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28
“너 이게 성적이야?”
“뭐가?”
“김수현.”
“내가 엄마 장난감이야?”
수현의 물음에 모친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너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엄마가 바라는 대로 그냥 움직여야 하는 그런 장난감인 거냐고. 그런 거 아니잖아. 그런데 왜 그래?”
“아들.”
“엄마 나도 좀 살자. 제발 나도 좀 살자고요. 지금 엄마는 나를 죽이려고 하는 그런 것 같아.”
“그런 게 아니라.”
“됐어.”
수현의 차가운 대답에 모친은 입을 꾹 다물었다.
“너 결국 그 가짜 성적표 가져다 드린 거야?”
“그럼 방법 있냐?”
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테이블에 엎드렸다.
“이렇게라도 충격을 주지 않으면 우리 엄마 성격상 그냥 넘어가 버릴 것 같고. 이쪽도 세게 나와야지.”
“너 정말 이상해.”
“뭐가?”
“그 사람이 그렇게 좋아?”
“응.”
수현은 이가 드러나게 씩 웃었다.
“잡고 싶어.”
“그럼 이런 방법이 아니라 너 스스로 잡아야 하는 거 아니냐? 지금 네가 하는 방법 되게 유치한 거 아니야?”
“내가 알아서 잡고 싶다고 하지만 그 사람이 나에게 그냥 잡힐 사람이 절대로 아니니까 이러는 거지.”
“그게 도대체 무슨?”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야.”
수현의 대답에 현우는 입을 쭉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나는 네가 도대체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다. 너 왜 이렇게 바보처럼 행동하려고 하는 건지 모르겠어. 너 지금 너무 이기적이라는 거 알고 있냐? 아줌마가 너로 인해서 얼마나 아파하시겠어?”
“아, 됐어.”
수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나 지금 그런 거 생각할 여유 없다.”
“미친.”
기웅은 혀를 차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사장님.”
“너 왜 여기에 왔어?”
“저 오면 안 되는 건가요?”
카페에 온 수현이 반가우면서도 현우는 미간을 모았다. 그리고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는 고개를 저었다.
“뭘 어떻게 하기를 바라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네가 여기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사장님. 제가 짜증 좀 냈다고 이러시는 거예요? 에이. 이거 너무 심하다. 아무리 그래도 나는 사장님을 좋아하는데.”
“내가 아니야.”
현우의 말에 수현은 잠시 멈칫했다.
“사장님.”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아니라고. 네가 뭐라고 하더라도. 나는 그런 거 아니니까 그냥 포기해. 괜히 너 혼자 아프고. 그럴 이유 하나도 없는 거잖아. 안 그래?”
“나 하나도 안 아파요.”
수현은 일부러 싱긋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사장님이 정말로 나를 미워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 일부러 그러는 거잖아요.”
“뭐가?”
“정 떼려고.”
“김수현.”
“같이 가요.”
수현의 말에 현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너 그게 무슨 말이야?”
“지난 번에 성적이 잘 나오면 내 소원을 들어준다고 했었죠? 내 성적이에요. 이 정도면 되는 거 아니에요?”
전교 1등이라고 명확히 박혀 있는. 1등급만 가득한 성적표를 내보이며 수현은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내 소원은 사장님과 같이 떠나는 거에요.”
“안 돼.”
“왜요?”
“아니야. 이런 건 아니라고.”
“약속했잖아요.”
“아니.”
현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러니 네가 어린 애라고 하는 거야. 네가 진짜로 어른이라면 그런 걸 약속했다고 하면 안 되는 거라고. 너는 너무 어려.”
“이래도 내가 애에요?”
수현은 그대로 현우에게 뜨겁게 입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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