”
“그건.”
“그렇겠지.”
계상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우리 조국도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 이전처럼 그렇게 무조건 국가에 충성만 하는 그런 조국이 아니야. 우리의 이름으로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믿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남조선에서.”
“그건 불가능하다.”
계상은 심호흡을 하고 주먹을 바로 쥐었다. 해진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결국 끝을 봐야 한다는 건가?”
“나는 조국을 살리겠다는 거지만 너는 조국을 버리겠다는 거니까.”
“우리의 이유는 다르지 않겠지만.”
해진은 바닥에 침을 뱉으며 숨을 들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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