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도서관 책 도난 사건
새롭게 도서관에 부임한 사서가 도서관의 책들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나서 사라진 책들을 수거하기 위해서 나서는 소재입니다. 사실 책 중에는 책을 중심으로 다루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책 그 자체를 이토록 다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소설이라니 말이죠. 게다가 소동극처럼 쓰였기에 소설은 더욱 사랑스럽고 유쾌하게 다가옵니다. 계속 무슨 일이 벌어질 같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 수 없습니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다 주인공들의 적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죠.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새로 사서로 부임하게 된 주인공은 고군분투합니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들은 주인공으로 하여금 많은 고뇌를 주기도 하지만 그 비밀을 알게 되는 순간 소설은 더욱 흥미롭게 변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책에 대해서 어떤 애정을 품었는지까지 나오고 있기에 더욱 독특하고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소설입니다. 소설이라는 장르 자체가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닮은 것 같지만 이토록 현실적일 수가 있을까 싶은데요. 정말로 우리 주위의 마을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 역시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더욱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어느 한 사람의 입장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입장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거든요. 게다가 그 소동의 끝에 과연 누가 누구의 편인지, 모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겉으로 보여주는 입장과 실제로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다소 다른 것 같기도 하거든요.
사라진 책을 찾기 위한 한 사서의 고군분투는 단지 책을 찾기 위한 여정일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마음을 변화하게 하기도 합니다. 사서는 사실 고지식한 사람입니다. 그다지 매력적인 존재는 아니죠.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 다른 누군가를 이해한다고 하기 보다는 자신의 입장만으로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다소 지루하게 하루하루를 생각하는 인물인데요. 사라진 책들을 찾아가는 도중에 점점 더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배려하기도 하고 조금 더 다정한 사람으로 변화하기도 합니다. 조금 더 입체적이고 유쾌한 생각이 되는 건데요. 책을 수거하는 과정 자체가 그리 쉽지 않기에 독자의 입장에서 더욱 즐겁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무슨 일인지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건이 벌어지거든요.
기본적으로 추리 소설의 형식인 것 같기도 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형식이기에 마지막까지 책에 푹 빠져서 볼 수밖에 없습니다. 굉장히 재미있는 소설이거든요. 소설이라는 장르가 재미를 위한 장르라고 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단순히 재미만을 위한 소설도 많지 않습니다. 나름 의미를 갖는 소설도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사실 독자의 입장에서 무작정 재미있는 소설을 기다리게 되는 것도 사실이잖아요. [도서관 책 도난사건]은 바로 이 재미라는 지점에서 최대한 포커스를 맞춘 작품입니다. 기이한 것 같은 마을 주민들과 주인공의 행동들은 그 자체로도 독자들의 웃음을 자극할 수밖에 없거든요. 게다가 어떤 식으로 마무리가 될지가 쉽사리 예상되지 않는 것도 소설이 가진 장점입니다. 마지막까지 유쾌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는 소설 [도서관 책 도난 사건]이었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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