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TV] 꽃보다 청춘 8화. 청춘에 대한 제작진의 슈퍼 갑질
[꽃보다 청춘] 게시판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나영석’ PD가 아닌 ‘신원호’ PD가 주축이 된 라오스 편 제작진의 갑질. 그것도 슈퍼 갑질 탓이다. ‘유연석’, ‘손호준’, ‘바로’ 세 멤버가 자신들의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났다는 그 사실에 불편한 표정을 짓고 하루가 넘는 동안 그들의 마음을 고생시킨 바로 그들의 행동 탓에 그런 것이다. 현재 [꽃보다 청춘 – 라오스] 게시판은 31장의 페이지 중 15페이지가 제작진에 대한 성토로 쏟아졌다. 그나마도 아직 방송이 끝나고 채 하루도 되지 않은 시간에 올라온 것이니 앞으로 얼마나 더 뜨거운 성토가 쏟아질지 궁금할 따름이다. 더군다나 아직 제대로 된 해명도 올라오지 않고 있으니 도대체 뭘 하자는 건지도 모르겠다. 오해다, 다음 편을 봐달라. 이런 말조차도 제작진은 내비치지 않는다.
거기다가 [꽃보다 청춘 8회] 방송은 지난 방송에 비해서 지나칠 정도로 산만한 방송이었다. 한 곳에 대한 풍광을 오래 보여주지 않고 자꾸만 끊고 가는 이상한 진행. 아마 이런 식의 예능 출연이 익숙하지 않은 세 멤버의 영향도 있겠지만 그 안에서도 유쾌함을 뽑아내지 못한 제작진의 무능력함이 더 클 것이다. 게다가 유난히 길게 느껴지던 방송 후반부에 제작진의 갑질, 아니 슈퍼 갑질까지 터져버리고 방송의 분위기는 더욱 더 산으로 가버렸다. 멤버들이 고작 자전거를 버리고 자신들의 오토바이를 타고 갔다는 이유로 있는 대로 신경질을 부리는 그들의 모습은 과연 그들이 정말로 예능 제작진인가? 하는 의심까지 들게 만들었으니까. 만일 ‘유연석’, ‘손호준’, ‘바로’가 그토록 큰 죄를 지은 거라면 [1박 2일] 멤버들이 자동차를 가지고 달아난 것은 방송 폐지 사유일 거다. 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방송 분량을 만들어줘서 더 유쾌하게 꾸며냈다. ‘박성호’가 야반도주 한 몰래카메라를 스스로 꾸며낸 것도 유쾌하게 만들었다. 그게 바로 제작진의 능력이다. 자기들 짜증난다고 투정부리고 출연자들 불안하게 긴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제작진이 세 멤버를 지나칠 정도로 무시하면서 방송에 임하고 있다는 거다. 아무리 사적으로 친한 사이라고 하더라도 [꽃보다 청춘]은 방송이다. 그토록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이승기’에게도 ‘나영석’ PD는 ‘이승기 씨’라고 불러준다. 적어도 방송이라는 관계에서는 그게 당연한 일일 것이다. [꽃보다 할배]와 [꽃보다 누나]를 보다 보면 오히려 ‘이서진’에게 더 장난스럽게 대하는 ‘나영석’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모든 사람에게 배려있게 행동하는 그이지만 나이가 어린 사람이 자칫 잘못하다가는 기가 죽을 수도 있는 그 상황을 살리는 역할을 보이는 것이다. ‘대주 작가’ 역시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지금 사람들이 이름까지 아는 예능 작가가 되었고. 그런데 지금 [꽃보다 청춘]은 어떠한가? 바로 씨. 라는 호칭이 아닌 정말 심각할 정도로 이름을 불러댄다. 그래. 친해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제작진의 모습은 내가 너 키워주는 거 알지? 나 아니면 너 같은 거 방송도 못 나와. 이렇게 느껴진다.
이 시대의 청춘은 모두 아프다. 그렇기에 청춘을 달고 나온 예능은 절대로 아프게 해서도 안 되고 유쾌하고 즐거워야만 한다. 그런데 제작진의 슈퍼 갑질은 출연자들을 지치게 한 것 뿐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마저 불편한 감정을 선사했다. 온갖 짜증을 다 부리고 네들 끼리 알아서 찍으세요. 이래놓고, 몰래 카메라였습니다. 라고? 몰래 카메라라는 것은 쌍방이 모두 즐거워야 하는 일이다. 그리고 적어도 혹시라도 우리의 행동을 통해서 이들이 오해는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들이 오해를 하기 위해서 전날 숙소에 찾아갔을 때 아무런 오해도 해소가 되지 않고 다음날에야 해소가 되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의미한다. 여행 프로그램이다. 실제로 출연자가 잘못을 했다고 하더라도 7박 8일 최대한 그들의 기분을 유쾌하게 만들고 와야 하는 것이 바로 제작진의 행동이다. 그러나 그들의 갑질과 짜증은 [꽃보다 청춘 – 페루 편]이 무려 6편이나 방송이 되었던 것과 반대로 고작 3편 내지 4편에서 끝이 날 예정이다. 결국 그들의 갑질이 다음날 여정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너희 재미있게 놀라고 그래서 카메라 주고 갔어. 정말 배려심 돋는 제작진이다. 어쩌면 그렇게 배려심이 돋는지. 자전거 타고 와서 힘들어 죽겠고 나서 카메라를 주고 이제 네가 알아서 찍어 하고 사라질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게 정말 몰래카메라였다고? 페루 편처럼? 절대로 아니다. 페루 편은 미리 몰래카메라를 준비하기 위해서 여러 곳에 숨어있고 그 모든 것이 다 방송에 나왔다. 몰래 카메라라는 것이 그들이 밥 먹는 것을 쫓아가는 것이 전부가 아니란 말이다. 미리 이곳저곳에 숨어있고, 그들의 행동에 대해서 예측하는 그 모든 과정이 있어야 했지만 어제는 말 그대로 급박한 상황이었다. 누가 시켜서 한 것인지, 아니면 그나마 착한 VJ가 있어서 그들을 촬영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가 있었기에 그나마 영상이 남은 거지 그게 아니었더라면 그냥 벌을 주고 만 것이다.
모두 중고등학교 시절 느꼈을 거다. 야, 너 선생님이 교무실로 오래. 이러면 괜히 불안해지는 기분. 또는 부모님이 갑자기 이름을 부르면 싸해지는 거. 내가 무슨 잘못을 했지? 이런 긴장감. 그런데 어제 [꽃보다 청춘]은 내가 그런 것을 느꼈다. 정말 오토바이를 타고 가면 안 되었던 거였어. 제작진이 우리 때문에 되게 화가 나셨구나. 애초에 이런 생각이 배우들이 들게 하면 안 되는 것이 제작진이 해야 하는 일이 아닌가? 방송 분량을 만들어준 배우들에게, 출연자들에게 감사하면 할 일이지 그걸 가지고 투정을 부릴 일이 절대로 아닌데 말이다. 도대체 그들은 무슨 생각을 그런 일을 한 걸까?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이걸 제작진이 고스란히 방송에 내보냈다는 점이다. 아마 자신들은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라고 생각을 했거나, 우리는 몰래카메라라고 한 거야. 라고 즐거워서 보낸 걸까? 하지만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 나는 절대로 편하지 않았다. 게다가 제작진은 심지어 지금까지도 사과의 멘트 한 마디 하지 않는다. 오해를 하게 해드려서 죄송하다. 불편한 영상을 내보내서 죄송하다. 절대로 그런 것이 아니다.라는 작위적인 변명조차 하지 않는다. 결국 시청자들에게도 갑이라 이건가? 시청률이 더 잘나왔으니 이걸로 된 거지. 지금 그런 말들이나 하고 있지 않을까 궁금하다. 이 시대의 모든 청춘은 결국 이 꼴을 당하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고. 수많은 갑들에게 치이며 방송을 통해서 피로라도 풀려던 우리는, 그들과 같이 갑질을 당해버렸다. 그것도 글을 쓰는 내내 마음이 아리고 또 콱 막히는 그런 슈퍼 갑질을 말이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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