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44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
“아니야.”
기웅의 물음에 수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저들에게 조총이 있지 않나?”
“조총?”
“활보다 강한 무기.”
“그것 날아가는 거리가 활보다 짧아서 우리에게 더 유리하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 무기를 왜 두려워하는 건가?”
“활은 맞아도 죽지 않지만 조총에 맞으면 죽는 병사가 너무 많으니 하는 말이야. 나는 그 누구도 죽지 않기를 바라네.”
“허튼 소리.”
기웅의 말에 수현이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말인가?”
“자네 지금 이 군대가 왜 있는 것인가?”
“응?”
“정말로 이들을 지키기 위해서인가?”
“당연한 것 아닌가?”
“말도 안 되는 소리.”
기웅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자네는 지금 그저 세자 저하를 위해서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이야. 이들은 모두 죽어도 되는 자들이란 말이야. 자네가 이들을 그리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가질 이유가 하나 없다는 이야길세.”
“아니 도대체 아무리 그래도 그런 말을 어찌 할 수가 있겠는가? 어떻게 사람들을 포기할 수가 있어?”
“이들을 모두 데리고 가서 도대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데? 이들을 가지고 간다고 좋을 것 같나?”
“그만 두게.”
수현의 차가운 목소리에 기웅은 못 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수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쉬었다 가게.”
“자네 정말 이럴 것인가?”
“내가 무엇을 말인가?”
“나는 자네가 하루라도 빠르게 한양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라. 그것이 자네를 위한 길이니 말이야.”
“누가 그러던가?”
“뭐라고?”
“그건 나의 길이 아니야.”
수현의 대답에 기웅은 혀를 끌끌 찼다.
“이들이 그런다고 고마워할 거라고 생각을 하는가? 지방에서 사는 것들은 한양 사람들에게 경기를 일으킨다네. 그것은 자네도 이미 어느 정도 다 느끼고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한들 나는 이들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버리지 않을 걸세. 처음부터 그리 마음을 먹은 것이니 달라질 이유도 하나 없지 않겠는가? 내가 달라져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그건 모를 일이지.”
수현은 기웅을 남기고 주막을 벗어났다. 그리고 달아나는 재현을 보고 황급히 쫓아가 붙들었다.
“왜 달아나느냐?”
“나으리.”
“왜 그러느냐?”
“그것이.”
재현은 고개를 숙였다.
“나의 일거수일투를 모두 다 보고를 했다?”
“죽을 죄를 지었나이다.”
재현은 바닥에 머리가 닿도록 엎드렸다.
“제가 나으리가 품으신 진의를 몰라. 그리 아둔한 생각을 했습니다. 저를 그냥 죽여주십시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정녕 죽을 것인가?”
“네.”
“예끼.”
수현은 씩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어디에 있는가?”
“저를 탓하시지 않습니까?”
“내가 그대를 탓해서 무엇을 하겠는가?”
“나으리.”
“나는 그저 이곳에 와서 새로운 무언가를 꿈을 꾸는 것이 전부일세. 그것이 무엇이 되건 말이야.”
“도대체 왜 그러시는 겁니까?”
“응?”
“저희가 무엇이라고?”
“그냥 슬픈 일 아닌가?”
수현의 대답에 재현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것이 무슨 말씀입니까?”
“이곳의 사람들이 이제 더 이상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을 할 정도로 많은 수탈이 있었어. 그런데 그 누구도 이에 대해서 책임을 지려고 하는 사람이 없고 이 문제를 끝내고자 하는 사람도 없으니 말이야. 이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지는 않겠지? 나는 이것을 바꾸고 싶네.”
“어려울 겁니다.”
“그렇겠지.”
수현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내가 직접 움직이려는 거네.”
“무슨 짓을 한 거냐?”
“외숙.”
“무슨 짓을 한 거냐고!”
유준의 주먹이 날아오자 현우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왜 이러시는 겁니까?”
“왜 이러는 거냐고?”
유준은 싸늘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이야!”
“제가 저의 자리를 찾는 겁니다.”
현우는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외숙이 아무리 무언가를 하려고 하더라도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이제 깨달으셔야지요.”
“뭐라고?”
“저의 세상입니다.”
현우는 힘을 주어 말을 이었다.
“아무리 작은 외숙이 힘을 지니셨다고 하더라도 이 나라의 왕이 될 사람은 외숙이 아니라 바로 저입니다.”
“그대가 왕이 된다?”
“그렇습니다.”
“누구 마음대로!”
유준의 고함에 현우는 싸늘하게 웃었다.
“왕의 자리는 아무나 오르는 자리라고 생각을 하는 건가? 진정으로 백성을 알지도 못하는 이가 왕이 될 거라고?”
“제가 진정으로 백성을 알게 될지. 아니면 모르게 될지는 제가 직접 결정할 수 있는 일일 겁니다.”
“세자.”
“돌아가십시오.”
현우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조심하십시오.”
“뭐라?”
“제가 외숙을 죽일 수도 있습니다.”
유준은 그대로 현우에게 주먹을 날렸지만 현우는 그것을 날렵하게 피하고 바닥에 넘어뜨린 후 등을 발로 밟았다.
“이전에 제가 아닙니다. 외숙이 저를 아무리 어리게 본다고 한들. 더 이상 저를 함부로 대하시면 안 될 겁니다.”
“네가 이러고도 괜찮을 줄 아는 게냐!”
“이 나라의 세자는 저입니다.”
현우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이런 저를 건드릴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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