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 눈물 콧물 최루성 영화

[맛있는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 눈물 콧물 최루성 영화

 

Good – 전통 멜로 영화 좋아하는 사람

Bad – 건달의 사랑이 싫은 사람

평점 - ★★★★ (8점)

 

사실 이 영화 굉장히 볼까 말까 망설였던 영화입니다. 괜찮은 배우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조금 묵직할 것 같았기 때문이죠. 연기 참 잘 하는 배우 ‘황정민’이 오랜만에 멜로로 돌아온다는 것은 사실 이 영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부분임과 동시에 불안하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그가 괜찮은 배우라고 하더라도 요 근래 묵직한 연기를 주로 선보였기에 조금은 말랑한 연기를 선보이는 것이 어떤 느낌일지도 갈피를 잡기가 어려웠고요. 게다가 그냥 순수한 멜로라고 하기에는 이야기 자체가 조금 우울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 제가 생각을 한 것 이상으로 훨씬 더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할뿐더러 이야기 자체도 조금 흔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깔끔하게 정리가 된 느낌이더라고요. 최근에 조폭이 사랑에 빠지는 영화로 [창수]가 개봉을 했었는데 [남자가 사랑할 때]는 그 못지 않게 짙은 사랑을 제대로 보이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신파로 흐르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나라 영화에서 가장 흔한 부분 중에 하나인데 너무 신파로만 흐르니. 조금 묘한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요? 지나칠 정도로 울리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로 인해서 괜찮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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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사랑할 때 (2014)

8.7

감독

한동욱

출연

황정민, 한혜진, 곽도원, 정만식, 김혜은

정보

드라마 | 한국 | 120 분 | 2014-01-22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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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리 괜찮은 영화라고 하더라도 이야기가 낡았다는 것은 피하기 어려울 겁니다. 이런 소재의 영화는 사실 그 동안 참 많이 있어왔지 않나 싶습니다. 조폭이 한 여자를 사랑하고 그녀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그러다가 아파서 죽는 이야기. 저에게 가장 강렬하게 기억으로 남은 영화는 ‘양동근’ 주연의 [네 멋대로 해라]가 이와 비슷한 느낌이었고 조폭이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지난해 MBC에서 드라마로 방송이 되었던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도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무튼 이 흔한 소재를 너무나도 흔하게 버무려냈습니다. 일부러 꼬거나 삼각 관계를 만들지 않은 것이 오히려 그 어퍼컷을 제대로 넣게 되는 계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일부러 가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일부러 별 것 아닌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닌. 그냥 이들은 이런 사랑을 하고 이렇게 죽어간다. 이런 식으로 그려내는 거죠. 그런 점에서 극의 분배도 정확히 딱딱 끊어집니다. ‘황정민’이 ‘한혜진’을 좋아하게 되는 30분, 그리고 두 사람이 좋아하게 되는 30분, 두 사람이 헤어지는 30분. 다시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30분. 대략 이 정도로 영화가 나뉘어지는 만큼 사실 집중력을 잃을 순간에 자연스럽게 다시 극에 몰입하게 됩니다. 평소에 시간을 자주 보게 되는 영화들이 많은데 이 영화는 시계를 보지 않게 만듭니다.

 

‘황정민’은 시한부 일수업자 역을 맡았는데 이토록 촌스러우면서도 날티나는 연기가 아름다워보일 줄은 몰랐습니다. 사실 [신세계]에서 이미 화교 조폭 역을 맡은 그는 오히려 이런 연기가 어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전에 ‘전도연’과도 멜로를 찍은 적이 있고 ‘전지현’과도 영화를 찍은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조금 더 짙은 영화의 구역으로 완전히 넘어왔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이번 [남자가 사랑할 때]를 통해서 그는 다시 한 번 자신이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는 배우라는 것을 선보입니다. 메이크업도 하지 않고 겉은 피부에 새까만 모습은 정말로 군산 어딘가에서 그런 모습을 볼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 옷차림을 바꾸고 자신의 직업까지도 바꾸려고 하는. 그리고 일수를 찍는 양아치면서도 동시에 사람들에게 마음을 잃지 않는 존재라는 점은 사실 불편하면서도 조금 따뜻하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혜진’에게 사랑에 빠지는 그 순수한 모습. 그리고 누군가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쭈뼛쭈뼛 행동을 하는 그 귀여운 모습 등을 생각 이상으로 완벽하게 소화해내기에 괜찮은 느낌입니다. 생각보다 괜찮게 연기를 한 그 덕에 다소 불편할 수밖에 없었던 캐릭터도 용납이 가능하게 된 느낌입니다.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뻔한 캐릭터지만 오히려 더 가족을 생각하고 진지하게 다가가는 그래서 더 순진하고 우직하게 다가갈 수 있는 진정성을 가지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혜진’은 병든 아버지를 모시는 수협 여직원 역인데 여전히 강단있고 강한 여인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굳세어라 금순아]를 비롯해서 영화 [26년]까지 ‘한혜진’이라는 배우를 생각을 하면 아무래도 강인한 느낌이 우선 떠오르곤 합니다. 이번에도 최루성 신파에 나오는 여배우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약하기만 한 느낌이 아니라 그래도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제대로 하고 당당하게 대답하는 그런 여자입니다. 그러면서 사랑에 빠지게 되면 한없이 달콤해지고 행복해지기도 하고 말이죠. 다만 ‘한혜진’이 너무 예쁘다는 것이 이 영화를 망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극 중 그녀가 맡은 ‘호정’은 눈물을 흘리는 몇 장면이 있는데 너무 예쁘게 우니까 개인적으로 그 모습이 조금 어색하더라고요. 배우가 너무 아름다워서 문제라니. 다 ‘한혜진’이니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태일’과의 연애를 이어나가고 그가 없는 부재. 그리고 다시 그를 만나게 된 그 모든 순간의 감정이 결국 다를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완벽하게 이 역할을 소화합니다. 늘 마지막 작품이라 생각한다는 그녀의 말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로 그녀는 훌륭한 연기를 선보입니다.

 

‘곽도원’은 [변호인]에서의 악독한 이미지를 벗고 이번에는 조금 친숙한? 그런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다지 다정한 느낌의 역할은 절대로 아닙니다. ‘태일’의 형인 주제에 제대로 그를 돌보려고 하지도 않는 사람이니 말이죠. 물론 그의 입장에서 동생을 계속 지켜보기만 하는 것도 그다지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가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 해서 동생이 정신을 차리는 것도 아니니 말이죠. 하지만 조금은 툴툴거리는 그 모습의 뒤에는 결국 동생을 챙기는 평범한 형의 모습이 있기에 멋지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치매에 걸린 아버지에게 일을 시킨다고 나무라는 동생에게 변명을 하기 보다는 그냥 자신을 죄인으로 만드는 그런 역할의 무게 같은 것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악독한 배우의 이미지를 이번 역할로 나름 씻어낼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정만식’은 어쩌면 이렇게 악독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미운 ‘황정민’의 절친인 일수업자 사장 역을 맡았는데 정말 너무나도 얄밉습니다. 사실 그의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굳이 이야기를 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데도 이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그 얄미움의 정도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화를 내게 만드는 그의 연기가 정말 수준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이 캐릭터 역시 그다지 악하기만 한 캐릭터라기 보다는 그냥 비열하게 자라왔기에 그렇게 커아먄 한다고 배운 불쌍한 인간의 모습이기는 하지만 말이죠. 하지만 아무리 이 캐릭터에 대해서 좋게 포장해도 나쁜 역할입니다. 최루성 멜로에 관객들이 더 몰입을 하게 만드는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독한 악역. 정말 밉습니다.

 

‘김혜은’은 ‘곽도원’의 아내이자 다소 털털한 성격으로 ‘황정민’을 늘 챙기는 ‘미영’ 역을 맡았는데요. 다소 억척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그녀였기에 이번 느낌이 역시나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 그녀의 캐릭터는 다소 모호하기도 합니다. 분명히 남편을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과연 그녀가 좋아하는 것이 남편인지 아니면 ‘황정민’인지 궁금하기는 하거든요. 그래도 영화를 마지막까지 보고 나면 그녀의 마음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다지 친절한 역할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냄새 나고 다른 사람들을 챙기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역할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분명히 그다지 예쁘기만 한 역할은 아닌데 말이죠. 인간 노릇도 못 하는 도련님에 치매에 걸린 시아버지에 남편과 딸을 데리고 사는 그녀는 억척하지만 그래도 사람 냄새를 잃지 않은 여자입니다.

 

보기 전보다 보고 나서의 느낌이 더 좋은 영화입니다. 일단 보기 전에 선입견이 너무 많았습니다. 아, 이번 설에 그냥 대충 뭉개려고 하는 영화구나. 이런 느낌이었거든요. 게다가 건달이 사랑을 하는 이야기라. 이거 너무 한국 영화에서 흔하게 다루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그나마 연기 잘 하는 배우들을 데리고 해보겠다는 거 아니겠어? 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 생각에 정말 제대로 훅을 날립니다. 그 묵직하고 제대로 된 한 방이 있기에 이 영화는 정말로 괜찮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동시에 모든 배우들이 보이는 이야기 역시 진심이 담겨 있기에 더욱 큰 힘을 내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곽도원’이 영화 마지막 부분에 동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어쩌면 참 웃긴 말일 수도 있지만 그가 평생을 동생에게 하는 그냥 그런 형으로의 자신과 동생의 관계에 대한 서글픔과 그리움일 수도 있기에 뭔가 묘한 슬픔을 더욱 짙게 깔아놓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다지 새롭지는 않은 이야기지만 정석을 고스란히 따르고 배우들의 연기까지 정확히 그려지기에 관객들의 마음으로 곧바로 들어오는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였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방구로 사랑 고백

둘 – 서로를 확인하고 눈물 흘리는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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