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32
“네가 그 사람을 왜 만나?”
“왜 그래?”
“너 이상한 거 아냐?”
“뭐라고?”
“젠장.”
기웅은 이해할 수 없다는 눈으로 수현을 응시했다.
“너 지금 너무 예민하게 행동하는 거야. 내가 그 아저씨를 좀 만날 수도 있는 거지. 그게 그렇게 큰 잘못이야?”
“그래.”
“김수현.”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야. 다시 볼 이유도 하나 없는 사람을 네가 만나서 도대체 뭘 어떻게 하려는 거야?”
“사장님 떠나기 싫어해.”
“뭐라고?”
기웅의 말에 수현의 얼굴이 굳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사장님 지금 어쩔 수 없이 가는 거라고. 너를 우선으로 생각을 해서. 네가 자기보다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니 말이야.”
“그러니까 그게 지금 도대체 무슨 말인건데? 사장님이. 사장님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해서 그러는 건데?”
“나보고 너 위로하라고 하더라.”
수현은 고개를 푹 숙였다. 기웅은 한숨을 토해내면서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미간을 모으고 어깨를 두드렸다.
“나 솔직히 처음에는 네가 왜 그런 사람을 좋아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거든. 그리고 지금도 그렇고. 하지만 두 사람이 정말로 좋아하는 사이라는 거. 그거 하나 정도는 내가 알 수 있을 것 같다.”
“됐다.”
수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너에게 그런 말 듣고 싶지 않아.”
“그럼 무슨 말이 듣고 싶은 건데?”
“잊을 거야.”
현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 사람이 나를 잊었으니까. 나도 그럴 거라고.”
“김수현.”
“그게 내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야.”
“아들 왔어?”
“나 유학은?”
“어?”
모친은 살짝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들 또 그 이야기야?”
“내가 말 했잖아요.”
수현은 차갑게 대꾸했다.
“나 유학 갈 거라고요. 어차피 한국에서는 배울 것도 없고. 엄마랑 시간 보내는 것도 내키지 않아요.”
“아들 정말.”
“나갈게요.”
“아들!”
수현은 문을 소리가 나게 닫아버렸다.
“그 녀석 좋아해요?”
“뭐라고?”
“그렇지 않고서야 그 녀석하고 그런 이야기 할 이유 하나 없잖아요. 아저씨 도대체 왜 그러는 건데요?”
“미쳤구나?”
현우의 대답에 수현은 미간을 모았다.
“뭐라고요?”
“지금 네가 속상한 상황이라는 것은 알겠어. 그리고 나에게 투정을 부리고 싶다는 것도 말이야. 그래도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내가 너에게 고작 이런 이야기를 들을 사람은 아닌데 말이야.”
“사장님.”
“그만.”
현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다시는 네가 카페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뭐라고요?”
“사실이잖아.”
현우는 물끄러미 수현을 응시했다.
“너도 나랑 별로 이야기를 할 생각도 없고 말이야. 이런 식으 이야기라면 더 이상 카페에 오지 말았으면 하는데?”
“사장님. 정말 나에게 왜 이러는 건데요?”
“뭐가?”
“나랑 자고 싶은 거죠?”
수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현우에게 다가갔다.
“뭐 하자는 거야?”
“사장님 나랑 자고 싶잖아요.”
“김수현.”
수현은 현우의 허리춤에 손을 가져갔다. 현우가 그를 밀어내려고 하는 사이 카페 문이 열리고 수현의 몸이 굳었다.
“아빠.”
“이런 개자식이!”
수현 부친은 그대로 현우에게 주먹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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