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형제는 용감했다.
청소년들의 마음을 이토록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흥미로웠던 소설이 [형제는 용감했다]였습니다. 엄마가 없는 어린 형제의 도발적인 행위를 다루고 있는 소설인데요. 무모하게 보이기도 하면서 아이들이기에 당연히 그런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니겠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버지가 선원이기에 몇 달이나 할머니 집에 머물러야 하는 어린 형제는 늘 외롭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배에 타고 싶은 생각을 가지지만 단 한 번도 그것을 이루지 못합죠. 아버지도 없어서 외로운데, 무언가 새로운 자극이 궁금해질 때. 평소에는 약간 투닥거리면서 싸우던 쌍둥이 형제의 머리에 번뜩이는 재치가 떠오릅니다. 바로 아버지를 속이고 배에 몰래 타는 거죠. 이 기발한 여행은 그 자체로도 유쾌합니다.
아이들이 아버지와 같이 있고 싶어서 무모한 짓을 벌인다는 점부터 이 소설은 더욱 사랑스럽습니다. 사실 아이들에게는 이게 너무나도 당연한 마음인 거잖아요. 모두 부모님과 같이 있고 싶지만 부모님들이 일 때문에 곁에 있어주지 못할 때 아이들은 당연히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거죠. 게다가 어린 아이들이 그 뒷일도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일을 저지른다는 점이 정말 귀엽습니다. 배에 몰래 타는 것부터 형제가 다투는 모든 모습이 다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거죠. 과연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사실 형제는 그런 것까지 고민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재미있는 이을 하기 위해서 무조건 달리는 것이 전부인 거죠. 배에서도 형제는 번뜩이는 재치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로 들키지 않습니다. 평소에 원수처럼 사이가 좋지 않던 동급생 친구를 만나기 전까지만 말이죠.
시작부터 끝까지 사건의 연속이라서 굉장히 유쾌하고 지루할 틈이 없는 소설입니다. 게다가 모든 것이 굉장히 유머러스한 시선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더 사랑스러운데요. 모든 순간을 임기응변으로 넘기는 형제의 모습을 보는 것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어떻게 아이들이 저런 생각까지 할 수가 있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놀랍거든요. 형제는 배 안을 마치 자신의 집처럼 생각하며 열심히 움직입니다. 새로운 문제가 생길 것 같기도 하지만 형제는 그런 것까지 고려하지 않죠. 그리고 형제가 생각한 것과 전혀 다른 일이 배에서 벌어지게 되면서 형제는 자신들의 재치를 통해서 그 모든 것을 해결합니다. 오히려 아이라서 더 무모할 수 있고 더 용기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소설은 다정하고 사랑스럽게 묘사합니다. 아무리 위험한 상황에서도 아버지를 지키기 위한 형제의 모습은 정말 사랑스럽죠.
아이들을 위한 소설이기는 하지만 어른이 읽어도 유쾌하고 즐거운 소설이 아닌가 싶습니다. 게다가 문체 자체가 굉장히 쉽게 쓰였기에 읽는데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는데요. 쉴 새 없이 터지는 소동을 보다보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꼬마 아이들을 내가 알고 있는 것 같은 착각까지 생기게 되는 거죠. 진짜로 내 주위에 이런 아이가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더욱 즐거운 생각이 번집니다. 아이들을 막 쓰다듬어주고 싶고 꼭 껴안아주고 싶다고 할까요? 특히나 쌍둥이 형제 중에 형의 입장에서 소설이 쓰여지기에 더욱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아이들이 지금 이 순간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해서 꽤나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이런 건 말도 안 돼. 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애초에 소설이라는 게 그런 거잖아요.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유쾌하고 다정한 소설 [형제는 용감했다] 였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 문화 > 행복한 책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한 책방] 델프트 이야기 (0) | 2015.04.23 |
---|---|
[행복한 책방] 도서관 책 도난 사건 (0) | 2015.04.22 |
[행복한 책방] 콜미 프린세스 (0) | 2015.04.20 |
[행복한 책방] 내 아내에 대하여 (0) | 2015.04.17 |
[행복한 책방] 모텔 라이프 (0) | 2015.0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