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31

권정선재 2014. 7. 1. 07:00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31

너 정말로 건물 판 거야?”

.”

미친놈.”

헌주의 욕설에 현우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제가 언제 한다고 하고 하지 않은 적이 있나요? 저는 한다고 하면 늘 하는 사람이었잖아요. 안 그래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쉽게 가게 팔고 집까지 다 팔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너 왜 이러는 건데?”

말씀드렷잖아요. 정말로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고. 그런데 지금 이대로면 별로 자유로울 것 같지 않아서요. 그러니까 정말 다른 사람 아무도 없는 그런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요.”

미친.”

너무 그러지 마요.”

헌주는 현우를 살짝 흘겼따.

커피 드실래요?”

됐다.”

드릴게요.”

나쁜 놈.”

현우는 커피를 만들어서 헌주에게 건넸다.

너무 그러지 마요. 어차피 내가 삼촌에게 커피 만들어줄 수 있는 날도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지. 너 정말로 미국으로 갈 줄 알았다고. 그게 아니라면 그냥 한국에 있는 편이 더 나아.”

가게 팔라고 하셨잖아요.”

그건.”

왜요?”

헌주는 현우의 머리를 가볍게 쥐어박았다. 현우는 입을 쭉 내밀고 헌주의 앞에 앉아 해맑게 웃었다.

삼촌 덕에 용기 내는 거예요.”

네 엄마에게 그러지 마라.”

왜요?”

나 죽는다.”

삼촌이 나보다 어린애 같아.”

그래. 그렇겠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헌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너는 너무 도망만 다니는 거 아니냐? 그 녀석이 너무 어려서. 그래서 지금 겁을 내는 거야?”

삼촌.”

?”

그게 무슨?”

내가 모를 줄 알았냐?”

헌주는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다리를 꼬았다.

내가 이래뵈도 눈치로 밥 먹고 사는 형사에요. 형사. 그런데 내가 너 그러는 거 하나 모를 것 같아?”

그럼 그냥 모른 척 해주세요.”

현우는 귀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삼촌이 뭐라고 하더라도 그냥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으니까. 그리고 무슨 형사가 미성년자 꼬시라고 하냐?”

내가 언제 그랬냐?”

지금 그런 거죠.”

아니거든.”

현우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닌 것은 아닌 거였다.

 

나 가게 문 닫는다.”

?”

기웅은 놀란 눈으로 현우를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말 그대로.”

현우는 씩 웃으면서 라떼를 건넸다.

그 녀석 잘 챙겨줘.”

이거적인 거 아시죠?”

.”

기웅은 입을 꾹 다물고 물끄러미 현우를 응시하다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런 것을 저에게 말씀하시는 이유가 뭐죠? 저라고 해서. 이런 거 그 녀석에게 전하는 거 쉽지 않은데요?”

친구니까.”

현우의 말에 기웅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 자식 제 말도 잘 안 듣는다고요.”

자기 말 들어달라고 하는 거야.”

현우는 가볍게 기웅의 어깨를 두드렸다.

너무 힘들어서 누구라도 자기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하니까. 그래서 그런 식으로 투정을 부리는 거라고.”

그래도 답답합니다.”

너밖에 없잖아.”

기웅은 물끄러미 현우를 응시했다.

그 녀석 지금 네가 유일한 친구라서 그러는 거야.”

그러는 사장님은요?”

?”

그 녀석이 지금 기대는 거 사장님인데. 지금 그냥 도망가시려는 사장님은요?”

기웅의 물음에 현우는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