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26
“사장님 정말로 떠나는 거예요?”
“그게 그러니까.”
“정말로 떠나는 거냐고요!”
“응.”
수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왜 이런 것을 말도 안 하려고 한 건데요? 이런 식으로 그냥 떠나려는 이유가 도대체 뭔데요?”
“그냥 떠나고 싶어서 그래. 어차피 네 말처럼 장사가 잘 되지도 않고. 여기에 계속 있어봐야 좋을 일도 하나 없다고 생각을 하거든.”
“나 때문이에요?”
“어?”
“사장님 지금 나 때문이죠?”
“아니야.”
현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왜 내가 너 때문에 가게를 접고 떠날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이거 김수현 너랑 하나도 관련이 없는 거야.”
“거짓말.”
수현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내가 뭐 바보인 줄 알아요?”
“김수현.”
“사장님은 내가 싫구나?”
“그런 거 아니야.”
“그럼 왜 떠나요?”
“말 했잖아. 어차피 나 한국에 가족 하나도 없어. 아무도 없는데 혼자서 사는 거 그다지 낭만적인 일이 아니라고. 너에 대해서 어머니가 그렇게 신경을쓰고 그러는 것을 보니까 나도 가족이 있었으면 하더라. 그래서 가려고 하는 거야.”
“그럼 어디로 가는데요?”
“알면?”
“사장님.”
“일단은 미국.”
현우의 대답에 수현은 고개를 푹 숙였다. 현우는 그런 그의 눈을 바라보며 어색하게 미소를 지었다.
“왜 그래?”
“사장님도 똑같아.”
“어?”
“결국 사장님도 똑같다고요. 나를 버리기나 하고. 그냥 그러려고 하는 거잫ㄴ아요. 내가 틀렸어요?”
“그런 거 아니야. 나도 내 나름의 사정이 있는데 너는 왜 나를 하나도 이해를 해주지 않으려고 하는 건데?”
“내가 너무 어리다?”
수현은 이마를 짚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사장님은 어른이라서 뭐든 다 안다고 생각을 하죠? 그렇게 알아서 다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죠? 아니에요. 절대로 아니라고요. 사장님도 결국 이런 일에 있어서는 아이나 마찬가지에요.”
“그래. 마찬가지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뭔가를 꼭 희생하고 그래야 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잖아.”
“나 좋아하지 않아요?”
수현의 목소리가 살짝 갈라졌다.
“사장님 나 좋아하지 않아요?”
“김수현.”
“나 좋아하지 않느냐고요!”
수현의 고함이 밤거리에 울렸다.
“나는 사장님 사랑해요.”
“그러면 안 돼.”
“왜 안 돼요?”
“너는 꼬맹이니까. 나는 어른이고. 너 지금 나 좋아한다는 그 감정. 그거 잘못된 감정일 수도 있어.”
“그런 말이 어디에 있어요?”
수현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내가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내가 나이가 어리더라도 그냥 이런 식으로 무시를 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꼬맹이.”
“그만.”
현우가 손을 내밀자 수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결국 사장님도 똑같은 사람이었어. 다른 사람인 척. 자기는 아닌 척 하면서도 결국 같은 거였어.”
“김수현.”
“그만. 내 이름 부르지 마요.”
수현은 원망스러운 눈으로 현우를 바라봤다.
“더 이상 그 목소리 듣고 싶지 않아.”
“그게 아니라.”
“나는 어떻게 해요?”
수현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나는 사장님이 너무 좋은데. 사장님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는데. 나는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고요. 사장님 눈에는 내가 보이지 않아요? 내가 그렇게 한심하게만 보여요?”
“그런 게 아니잖아.”
“그럼 뭔데요?”
“그러니까.”
“사장님은 나를 사랑하지 않아요?”
수현의 슬픈 물음에 현우는 결국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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