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퍼펙트우먼[완]

[로맨스 소설] 퍼펙트 우먼 [37장. 폭탄]

권정선재 2014. 8. 21. 07:00

37. 폭탄

요즘은 여름이지만 그렇게 덥게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아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무래도 습도 자체가 높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해는 쨍쨍하게 내리쬐도 그늘로만 가면 달라지니까요.”

 

순간 한나는 얼굴이 굳었다.

 

-선배 방송 빼앗았다며?

-더러워.

-국장하고 잤다며?

 

앞을 보니 작가의 얼굴도 굳어가고 있었다. PD 역시 난처한 표정이었다. 한나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럼 잠시 노래 듣고 전하는 말씀 듣고 올게요. B1A4가 부릅니다. . 그리고 이어서 바로 서인국의 봄 타나봐까지 같이 듣고 돌아올게요. 잠시만요.”

 

한나는 해드폰을 벗고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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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뭐예요?”

그러니까.”

 

작가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채송아 자기가 우리 프로그램 그만 두고 나간거면서 지금 누구 잡으려고 이러는 거야?”

이거 항의해야 하는 거 아니야?”

변명이라도.”

아니요.”

 

한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 제가 그런 거 한다면 결국 싸움이 될 거예요. 일단 라디오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나갈게요.”

하지만.”

저는 괜찮아요.”

 

한나는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작가는 가볍게 한나의 어깨를 한 번 두드렸다. 한나는 주먹을 살짝 쥐고 파이팅을 한 후 부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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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이거 봤나?”

?”

사람들 말이다.”

 

득수는 복규에게 스마트폰을 건넸다. 액정을 확인한 복규는 얼굴이 구겨지더니 자세를 바로 잡았다.

 

이기 뭐꼬?”

인터넷이 시끄럽다.”

이기 지금 말이 되나?”

그라니까 말이다.”

 

한나가 몸을 팔아서 라디오를 차지했다는 이야기로 시끄러웠다. 채송아라는 사람이 라디오를 통해서 비슷한 말을 한 모양이다.

 

그 여자가 한 라디오 있나?”

잠시만.”

 

득수는 인터넷을 몇 번 뒤져 해당 파일을 찾아냈다.

 

안녕하세요. 채송아의 좋은 아침. 오늘은 되게 속상한 이야기를 여러분에게 들어달라고 하고 시작을 할게요. 제가 원래 하던 라디오에서 갑자기 이리로 와서 많이 놀라셨죠? 그런데 참 이런 일이 드라마에서만 있는 줄 알았는데 현실에서도 있네요. 저는 여자 아나운서로 남자랑 자고 막 그렇게 승진을 하고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는데 누군가는 다른 모양입니다. 이래서 다른 여자들도 다 욕을 먹는 모양이에요. 자기가 성공하기 위해서 함부로 몸을 굴리는 사람 때문에. 그래도 저는 이 시간에서 열심히 하려고요. 쫓겨나고 부당하다 이야기를 해도 바보취급이나 받는데 말이죠. 이런 우울한 이야기를 전해 드려 죄송합니다. 오늘 첫 곡은요.’

 

복규는 침을 꿀꺽 삼켰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복규는 숨을 크게 쉬었다.

 

이기 지금 무슨 말이고?”

내도 모르지?”

사람들이 이걸 믿나?”

인터넷이 난리다.”

다들 미친 거 아이가?”

 

복규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지금 믿을 것이 없어서 이런 말을 믿나? 김한나 그 사람이 뭐가 아쉬워서 그런다는 기가?”

그라니까.”

내 지금 서울 갈란다.”

오복규.”

?”

거기 가서 뭐 하려고?”

내가 뭐 하겠나?”

 

복규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사람이 지금 많이 힘들고 그럴 거라는 거 아이가? 내가 가서 응원하는 기 맞는 기다.”

내도 갈까?”

아니.”

 

복규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혼자 갈란다.”

알았다.”

 

득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녀 와라.”

그래.”

 

복규는 차에 올랐다. 그리고 그대로 서울로 가려고 하다가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 그대로 보건소로 차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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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

 

라디오를 마치고 나온 한나는 밝게 웃었다.

 

사실도 아니잖아요.”

그래도.”

저는 이미 욕 한 번 제대로 먹어본 경험이 있어서 이 정도는 욕으로 들어가지도 않아요. 그러니까 별다른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그런데 라디오에까지 융단폭격이라도 하는 거서럼 욕을 해서 어떻게 해요?”

뭐 어쩔 수 없지.”

 

작가는 어깨를 으쓱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우리가 자기 바꾸라고 하는 것은 막았어. 주말이면 일단 당장은 조금이나마 잠잠하지 않겠어?”

그런가요?”

고생했어.”

감사합니다.”

 

한나는 허리를 숙이고 복도로 나왔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송아가 갑자기 왜 자신에게 이러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정말 싫다.”

 

멀리서 송아가 보였다. 한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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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들었죠?”

.”

 

태민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있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누나를 다들 싫어하는 걸까요? 누나가 자기한테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 말이죠.”

김한나 씨가 너무 잘나서 그럴 겁니다.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할 그럴 매력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이건 아니죠.”

 

태민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푹 숙였다.

 

누가 보면 누나가 뭐 미친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보이잖아요. 그런 사람이 전혀 아닌데 말이죠.”

그러게요.”

정말 싫다.”

같이 갈래요?”

?”

나 지금 서울 갈 겁니다.”

갈 수 없잖아요.”

 

태민은 명패를 만지며 고개를 저었다.

 

당장 걱정이 되기는 하더라도 저는 의사라는 직업이 있으니까. 지금 오복규 씨는 누나 보러 가는 건가요?”

. 지금 가려고요.”

뭔가 지난 번 하고 다르네.”

그러게요.”

누나 데리고 와요.”

알겠습니다.”

일부러 말 걸지 말고요.”

.”

 

복규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이상한 상황이었지만 한나를 위해서 두 사람이 마음을 같이 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복규는 한 번 더 고개를 끄덕이고는 밖으로 나와 차에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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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러셨어요?”

뭐가?”

방송이요.”

 

송아는 물끄러미 한나를 바라봤다.

 

내가 뭐 잘못 말한 거니?”

선배님.”

?”

그런 일 없다는 거 선배님이 더 잘 알고 있으시면서 도대체 왜 이러시는 건데요? 이해가 안 되는 걸요?”

정말로 아니야?”

. 아닙니다.”

어머 몰랐네.”

 

송아는 입을 가리고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런 일이 정말로 있었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서 말이야.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하면 되게 미안하다.”

선배님은 그냥 이렇게 말을 하고 나면 그만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큰 피해를 입을지 모르세요.”

너 나 가르치니?”

뭐라고요?”

어디서 건방지게.”

 

송아가 손을 들자 한나는 그 손을 잡았다.

 

이거 놔. 안 놔?”

제가 그냥 맞아드릴 거라고 생각을 하시는 건가요? 도대체 왜 이러시는 거죠? 저에게 이러실 이유 하나 없잖아요.”

김한나.”

정정하세요.”

못 해.”

 

송아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한나를 노려봤다.

 

네가 내 자리에 간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거야? 네가 내가 하는 시간에 들어간 것. 그건 사실이잖아.”

선배가 버린 시간이잖아요. 그래서 빈 자리에 제가 들어간 것인데 그게 지금 무슨 문제가 되는 거죠?”

내가 버렸다고?”

그럼 아닌가요?”

다시 돌아갈 자리였어.”

그만 둔다고 하셨잖아요.”

 

한나는 심호흡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제가 들어가기로 한 라디오를 가져가신 것은 선배님이죠. 안 그래요? 저에게 왜 이러시는 건데요?”

너는 왜 죽지도 않니?”

뭐라고요?”

보통은 그런 일을 당하고 나면 다시는 방송에 복귀하지 못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런데 너는 왜 아무렇지도 않아?”

선배님.”

네가 싫어.”

 

송아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가슴에 박혔다. 한나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송아의 손을 밀어냈다. 송아는 휘청하더니 손목을 만지면서 한나를 노려봤다. 한나는 머리를 뒤로 쓸어넘겼다.

 

도대체 저에게 왜 이러시는 건지 모르곘습니다. 그래요. 저를 미워하실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건 저에게만 하는 일이 아니잖아요. 도대체 국장님은 무슨 잘못이 있어서 그러셔야 하는 거죠?”

너랑 잔 사이도 아닌데 도대체 왜 그렇게 네 펴을 들어주는 거야? 내가 하는 말은 하나도 안 듣고!”

선배님.”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그럼 뭘 잘 하신 거죠?”

뭐라고?”

 

한나의 물음에 송아는 입을 다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됐어요. 일단 정정하세요. 그렇지 않는다면 저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가만히 있지 않으면?”

소송이건 뭐건 할 겁니다.”

 

한나의 덤덤한 대답에 송아는 침을 꿀꺽 삼켰다.

 

지금 이대로 간다면 결국 저만 다치는 것이 아니니까요. 제가 존경하는 분까지 다치는 거 바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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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괜찮아요?”

.”

 

눈치를 보는 다른 이들과 다르게 자신에게 다가온 후배 아나운서에 한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들은 거야?”

뉴스로요.”

그래?”

인터넷이 시끄러워요.”

그렇겠지.”

 

한나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국장님은?”

불려가셨어요.”

미치겠네.”

어떻게 해요?”

그러게.”

사실 아니죠?”

당연하지.”

 

한나는 입을 내밀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라는 것을 아는 사람까지 이런 질문을 한다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들릴지 너무나도 끔찍했다. 아무래도 사람들은 사실이라고 믿을 거였다.

 

나도 가볼게.”

하지만.”

괜찮아.”

 

한나는 후배 아나운서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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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님.”

여기는 왜 왔어?”

괜찮으세요?”

그래.”

 

 

국장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사실이 아닌 일이니까. 도대체 채송아 그건 왜 그런 거야? 그리고 나보다 너는 좀 괜찮아?”

.”

 

한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일부러 씩씩한 표정을 지었지만 국장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미안하다.”

국장님이 왜요?”

제자 하나 바보로 만들어서.”

아니요.”

 

한나는 혀를 내밀며 씩 웃었다.

 

아직 징계는 전이죠?”

그래.”

일단은 다행이네요.”

모르지 뭐.”

 

한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머리가 아팠지만 그래도 다행히 한 고비는 넘긴 거였다. 이대로만 간다면 잘 넘어갈 수도 있을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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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역시 여론이 팽배했다. 한나가 일주일만 한다고 하다가 반응이 좋아서 더 하게 되었다는 거. 그리고 송아가 자진해서 넘어갔다는 것 등이 인턴세에서 쟁점이었다. 한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선배는 변명도 안 해요?”

?”

억울하잖아요.”

 

말하면 뭐가 달라지나?”

 

한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내가 뭐라고 말을 하더라도 달라질 것은 하나 없고. 이건 나랑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야. 그리고 사실도 아니잖아.”

그래도요. 사람들은 이게 다 사실이라고 생각을 하잖아요. 이거 그냥 넘어가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

?”

이건 괜찮아.”

 

한나는 물을 한 모금 마시며 모니터를 응시했다. 사람들이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 참 고마웠다.

 

평소라면 모두 다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을 할 테니까. 그리고 내 잘못이었고. 하지만 지금은 아니잖아.”

그래도 선배 욕을 하잖아요.”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거야>”

 

한나는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자신의 이미지가 이런 것을 가지고 어떻게 할 수는 없는 거였다.

 

내가 잘못 산 거야.”

선배님이 왜요?”

내가 잘 살았더라면 내가 이런 일을 했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믿지 않았을 테니까. 그런데 결국 이런 일이 일어난 거잖아.”

 

한나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아팠지만 방법이 없었다.

 

시간이 약이겠지.”

그래도.”

나는 퇴근할게.”

.”

주말 잘 보내.”

들어가세요.”

 

한나는 애써 미소를 지으면서 회사를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 한 편으로 불편한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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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할 거야?”

뭐가?”

나는 돕고 싶은데.”

 

하수는 물끄러미 경표를 바라봤다.

 

그런 말 하려고 보자고 한 거니?”

그래도 친구잖아.”

누가 그래?”

아니야?”

 

하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고개를 푹 숙였다.

 

어차피 한 번 도와주기는 해야 할 거라고 생각을 했어. 그게 너무 빠르게 와서 놀라기는 했지만.”

별로 돕고 싶지 않아.”

?”

 

나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으니까.”

배신한 건 당신이잖아.”

 

경표는 사과를 베어물며 씩 웃었다.

 

그래놓고 누구 탓을 하는 거지?”

나를 유혹한 것은 당신이야.”

내가?”

 

경표는 자신을 가리키면서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오히려 선량한 나를 꾀어내서 이상한 짓을 한 것은 바로 당신이잖아.”

당신이라는 남자는.”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경표가 숨결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왔다.

 

무엇을 선택할 거야?”

모르겠어.”

나는 돕겠어.”

?”

미안하니까.”

아직도 좋아하니?”

 

하수의 물음에 경표는 씩 웃었다.

 

내가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하는 건가?”

그럼 무슨 말을 하기를 바라는 건데?”

아무 것도.”

당신 정말.”

그냥. 궁금해. 그 잘난 사람이 이런 말도 안 되는 걸로 넘어지게 되었다는 것이 너무 우스우니 말이야.”

정말로 그런 일이 없었다고 믿는 거야?”

그럼.”

 

경표는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턱을 어루만지고 싸늘하게 웃었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만일 정말로 성공하기 바랐으면 나를 버리지 않았을 테니까. 안 그래? 나를 버리다니 말이야.”

대단하네.”

그렇지?”

좋아.”

 

하수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애원해서 해주는 거야.”

고맙네.”

이 은혜 갚아.”

물론.”

 

하수는 주먹을 세게 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경표는 멀어지는 하수를 보며 미소를 짓고는 전화를 들었다.

 

터뜨릴 것이 있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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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왔어요.”

왔어요?”

 

동대구역에서 복규는 그대로 한나를 품에 꼭 안았다. 한나는 울음이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날 정말 좋다.”

그렇죠?”

그런데 대구는 정말 덥네요.”

그래도 여기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더운 곳이잖아요. 대구는 그 더운 것을 가지고 자부심을 가진다고요.”

말도 안 돼.”

 

한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바로 들어갈 거예요?”

아니요. 맛있는 거 먹고 가요.”

그래도 괜찮아요?”

그럼요. 어차피 당분간은 참외랑 상관이 없으니까. 아주 짧은 여름 휴가라고 생각을 하면 되는 거죠.”

우리 진짜 같이 놀러가야겠어요.”

그런 말 하지 말고요.”

 

복규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한나의 손을 꼭 잡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나도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뭐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요?”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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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창, 납작만두, 찜갈비. 이것저것 배가 터지게 먹고 나서야 한나는 속이 빈 것이 조금이나마 차는 기분이었다.

 

이제 배가 좀 불러요?”

.”

 

빙수까지 먹으면서 한나는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 좀 괜찮은 것 같아.”

많이 우울하구나?”

아니요.”

아니기는.”

 

복규는 미소를 지으며 한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미안해요.”

또 그 소리.”

그렇게 힘든 일이 있어도 내가 당신 곁에 있을 수가 없잖아요. 늘 옆에 있어야 하는 건데 말이에요.”

그래도 내가 오면 언제든지 나를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이잖아요. 이거면 충분한 것 같은데요?”

 

한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그렇게 좋습니까?”

. 좋아요.”

 

한나는 밝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것들이 아무리 나를 힘들게 하더라도 오복규 씨만 나에게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거 서운하네.”

 

가게로 들어오던 태민이 입을 내밀었다.

 

누나 우울해해서 바로 왔는데.”

우리 태민이 왔어?”

 

한나는 태민의 땀을 닦아주며 밝게 웃었다.

 

힘들지 않아?”

힘들기는.”

그래도.”

. 두 사람이 사이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막 방해하고 싶으니까 왔지. 두 사람 잘 지내는 거 되게 불편해.”

어이고.”

 

한나는 씩 웃으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복규의 옆에 앉아서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

 

이러면 갈 거야?”

정말 너무한다.”

?”

하여간 김한나.”

어쭈. 누나 이름을.”

맛있는 거 먹어요.”

그래. 너 잘 왔다. 이 사람 운전해야 한다고 술 한 잔도 안 마셔. 그러니까 너랑 마시자.”

.”

 

복규는 잘 어울리는 두 사람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 편으로논 태민이 참 고마웠다. 태민도 그런 복규의 마음을 아는지 눈을 마주하고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