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29

권정선재 2014. 6. 19. 07:00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29

뭐 하는 거야?”

현우는 거칠게 수현을 밀었다.

너 내가 우스워?”

사장님.”

아무리 내가 너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나오면 안 되는 거지. 너는 내가 그렇게 한심해 보이는 거야?”

아니 도대체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내가 사장님을 왜 한심하게 보는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건데요?”

그런 게 아니면 지금 왜 이러는 건데?”

사장님.”

그만.”

현우는 손을 들고 고개를 저었다.

더 이상 너랑 다른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아. 내가 왜 너랑 이런 걸로 싸우고 있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더 이상 나를 좋아하지 않아요?”

뭐라고?”

그런 거 아니잖아요.”

그게 지금 중요해?”

그럼 뭐가 중요한 건데요?”

현우는 수현의 물음에 고개를 푹 숙였다.

사장님이 정말 그럴 줄은 몰랐다고요. 사장님. 원래 그렇게 비겁한 사람이었어요? 자기 감정에 솔직해야 하는 거잖아요.”

너도 나이가 먹으면 나를 이해하게 될 거야.”

현우는 수현을 보며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수현은 현우의 가슴에 손을 얹고 가만히 그를 응시했다.

심장이 뛰잖아.”

그래. 뛰어.”

그런데 아니라고?”

아니라고 한 적 없어.”

그럼 뭔데?”

심장이 뛰더라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사장님.”

너는 몰라도 나는 생각할 것이 너무나도 많은 사람이라고. 그냥 너만 보고 그렇게 할 수가 없는 거야.”

도대체 왜 안 되는 건데요!”

수현은 따지듯 물었다.

도대체 뭐가 문제가 되는 건데요? 그냥 좋아하면 안 되는 거예요?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는 건데요!”

그냥 좋아하는 거 안 되는 거야. 어린 아이가 아니니까. 나는 이제 어른이니까. 생각할 것이 너무나도 많은 사람인 거니까. 그냥 그렇게 한심하게 미련하게. 아이처럼 좋아하는 것만 볼 수 없으니까.”

비겁해.”

수현의 눈에 투명한 눈물이 고였다.

사람이 그렇게 비겁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러게.”

정말 이럴 거예요?”

.”

현우는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나 정말로 이럴 거야.”

 

 

 



아들 이제 왔어?”

집에 들어서던 수현은 멈칫했다. 부친이 그를 보고 뚜벅뚜벅 다가오고 손을 내밀었다. 수현은 잠시 멍하니 있었다.

뭐 하니? 손 잡아야지.”

? .”

부친은 수현의 손을 잡아 끌었다.

잘 컸구나.”

우리 수현이가 당신 쏙 빼닮았죠.”

그러네.”

부친의 존재 자체가 너무 낯설었다. 수현은 살짝 고개를 숙이고. 방으로 들어갔다. 대화를 나누는 둘이 너무 어색했다.

 

아들 오늘 선생님에게 전화가 왔어.”

?”

전교 1등이라며.”

모친의 말에 수현의 얼굴이 구겨졌다.

뭐 이런 걸 엄마에게 비밀로 하고 그러니? 지금 아버지도 계시니까 그 성적표 자랑스럽게 보이면 되겠다.”

엄마는 그게 자랑인 거지?”

?”

엄마는 내가 그냥은 자랑이 안 되는 거지?”

아들.”

수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래요. 나는 정말로 너무나도 부족한 아들이니까. 그래서 엄마가 막 자랑하기에는 너무 부족한 아들이니까.”

그런 말이 어디에 있어?”

그런 거잖아.”

수현은 고개를 푹 숙였다.

나 고모에게 보내줘요. 더 이상 한국에 있고 싶지 않아. 어차피 나 유학 가라고 했으니까. 그리로 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