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41
“요즘 무예를 닦느라 힘쓴다 들었습니다.”
“아, 어마마마.”
현우는 황급히 옷을 갖춰입고 예를 갖추었다.
“이 시간에 어인 일이십니까?”
“내가 내 아들을 보러 오는 것이 뭐 이상하기라도 합니까? 나는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데 말입니다.”
“요 근래 어머니가 저를 찾아오신 일이 조금 잦으신 것 같아. 혹시 제가 뭔가 불안을 끼치기라도 하는 겁니까?”
“아니요.”
유란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 아들이 더 잘 하고 있다는데 내가 뭐 불안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그저 자랑스럽게 생각을 하면 될 일이지요.”
“감사합니다.”
“그러데 말입니다.”
유란의 목소리가 묘하게 갈라졌다.
“요즘 들어서 세자가 조금 과하다. 뭐 이런 이야기가 자꾸만 들리는 것 같아서 이 어미는 걱정입니다.”
“과해요?”
“네. 과하답니다.”
유란은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저었다.
“세자는 왕이 될 사람입니다. 왕이 될 사람이 그리 땀을 흘리고 무술을 연마하는 것보다는 학문을 닦는 것이 훨씬 더 낫지 않을까 이 어미는 생각이 됩니다. 이 모든 것이 다 세자를 아끼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진정이십니까?”
“네?”
“진정이라면 다행입니다.”
현우는 땀을 닦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어마마마 정조대왕께서도 무술을 연마하셨다 합니다. 그런데 저라고 한들 그러면 안 된다는 법도가 있사옵니까?”
“그야.”
“같은 것이지요.”
현우는 유란의 말을 끊고 단호히 대답했다.
“저도 지키고자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키고자 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힘을 가지려고 하는 겁니다. 어마마마꼐서 무슨 말씀을 하시건 말입니다.”
“세자. 강한 힘에는 강한 책임일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어미는 바로 그것이 걱정이 되는 거예요.”
“걱저하지 마십시오.”
“세자.”
“저는 어머니가 가장 두렵습니다.”
현우의 대답에 유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세자 지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이 어미가 두렵다니. 세상에 그런 말을 하는 아들이 어디에 있습니까?”
“그 동안은 어머니라 진정으로 모시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어마마마께서 저를 그저 왕이 될 존재로라고만 생각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세자입니다. 아직 세자란 말입니다.”
“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소 걱정이 되어서. 그래서 그러는 겁니다. 세자가 이 어미의 마음을 모르는 겁니까?”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작은 외숙에게 군대가 있다지요?”
“아닙니다!”
유란은 자신의 목소리가 너무 크게 나오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것이 아니라.”
“어마마마 저는 바보가 아닙니다.”
현우의 말에 유란은 고개를 끄덕였다.
“허나 모든 패를 다 보이는 것은 멍청한 일입니다.”
“아직 제 모든 패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현우의 미소에 유란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외숙. 스승님은 어떠십니까?”
“더 이상 나에게 묻지 마십시오.”
“하지만.”
“나름 잘 하고 있습니다.”
기웅의 대답에 현우는 한숨을 토해냈다.
“도대체 제가 무엇을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스승님을 만나고 싶은데 왜 안 되는 겁니까?”
“말씀을 드리지 않았습니까? 아직 저하가 왕이 되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을 겁니다.”
“정녕 제가 왕이 된다면 달라지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무엇이 말입니까?”
“네?”
“무엇이 얼마나 달라지는 겁니까?”
현우의 서글픈 물음에 기웅은 고개를 숙였다.
“제가 정녕 왕이 된다면 모든 것을 다 손에 쥐고 흔들 수가 있게 되는 겁니까? 그러면 스승님이 다시 돌아오시는 겁니까?”
“적어도 그 자를 사랑한다, 연모한다고 이야기를 할 때. 그 자가 대답을 할 수 있는 힘을 주시는 겁니다.”
“그게 무슨?”
“지금은 그리 대답도 할 수 없습니다.”
현우는 물끄러미 기웅을 응시했다.
“외숙.”
“네.”
“왜 제 편을 드시는 겁니까?”
“네?”
현우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기웅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이해가 되지 않아 그렇습니다. 아무리 제가 세자라고 하지만 외숙은 작은 외숙의 편을 드는 것이 더 유리하신 것 아닙니까? 굳이 제 편을 드시다가. 결국 다 잃으실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저를 그리 보셨습니까?”
“네?”
“저하의 편입니다.”
기웅은 힘을 주어 대답했다.
“제가 목숨을 다해서라도 저하를 지킬 겁니다.”
“세자랑 사이가 좋다고.”
“그래.”
유준은 미간을 모은 채로 기웅을 노려봤다.
“그래서 얻으려는 것이 뭐지?”
“뭐가?”
“형님이 아무리 노력을 하신다고 한들 뭐 하나 얻으실 수 없다는 것 정녕 전혀 모르고 계시는 겁니까?”
“내가 정말로 무언가를 바란다면 세자의 편을 들지 않겠지. 바로 자네의 편을 들고 있을 거야.”
“그런데 이게 뭡니까!”
유준의 고함에 기웅은 쿡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서 네가 왕이 될 수 없는 거야.”
“형님.”
“왕은 그 어느 순간에도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서는 안 되는 거다. 그건 누구라도 다 아는 이야기일 테지.”
“지금 저를 자극하시는 것이 바로 형님입니다. 그런데 제가 도대체 무엇을 어찌 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포기하시게.”
“형님.”
“결국 모든 것을 다 잃고 버려지는 것은 자네일 거야. 누이가 자네를 챙길 거라고 생각을 하는가?”
“물론입니다.”
“아니.”
기웅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유준의 어깨를 두드렸다.
“누이는 이미 달아날 방법을 찾고 계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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