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30
“이거 내가 덤탱이 쓰는 거 아니야?”
“에이. 사모님 제가 그러려고요.”
공인 중개사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여기 장사 꽤나 잘 되는 곳이에요.”
“장사가 잘 되긴. 여기 손님도 되게 뜸하던데. 사장 총각. 여기 안 돼서 그냥 막 넘기고 그러는 거야?”
“아니요. 여기가 내빈객은 적더라도 방문이랑 배달 같은 게 가끔 들어와요. 그래서 수익은 나쁘지 않아요.”
“배달은 좀 그렇지 않나?”
“하지 않으셔도 괜찮을 걸요? 그렇죠?”
“네. 손님이 크게 적지 않아요.”
다행히 딱 맞춰서 손님이 들어와서 커피를 사들고 나갔다. 중년 여성은 입을 내밀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뭐. 그런데 그렇게 장사가 잘 되는 거면 왜 갑자기 접으려고 하는 거야? 아직 많이 젊은데.”
“외국에 나가려고요.”
“어머. 외국? 공부?”
“네.”
현우의 미소에 중년 여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직 어릴 적에는 사업을 하는 것도 좋지만 자기 일을 하는 것도 좋을 거야. 젊을 때만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으니까.”
“네.”
“계약 잘 된 거지?”
“감사합니다.”
“감사하기는.”
공인중개사는 살짝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이 동네에 젊은 사람이 나름 성의있게 장사하고 그래서 되게 좋게 생각을 하고 그랬는데. 외국을 나가는 거야?”
“그렇게 되었어요.”
“잘 돼서 가는 거지?”
“그럼요.”
“그럼 다행이고.”
공인중개사는 현우의 어꺠를 두드렸다.
“그런데 어디로 가려고 하는 거야?”
“이탈리아요.”
“이탈리아?”
“거기가 나름 커피가 시작이 되고 유명한 곳이니까. 가서 커피 공부 좀 제대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요.”
“아이고. 대단하네.”
“감사합니다.”
“그래. 수고해.”
공인중개사가 나가고 현우는 한숨을 퇘내며 자리를 정리했다. 계약이라는 것이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커피를 만들어서 가만히 창가에 앉아 밖을 바라봤다. 그냥 우울하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뭐 하는 거냐?”
혼자서 청승을 떠는 것이 그다지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하지만 뭐 다른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이현우. 너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
순간 창밖에 수현이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반가운 마음에 손을 들려고 하는데 수현은 그냥 지나가버렸다.
“뭐야?”
현우는 멋쩍은 표정으로 손을 내렸다.
“뭐 하자는 거야.”
“너 카페 안 들어가?”
“응.”
“왜?”
“이건 아닌 것 같아.”
수현의 대답에 기웅은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뭐가 아닌 거 같은데?”
“나만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서. 그래서 사장님도 이제 나를 좋아한다는 증거를 확실하게 잡도록 할 거야.”
“너 그러다가 후회한다.”
“뭐가?”
“원래 좋아하는 사이에 밀땅하고 그러는 거 아니다.”
“너 연애 잘 안 풀리냐?”
“응.”
기웅의 대답에 수현은 씩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나는 아니야. 나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잘 할 생각이 있으니까 아무런 걱정도 하지 마셔.”
“너 그러다가 정말 후회한다니까?”
“아니.”
수현은 단호했다.
“나는 후회하지 않아. 나는 그저 아저씨가 후회하게 만들 거야. 그리고 나를 사랑하게 만들 거라고. 반드시.”
“그게 그리 쉽지 않을 거다.”
“너 정말 친구가 되어서 그럴 거야?”
“내가 뭐?”
수현은 기웅의 목을 졸랐다. 수현은 뒤를 돌아보고 싶은 것을 꾹 참고 기웅의 목을 꽉 졸랐다. 이쯤되면 이판사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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