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우는 남자, 왜 관객을 울리시나요?
Good - ‘김민희’의 연기가 궁금한 사람
Bad - ‘장동건’도 ‘원빈’만큼 멋지겠지?
평점 - ★★ (4점)
[아저씨]의 ‘원빈’이 될 줄 알았던 ‘장동건’은 결국 그 동안 만들어왔던, 그리고 [신사의 품격]으로 다시 한 번 공고히 했던 무언가까지 무너뜨리고 말았습니다. [우는 남자]는 그다지 공감도 가지 않은 채로 그냥 관객이 돈 아깝게 만드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이 영화가 [아저씨]를 만든 감독의 영화라는 사실이 더욱 당혹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아니 그렇게 괜찮은? 영화를 만든 사람이 고작 만든 영화가 이번에는 이런 거란 말이야! 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기본적으로 캐릭터들에 있어서도 전혀 공감이 가지 않고 있고, 왜 그런 이야기가 펼쳐지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전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아저씨]에서는 옆집에 사는 귀여운 꼬마 ‘김새론’과의 공감이라도 보여주었는데 그 잔혹한 살인마가 고작 꼬마 하나 죽었다가 슬퍼서 누군가를 도우려고 하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고요. ‘곤’이라는 인물의 입체적인 이야기가 진행이 되었더라면 그나마 이해가 될 수도 있지만 그런 것 하나 없이 그냥 울기만 하니. 이게 도대체 뭐지? 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장동건’의 아우라는 아무래도 ‘원빈’의 그것에 비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배우의 매력도도 낮고 이야기도 흔들리니 [우는 남자]는 스스로 울어버립니다.
[우는 남자]의 포커스는 비장미? 같은 것인데 그러다 보니 조금 더 영화가 흔들리고 공감이 되지 않는 느낌이 듭니다. 적어도 비장하게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는 왜 그렇게 비장하게 행동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그런 최소한의 이해도 시키지 않은 채로 물량 공세만 하는 영화는 아쉽게만 느껴집니다. 물론 이 물량 공세에 대해서는 [아저씨]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괜찮아진? 부분이라고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부족합니다. 그렇게 단순히 때려 부수는 쾌감 자체가 [표적]에 비해서 부족하게 느껴지거든요. 그렇게 단순한 쾌감도 주지 못한다면 아주 조금이라도 관객들이 그들의 마음에 공감을 하고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지도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관객은 관객대로 왜 그냥 때려 부수기만 하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게다가 ‘김민희’가 맡은 캐릭터가 지나칠 정도로 민폐 캐릭터가 되고 마니 영화에 영화 걸림돌로만 작용을 합니다. 그녀가 없더라면 더 괜찮고 매끈했을 이야기가 누군가를 계속 지킨 채로 움직여야 하니 더 버벅이게 되는 거죠. 캐릭터도 매력적이지 않은 데다가 버벅 버벅하는 이야기 구조 속에서 결과적으로 관객이 찾아야 할 포인트는 사라져버립니다. 우는 남자 3부작의 그 마지막은 혼자만 슬픈 영화입니다.
‘장동건’이 맡은 ‘곤’은 잔혹한 킬러이지만 우연히 아이 하나를 죽이고 난 이후 폐인이 되어버리는 사내입니다. 일단 이 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던집니다. 아니 왜? 아니 도대체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일 때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않던 그가 갑자기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게 되는 걸까? 그것이 그토록 강한 충격으로 다가왔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최소한 이 정도 설득력만 있었더라도 [우는 남자]기 이토록 당혹스러운 영화가 되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이렇게 당혹스러운 영화가 되고 나니 ‘곤’이라는 캐릭터도 지나치게 무너지게 됩니다. 웬만한 킬러들이 몇이 덤벼들어도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능력을 지닌 사내이기는 한데 이 강한 능력이 어떻게 제대로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게다가 지나치게 지쳐보이는 느낌을 주기도 하고요. 나름 감독이 그것을 노린 거라면 달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 지쳐보이는 느낌이 [표적]에서의 ‘류승룡’과는 또 다르니 문제입니다. 게다가 왜 그렇게 목숨을 걸고 소중한 동료들까지 버린 채로 한 여자를 구하려고 하는 거냐? 라고 묻는다면 그에 대해서 명확한 답을 할 수 없는 것도 단점입니다. 적어도 관객에게 어떤 설득을 줄 수는 있어야죠. 설득을 잃은 캐릭터에 안 그래도 힘이 없는 배우 ‘장동건’은 더 이리저리 휘둘리게 됩니다. [아저씨]의 ‘원빈’을 넘기 바랐건만 ‘곤’은 왜 우는지도 모를 인물로 ‘장동건’의 연기력 거품 논란을 종식시키기는커녕 다시금 떠오르게 만듭니다.
‘김민희’는 이 영화가 너무나도 원망스러울 것 같습니다. [화차] 등을 통해서 나름 연기 잘 하는 배우가 된 그녀는 이번에도 괜찮은 연기를 보입니다. 다만 비중이 너무 적습니다. 적어도 ‘김민희’와 ‘장동건’의 감정만이라도 조금만 더 부각을 했더라면, 그리고 ‘김민희’가 진정 아이를 잃은 어머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더라면 이야기는 더욱 비장하게 흘러갔을 겁니다. 하지만 갑자기 프로패셔널하면서도 약한 ‘김민희’는 그저 난감하게만 느껴지는 거죠. 그리고 중요한 대목마다 ‘곤’을 위험에 빠뜨릴 정도로 무책임한? 행동을 하는 그녀는 ‘곤’ 못지않게 설득력도 없을뿐더러 매력도 없는 인물입니다. 그래도 한정된 배역 안에서 ‘김민희’는 최대한의 감정을 이끌어냅니다. (뒷이야기를 들어보면 ‘김민희’가 다소 냉정한 어머니였다고 하는 부분이 상당 부분 덜어내졌다고 합니다.) 그것이 어떤 부재를 느끼는 ‘곤’과 묘한 느낌을 주면서 시너지를 내기는 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보기에 두 사람의 관계는 사랑하는 연인의 관계라기보다는 다소 연인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거든요. ‘김민희’의 멍하면서도 슬픈, 그리고 강인한 모습은 [우는 남자]의 장점일 겁니다.
너무 기대가 컸던 건가 싶습니다. 적어도 [아저씨] 정도의 묵직함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리고 [아저씨]의 경우에는 사회 문제도 제대로 던졌고요. 나름 중요한 기업형 범죄도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우는 남자]는 그것 자체로는 끌고 갈 힘이 적습니다. [아저씨]가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원빈’이 멋있고, ‘김새론’을 지키려고 하는 이유가 타당성이 있는 것도 있었지만 장기 밀매를 하는 악인들을 제대로 처벌한다는 그런 당위성이 존재하였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 하나 없이 그냥 나쁜 남자, 우는 남자. 결국 비극적인 누군가. 이렇게만 이야기를 하는 것은 관객의 입장에서 너무 무책임한 영화를 만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이전에 비해서 무언가를 더 많이 보여주어야지! 라고 결심한 감독의 마음이 이해가 되기는 하지만 말이죠. 제대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감독의 모습이 그다지 나쁘게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쉬운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가벼운 킬링타임 영화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무겁고 뭔가 의미를 찾기에는 조금 산만한 영화. 관객의 지갑을 울리는 영화가 되어버린 [우는 남자]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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