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퍼펙트우먼[완]

[로맨스 소설] 퍼펙트 우먼 [12화. 혼란]

권정선재 2014. 7. 17. 07:00

12. 혼란

김한나. 그 여자 말이다.”

 

복규는 머리를 마구 헝클며 고개를 저었다.

 

지금 내 감정 모르겠는데. 편하다. 그 사람이 편한데. 이기 도대체 뭔지. 내는 정말로 알 수가 없다.”

그거 좋아하는 기다.”

아니.”

 

복규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닐 거다.”

오복규.”

됐다. 이런 이야기 안 하고 싶다.”

 

복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하우스를 나가버렸다.

 

점마 뭐꼬?”

 

득수는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기 지금 내 질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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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거 아이가?”

 

복규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아니 자기가 도대체 무슨 자격이 있어서 김한나 그 사람에게 그런 말을 하고 지랄이고. 미친.”

 

복규는 가만히 거울을 봤다. 지금 자신이 왜 이렇게 화가 나는 건지 알 수가 없어서 더 답답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득수가 더 이상 그녀에게 가까이 가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 정도였다.

 

이 기분 도대체 뭔데?”

 

복규는 머리가 지끈거려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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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나가 이런 짓을 한단 말이야?”

재밌죠?”

그러게.”

 

경표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우리도 놀아줘야지.”

그러지 마요.”

?”

그냥.”

 

하수는 경표의 목을 어루만지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친구니까.”

친구이기는 했어?”

그러게요.”

 

하수는 이리저리 목을 풀며 경표의 무릎에 앉았다. 그리고 그의 목을 끌어안고 살짝 입을 맞추었다.

 

나는 친구라고 생각을 했는데. 내가 보기에 걔는 나를 친구라고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 같아.”

나는 지금 당신 이야기를 하는 거야.”

?”

지금 이러는 게 친구라고?”

경표 씨.”

그냥.”

 

하수의 목소리가 살짝 높아지자 경표는 양손을 들었다.

 

아니 뭐 당신이 기분 나쁘라고 하는 이야기는 아니고. 그냥 내가 느끼는 것이 그렇다고. 뭐 나쁜 것이 아니잖아.”

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하수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당신이 나에 대해서 무슨 생각을 하건 나는 그걸 가지고 뭐라고 할 자격 같은 것은 하나도 없는 사람이니까.”

뭐 그렇지.”

그래도 이건 서운해요.”

 

하수는 기다란 검지로 경표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내가 뭐 걔를 막 질투라도 하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니까.”

아니야?”

?”

그런 줄 알았는데.”

뭐래?”

아니었다고?”

 

경표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내가 김한나에게 준 다이아몬드 반지까지 되찾아오라고 한 거 아니었어? 기분 나쁘게 말이야.”

그런 거 아니에요.”

 

자리에서 일어나며 하수는 얼굴이 굳었다.

 

혹시라도 당신이 정말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거라면 나 싫어. 일부러 그런 거 절대로 아니니까.”

.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애초에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이 너무 우스운 일이 아닌가 싶은데?”

 

경표는 씩 웃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다시 하수를 자리에 앉혀서 허벅지 안쪽을 지분거렸다.

 

그리고 나는 당신이 더 좋아.”

하지 마요.”

나에게 명령이라도 하는 건가?”

그런 게 아니라.”

김한나는 내 말을 잘 안 듣거든.”

 

경표는 그대로 하수의 몸속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뜨겁고 불쾌한 그 느낌에 하수는 피하고 싶었지만 경표를 피할 수는 없었다.

 

애초에 당신이 먼저 제안한 거잖아.”

 

경표의 목소리가 귓가에 뱀처럼 쉭쉭 거렸다.

 

뭐든 다 해준다고.”

나를 가져요.”

그럴 거야.”

 

경표는 그대로 급하게 하수의 몸에 들어왔다. 제대로 풀리지도 않은 그 고통에 하수는 비명을 삼켰다. 하지만 한나를 이기기 위해서는 이 방법이 유일했다. 그녀는 애써 즐거운 척 고통을 참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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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자고요?”

당연한 거 아닙니까?”

아니 그러니까.”

그럼 안 가고 찍으려고 했던 겁니까?”

아니요.”

 

한나는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가서 찍으려고 했죠.”

그런데요?”

일단 산부터 가는 것은 조금 무리가 아닐까 싶어서요. 그래도 이제 곧 가을이 오면 가면 되는 거고.”

안 됩니다.”

 

복규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성주 8경에 대해서 소개를 하기 위해서는 순서대로 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습니까? 안 그래요?”

아니 그래도 이 더운 날에 무슨 산을 올라요? 그거 오르다가 사람 막 죽고. 뭐 그러는 거 아니에요?”

누가 죽습니까?”

나요.”

안 죽습니다.”

 

한나의 투정에 복규는 단호히 대답했다. 한나는 입을 쭉 내밀면서 앞으로 몸을 기울이고 한숨을 토해냈다.

 

나 그런 거 못 한다고요.”

김한나 씨.”

그렇게 말해도 안 돼요.”

 

한나는 손사래를 치며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운동이라고는 하나도 안 하는 사람이거든요. 이런 사람을 데리고 무슨 산에 가요. 산은? 말도 안 되는 거지.”

아니 그렇다고 안 가는 것도 우스운 일 아닙니까? 산이 뭐 엄청나게 멀리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도 싫어요.”

 

한나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운동의 운이라는 단어만 듣더라도 몸에 경기 날 정도로 싫은 그녀였다.

 

거기 뭐 헬기라도 타고 갈까요?”

헬기?”

 

복규는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되겠습니까?”

?”

아무리 그래도 이런 곳을 소개를 한다는 사람이 직접 경험도 해보지 않고 소개를 할 수가 있겠습니까?”

아니 아무리 직접 경험을 하고 소개를 한다고 하더라도. 산을 오르고 그러는 건 오버 아니에요?”

정말 제대로 경험해야죠.”

아니 나는 그러고 싶지 않거든요. 내가 왜 그래야 하는 건데요? 그냥 거기에 대해서 소개를 하고 싶다. 그런 거면 꼭 거기에 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절대로 안 됩니다. 어떤 장소에 대해서 제대로 경험도 하지 않고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은 거짓입니다.”

거짓은.”

김한나 씨.”

아우, 알겠어요.”

 

한나는 입을 내밀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할게요.”

정말이죠?”

. 합니다. .”

----------------

미쳤어.”

 

한나는 거울을 보며 한숨을 토해냈다. 당장 한다고 하기는 했지만 산을 가야 한다는 것이 막막했다.

 

미치겠다.”

 

일단 입을 옷도 없었다. 쇼핑이 우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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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에 오른다고요?”

.”

언니 산 갈 수 있겠어요?”

몰라.”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며 한나는 잔뜩 울상을 지었다.

 

아니 그냥 가보지 않고 갔다고 이야기를 할 수도 있는 거잖아. 안 그래? 그리고 우리 그냥 거기에서 무슨 사연이 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고. 그 사람 조금 고지식하지 않니?”

그래도 언니. 어차피 제대로 소개를 하기로 한 거. 이렇게 하는 것도 그다지 나쁜 방법 같지는 않아요?”

너 누구 편이니?”

아니.”

 

한나의 말에 별나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나는 입을 잔뜩 내밀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됐다. 지금 여기에서 누구 편을 갈라서 뭐 해. 아무튼 이 계절에 산에 올라가야 한다니 미치겠다.”

그래도 절경이에요.”

그렇겠지. 그러니 8경에 꼽혔겠지.”

 

한나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푹 숙였다.

 

너도 옷 좀 골라.”

아니에요. 그냥 이 옷 입고 가도 괜찮아요.”

무슨 청바지를 입고 가니?”

패션쇼도 아니고. 솔직히 언니도 새 옷 사지 않고 그냥 그 옷 입고 가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이 옷을?”

 

한나는 자신의 옷차림을 내려다 보고 한숨을 토해냈다. 편하게 입은 복장이었는데 별나가 보기에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그래도 이런 거 입고 방송은 못 해.”

왜요?”

창피하니까.”

창피하니까.”

뭐가 창피해요?”

 

별나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언니가 뭐라고 하건 멋있거든요. 그런데 언니. 왜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거예요? 전과 다르게.”

내가 뭐?”

시작하기 전에는 이 정도로 열정을 보이지는 않았던 거 같은데?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예요? ?”

아니야.”

 

한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냥 어차피 하는 거 잘 해보고 싶어서 그런 거야. 어차피 하는 거.”

그래요?”

그래.”

 

한나는 가볍게 별나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럼 우리 맛있는 거라도 먹자.”

언니가 사는 거죠?”

당연하지.”

그럼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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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밥은 잘 먹고 다니니?”

여기에 왜 오셨습니까?”

 

집에 들어가는 순간 모친인 은숙을 발견하자 복규의 얼굴이 구겨졌다. 은숙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복규를 맞았다.

 

집이 더럽네.”

왜 오셨습니까?”

아들 집에도 못 오니?”

못 오십니다.”

 

복규의 대답에 은숙은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서운하네.”

왜 오셨습니까?”

그냥 왔어.”

돌아가세요.”

 

은숙은 물끄러미 복규를 응시했다.

 

아무리 그래도 네 엄마를 봤는데 안녕하세요. 인사부터 하고 그래야 하는 거 아니니? 다짜고짜 이게 뭐니?”

저희가 편하게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사이는 아니라고 생각이 됩니다. 저 버리고 시집 가신 분이라면 거기에서 편하게 사셔야죠. 갑자기 저에게 와서 뭘 바라시는 겁니까? 아버지는 아세요?”

아니.”

 

은숙은 여유롭게 대답하며 소파에 앉았다.

 

왜 앉습니까?”

힘들다. .”

어머니.”

좀 쉬고 싶어.”

 

은숙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나는 네가 나를 좀 덜 미워했으면 좋겠다. 그래도 나는 네 아버지처럼 바로 결혼을 하지는 않았어.”

이혼 어머니가 바란 겁니다.”

그래. 그랬지.”

그런데 왜 아버지 탓을 하세요?”

탓하는 거 아니야.”

 

은숙은 입을 내밀면서 서운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냥 서운한 마음이 들어서. 그렇게 바로 장가를 갈 거면서 여우처럼 굴었잖니? 내가 나쁜 사람인 것처럼.”

그래서 왜 오셨냐고요?”

보고 싶었어.”

 

복규는 주먹을 말아쥐고 시선을 피했다.

 

저는 아니에요.”

아들.”

그러지 마세요.”

아들 왜 그래?”

어머니.”

나 며칠 좀 있으려고.”

 

은숙의 말에 복규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게 도대체 지금 무슨 말씀이십니까? 어머니가 무슨 자격으로 여기에 며칠 있겠다는 말씀을 하시는 거죠?”

어차피 성주에 잠시 볼일이 있어서 왔거든. 그런데 이 동네 변변한 숙소도 하나 없고 말이야.”

숙소 있습니다.”

그래서 모텔이나 가라고?”

거기도 감지덕지죠.”

왜 이래?”

 

은숙은 씩 웃으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아들이 엄마를 이렇게 쫓아내는 법이 어디에 있어? 엄마. 여기에서 며칠만 잠 좀 잘게.”

징그러워.”

아들.”

내가 당신 아들이라는 것이 화가 나.”

 

복규의 말에 은숙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아무리 내가 밉다고 해도 아들이 나에게 그렇게까지 이야기를 하면 안 되는 거지. 나는 행복할 자격도 없는 거니? 나도 나 나름대로 너무나도 힘들고 그래서 내 선택을 한 건데 그게 그렇게 큰 문제가 되는 거야? 나는 내 마음대로 살 수도 없는 거니? 나에게 내 인생이 없는 거야?”

어머니 인생이 없다고 한 적 없습니다. 다만 어머니 인생을 그렇게 선택을 하신 거라면 적어도 저에게 오지 않으셔야죠. 어머니 인생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그대로 사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건 싫었어.”

어머니.”

갈 수 없어.”

 

은숙은 애써 미소를 지어 보이며 고개를 저었다.

 

나는 당연히 아들 집에서 잘 준비를 하고 있었단 말이야. 그런데 내가 도대체 어디에 갈 수가 있겠니?”

그게 도대체 무슨 말씀이시죠?”

그냥 한국 오려고.”

어머니.”

?”

그게 무슨?”

네 새아버지가 별로 나를 좋아하지 않더라고. 나도 이제 그 사람하고 더 이상 재미있게 살 자신도 없고 말이야. 남은 인생을 그냥 그 사람에게 희생이라도 하는 것처럼 보내고 싶지 않았어. 나도 나름대로 자존심이 있는 사람인데 그냥 그런 식으로 희생하고 그러는 거 좀 아니지 않니?”

아무리 그래도 그냥 이대로 물러나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저는 내키지 않습니다.”

아들 그러지 마.”

 

은숙은 자리에서 일어나 복규에게 다가왔다. 복규는 침을 꿀꺽 삼키며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숙소 제가 구해 드리겠습니다.”

아들.”

더 이상 다가오지 마세요.”

 

복규는 은숙의 눈을 노려보며 고개를 저었다.

 

저에게 어머니는 오직 한 분입니다.”

그 시골여자?”

어머니.”

그 여자가 나보다 뭐가 낫니?”

 

적어도 저를 버리고 가지 않으셨습니다.”

 

복규의 대답에 은숙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네가 나를 부정할 수는 없는 거지. 내가 너를 낳아줬는데. 안 그러니? 아들. 은혜는 갚아야지.”

은혜라고요? 도대체 무슨 은혜요? 어머니가 저에게 해주신 것이 도대체 뭐가 있는데 은혜요!”

그만 둬.”

됐습니다.”

뭔 일이고?”

 

마침 집에 들어온 득수의 얼굴이 굳었다.

 

외숙모.”

득수 왔니?”

여기 어쩐 일이십니까?”

 

득수 역시 심각한 눈으로 은식을 응시했다.

 

한국에 오셨어도 여기에 오시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외숙모 때문에 복규 이 녀석이 얼마나 힘이 들었는데 왜 그러십니까?”

형 하지 마.”

뭘 하지 마?”

가실 거야.”

 

복규의 말에 은숙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두 사람을 바라보더니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둘 다 내가 안 좋은 모양이네?”

당연한 거 아닙니까?”

일단 갈게.”

 

은숙은 캐리어 손잡이를 잡았다.

 

금방 다시 올 거야.”

오지 마세요.”

 

복규의 목소리가 차갑게 울렸다.

 

반갑지 않습니다.”

그래도 내 아들 집은 여기니까.”

 

은숙은 가볍게 손을 흔들고 집을 나섰다. 그녀가 나가기가 무섭게 복규는 그대로 자리에 무너져 내렸다.

 

니 괘안나?”

햄 내가 무슨 죄를 지었나?”

?”

저 여자가 와 오노?”

 

복규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어릴 때 내 버리고 간 사람이다. 그런데 무슨 낯짝을 들고 여기 와서 내를 보고 가냐 이 말이다.”

그러게 말이다. 니 그리 아프게 버리고 갔던 사람이면서 니한테 와서 뭐라 할라고 이리 왔노? ?”

미치겠다.”

 

복규의 눈에 투명한 눈물이 고였다.

 

내가 자기를 잊기 위해서 얼마나 많이 고생했는데. 얼마나 오랜 시간을 고생했는데 이제 와서 뭐 하자는 기고?”

내 니랑 같이 있을까?”

됐다.”

 

득수가 어깨에 손을 얹자 복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햄이 여 있다고 해서 뭐 달라질 거 있나? 어차피 저 여자는 햄이 있거나 말거나 같이 행동할 사람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이지. 네가 도대체 자기에게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리 괴롭힐 수가 있나?”

그러니 말이다.”

 

복규는 힘없는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햄아 울 엄마 아빠에게는 말하지 마라.”

하지만.”

하지 마.”

 

복규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엄마가 이 이야기 들으면 속상할 기다.”

그러는 녀석이 지 엄마한테 찾아도 안 가나? 외숙모가 니 안 와서 얼마나 서운해하는지 알고 있나?”

그러나?”

 

복규는 애써 미소를 짓고 눈물을 닦아냈다.

 

내도 참 주책이다. 그 여자가 내한테 도대체 뭐라고 이리 실없이 눈물이 다 나고 있노? 이해가 안 된다.”

그래도 엄마니까.”

됐다.”

 

득수는 진지한 눈으로 복규를 바라봤다.

 

너무 힘든 거면.”

아무 것도 아이다.”

 

복규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가 알아서 할게. 내가 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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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아파요?”

?”

안색이 안 좋아요.”

.”

 

복규는 얼굴을 만지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 것도 아닙니다.”

혹시라도 컨디션이 안 좋은 거면 산에 다음에 가요. 나는 반드시 오늘 가지 않아도 괜찮으니까요.”

지금 내 핑계 대면서 자기가 가기 싫어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니죠? 대충 그런 느낌이 나는데 말이죠.”

아니거든요.”

 

복규의 지적에 한나는 볼을 부풀리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아무리 운동을 싫어한다고 하지만 그쪽하고 약속을 한 것까지 그렇게 확 어길 사람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왜 내 걱정을 하고 그렇습니까? 평소에는 내 걱정 같은 거 하나도 안 할 것 같은 사람이.”

그냥 걱정이 되어서 하는 거예요. 사람이 사람 걱정하는 것을 가지고 뭐라고 하는 거 되게 이상하거든요.”

그런가?”

 

복규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뭐 그렇게 말을 해도 할 말이 없고요.”

화 안 내요?”

?”

화 내야 정상인데?”

내가 뭐 장애인입니까?”

 

복규는 킬킬거리며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김한나 씨가 일만 제대로 하면 나는 김한나 씨에게 화를 낼 이유가 전혀 없거든요. 이상한 소리 하지 마요.”

내가 가만히 있어도 나에게 막 화를 내고 그러는 거 아니었어요? 나는 하도 오복규 씨가 나에게 까칠하게 굴기에 늘 그런 건 줄만 알았는데. 그러니까 지금 그 말은 내가 잘못 알고 있다는 거죠?”

그렇습니다. 그리고 김한나 씨가 정상은 아니죠?”

?”

남의 차에 막 올라타고. 술 마시고.”

알았어요.”

 

한나는 별나의 눈치를 보며 복규의 말을 막았다. 복규는 헛기침을 흠흠 하고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어떻게 올라갈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복규 씨의 말처럼 올라가야 할 거 같아서요.”

 

한나는 씩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시청자에 대한 예의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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