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18
“요즘 바쁘게 돌아다니신다 들었습니다.”
“그렇습니까?”
“무슨 짓을 꾸미시는 겁니까?”
“세자빈이 걱정을 합니다.”
기웅의 대답에 유란이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내가 세자의 스승과 먼 곳으로 떠날 수 있도록 누이가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세자의 외숙으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그냥 한 사내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까?”
“그것이 반드시 달라야만 하는 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같을 수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 두 개가 같게 된다면 더 큰 문제가 생길 거라는 것을 나보다 그대가 더 잘 알고 있는 것 아닙니까?”
유란의 미소에 기웅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세자빈이 눈치를 챘습니다.”
“모른다면 아둔한 것이겠지요.”
“어찌하실 겁니까?”
“그러게 말입니다.”
유란은 찻잔을 마시더니 묘한 미소를 지었다.
“유배라도 보낼까요?”
“누이.”
“죽이기라도 할까요?”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세자를 흔든 자입니다.”
유란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나는 세자의 어미에요.”
“아무리 그래도 누군가에 대해서 그리도 잔인한 말씀을 하실 수는 없는 법도라는 것을 모르시는 겁니까?”
“나는 세자를 지키기 위해서 뭐든 다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 정도는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왜 그리 잔인하십니까? 그리 잔인하셔서 얻을 것이 하나 없다는 것을 여즉 모르고 계시는 겁니까?”
“허나 이 자리에 올랐습니다.”
기웅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러니 이제는 안 될 겁니다.”
“그대가 막을 건가요?”
“그렇습니다.”
“애달프군요.”
유란의 대답에 기웅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건 누이가 더 그런 것 아닙니까?”
“네?”
“이제 더 이상 전하가 누이를 여자로 품어주지 않으니. 그래서 지금 여인이 아닌 어미로 그러는 것 아닙니까?”
“나에 대해서 잘 압니까?”
“알고 있습니다.”
“그대가 누군가에 대해서 많이 안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 결국 그대를 다치게 할 거라는 것을 모르는 겁니까?”
“그런 겁니까?”
“그런 겁니다.”
남매는 서로의 얼굴을 응시했다.
“나는 내 동생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나도 내 누이가 다치기 바라지 않습니다.”
“그러니 조심하세요.”
“서로 조심하지요.”
“나와 함께 떠나시게.”
“그게 무슨 말인가?”
“자네. 정말 이럴 것인가?”
수현은 물끄러미 기웅을 바라봤다.
“내가 무엇을 어쩐단 말인가?”
“세자빈이 알아차리기 시작했네.”
“그게 무슨?”
“자네와 저하의 사이 말이야.”
수현은 침을 꿀꺽 삼켰다.
“정말 이대로 두 사람이 그 모든 위험을 감당하겠다는 이야기인가? 정녕 파멸의 끝까지 가겠다는 이야기인가?”
“그럴 일 없을 거야.”
“자네 정말.”
“내가 알아서 할 거네.”
“자네가 무엇을?”
기웅은 깊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저하가 자네를 마음에 담고 있는 상황에서 자네가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 건가?”
“저하는 성군이 될 거야.”
“자네 정말.”
“자네가 이상한 것 아닌가?”
“뭐라고?”
“나와 저하는 아무 사이도 아니네.”
“누구를 속이려는 건가!”
기웅의 고함이 서고를 가득 채웠다.
“내가 정녕 천치로 보이는가?”
“그리 알아두게.”
“자네 정말.”
“내가 감히 무엇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가?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란 말이야.”
“그러니 나랑 떠나시게.”
“차라리 여기에서 죽겠네.”
“뭐라고?”
기웅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게 무슨 말인가?”
“그래서 이러는 것이지?”
“그게 무슨?”
“무슨 말을 들었나?”
“자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군.”
“나도 어렴풋이 알고 있네.”
수현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
“분명 궁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흘러 나오니 자네가 이리도 서두르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한가?”
“그렇다고 하면 더욱 더 내 말을 듣고 어서 빨리 궁을 떠날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아니.”
“도대체 왜?”
“내가 여기에서 떠나면 결국 저하는 그 누구도 곁에 남지 않네. 나는 저하 혼자 두고 가고 싶지가 않아.”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저하는 내가 필요할 거네.”
“자네 정말.”
“미안하네.”
수현은 기웅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자네가 나를 얼마나 생각을 해주는지 내가 더 잘 알고 있네. 자네가 왜 이리 행동을 하는 것인지도 잘 알고 있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생각을 쉬이 바꾸지 않을 거야. 나는 세자의 스승이야.”
“자네도 살아야지.”
“내가 그것을 생각을 할 거라고 생각을 했나?”
기웅의 얼굴이 굳었다.
“그저 내 편이 되어주면 안 되겠나?”
“나에게 왜 이리 잔인한가?”
“우리는 동무니.”
“그저 그것인가?”
“그러하네.”
기웅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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