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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말레피센트, 다시마 두 개 들은 너구리

권정선재 2014. 6. 13. 07:00

[맛있는 영화] 말레피센트, 다시마 두 개 들은 너구리

 

Good 동화의 재해석을 좋아하는 사람

Bad 우울한 이야기는 절대로 싫어!

평점 - ★★★★ (8)

 

이게 과연 재미있을까? 라고 의문을 가지며 기대치를 팍팍 떨어뜨리는 것은 분명 영화를 흥미롭게 만드는 부분일 겁니다. 그렇지만 모든 영화가 이걸로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말레피센트]는 기발한 상상력을 보이며 관객들로 하여금 아름다운 동화 속 세상으로 빠지게 만듭니다. 왜 사람들이 디즈니 디즈니 하는지 알게 만드는 영화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 속 나쁜 마녀를 주인공으로 삼은 [말레피센트]는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 비꼬기를 정말 제대로 보여줍니다. 우리가 [슈렉]을 사랑했던 이유는 괴물이 주인공이라서 그랬던 거고, [겨울왕국]에 환호를 했던 이유는 왕자님이 없더라도 혼자서 뭐든 다 할 수 있는 멋진 공주가 나와서입니다. [말레피센트] 역시 비극성을 지닌 악역을 주인공으로 삼으면서 관객의 만족을 높입니다. 그저 숲속에서 살고 있는 선한 요정이었던 그녀는 숲을 빼앗으려던 인간들에게 맞서고, 결국 사랑하던 존재에게 날개까지 빼앗기는 가여운 여인이 되어버리고 마니까요. 캐릭터도 동화와 달라서 매력적인데 이것이 단순히 울고만 있는 캐릭터가 아니라는 것이 더 사랑스럽습니다. 저주를 내렸으면서도 계속해서 공주를 지키는 귀여운 모습의 말레피센트는 관객들에게 미소를 짓게 만들거든요.

 


말레피센트 (2014)

Maleficent 
8.3
감독
로버트 스트롬버그
출연
안젤리나 졸리, 엘르 패닝, 샬토 코플리, 샘 라일리, 이멜다 스턴톤
정보
판타지 | 미국 | 97 분 | 2014-05-29
글쓴이 평점  

특히나 동화적으로 구현된 아름다운 세계는 더욱 환상적으로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다소 어둡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밝은 느낌을 주고 있거든요. 다소 귀엽게 구현된 크리쳐들도 사랑스럽게 느껴지고, 은근히 꽁냥꽁냥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요. 공주 오로라를 지켜주는 세 요정도 참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다만 이 같은 부분이 정말로 아이들이 즐겁게 볼 수 있는 부분인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생깁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영화이고 흥미로운 영화라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말레피센트]는 어린 아이들을 타겟으로 삼고 있는 영화가 아니라 조금 큰 아이들. 혹은 성인들을 타겟으로 삼고 있으니 말이죠. 이야기 자체도 조금 무거울뿐더러 이야기를 그려내는 모습도 그다지 예쁘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날개가 잘린 채로 절규하는 말레피센트의 모습은 너무나도 서글프게 느껴지고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분명히 사랑스러운 영화입니다. 더군다나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동화를 전혀 다르게 바라볼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악역이지만 악역이 아닌. 그녀의 사연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공감하게 만들고 이야기에 빠지게 하는 거죠. [말레피센트] 속에 새롭게 창조된 세상은 수많은 동화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말레피센트가 맡은 안젤리나 졸리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가 아니었지만 이번 역할을 통해서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배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귀엽고 웃긴 역할까지도 매력적으로 표현을 할 수 있더라고요. 늘 곁에서 자신을 보좌? 하는 귀여운 까마귀 디아발과의 꽁냥질도 꽤나 사랑스럽게 느껴지고요. 약간 애증? 비슷하게 느껴지는 두 사람의 사이인지라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영화 안에서 날개를 잃은 비련의 여주인공부터 마법을 이리저리 활용하면서 인간들을 무찌르는 영웅과도 같은 모습까지 모두 보여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을 제대로 살려낸 것 같습니다. 특히나 원래 자신의 모습인 것처럼 자연스러운 분장 역시 말레피센트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뿔까지 사랑스러운 캐릭터. 그리고 오로라를 미워하면서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런 슬픈 모성애를 지닌 존재라는 것이 결국 이 인물을 가장 아름답게 만드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이 가은 것이 조금 아쉬운 것이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여자는 어머니가 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하니까요. 환상의 동화 속 인물로 완벽한 인물로의 재현은 그 동안 나왔던 수많은 배우들보다도 안젤리나 졸리가 더 매력적이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엘르 패닝이 맡은 오로라는 수동적? 이면서도 강인한 면모도 지니고 있는 존재입니다. 가장 말레피센트적인 인물인 거죠. 비중이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똑부러진 말투와 귀여운 외모, 그리고 괜찮은 연기력만으로도 모든 것이 다 설명되는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 ‘말레피센트의 외모만 보고 그녀를 경계하지 않고 늘 그녀가 자신을 지켜주었다는 사실에 사랑을 느끼며 진짜 가치가 무엇인지 한 번에 깨닫게 되는 참 착한 아이이기도 합니다. ‘말레피센트가 저주를 풀기 위해서 노력하는 지점인 거죠. 진짜 아름다움을 아는 인물입니다.

 

샘 라일리가 맡은 디아발은 까마귀로 말레피센트를 옆에서 지켜주는 존재입니다. 꽤나 티격태격하고 말레피센트를 공격? 하기도 하면서 아껴주는 관계입니다. 약간 썸타는? 사이로 보이기도 하고요. 워낙 선한 마음을 가진 채로 말레피센트의 곁울 지니는 인물이라서 더 사랑스럽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그다지 많이 하지는 않지만 개가 되기 싫어! 라고 이야기를 하는 부분 같은 것은 나름 귀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늘 든든하게 말레피센트의 곁에서 오로라를 지켜보며 때로는 호위 무사처럼 때로는 남동생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기대가 크다면 실망도 하겠지만 요 근래 나온 영화 중 가장 매력적으로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세계 자체가 정말 아름답게 그려져 있으니까요. 다만 그 아름다운 세계에도 불구하고 다소 아쉬운 느낌을 주는 것은 지나칠 정도로 비극성이 강조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극의 분위기가 지나칠 정도로 빠르게 변한다는 것 역시 영화가 가지고 있는 단점으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을 넘어설 정도로 사랑스러운 구석이 있다는 것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시종일관 티격대는 말레피센트디아발이라거나, 오랜 시간 오로라의 육아를 멀리서 바라보는 두 사람. 그리고 세 요정의 티격태격 등이 모두 다 사랑스렵게 느껴지거든요. 그리고 말레피센트가 저주를 걸게 되는 순간과 그것을 풀어주기 위해서 애쓰는 모습까지. 모두 다 사랑스러운 에피소드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이 계절 그냥 편한 영화 한 편 생각이 나신다면 [말레피센트]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환상적으로 재현된 말레피센트의 숲

츤츤 데레데레 귀여운 말레피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