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연] 연애를 부탁해
대학로에 있는 연극 중 가장 많은 유형 중 하나인 달콤한 로맨스인 [연애를 부탁해]는 솔직히 말해 조금 애매한 공연이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공연은 사회 비판과 달달한 무언가 중에서 자신이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할지 제대로 생각하지 못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러다 보니 갑질이라는 소재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비판하는 것이 그리 시원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달달하기만 한 영화인가 묻는다면 또 그런 것도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뭔가 조금 달달할 것 같은 부분에는 갑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반대의 경우에는 조금 사회적인 부분이 나와서 제대로 로맨스를 느낄 겨를이 없습니다. 게다가 정말 쉴새 없이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 같아서 극에 제대로 몰입하기 어렵습니다. 다소 시끄러운 느낌의 공연이라고 해야 할까요? 로맨스의 경우 다소 시끄러울 수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연애를 부탁해]는 다소 아쉽습니다. 특히나 제목에서부터 연애 이야기를 하면서 달달한 무언가를 그려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연극을 보다 보면 이 부분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거든요. 게다가 배우들의 목소리가 오롯이 들리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도 아쉽습니다.
특히나 갑질에 대한 것을 다룬다고 했을 때 너무 많은 이야기가 동시에 나오기에 그저 스쳐 지나가는 소재로만 나오는 것은 아쉬웠습니다. 갑질에 대한 것. 사회 문제를 다루면서 동시에 진지한 어떤 것을 그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연극은 그 방향으로 나아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사회의 약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는 것 자체로도 사실 고맙기는 했습니다. 모두 다 그게 거기에 있다는 것은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려고 하는 소재를 다루니 말입니다. 힘들게 회사에 들어가더라도 자르는 것이 너무 쉽다는 거. 그리고 구두로 맺은 계약이 실제로 지켜지는 경우가 제로에 가깝다는 것 등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것들은 정말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서 서로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다가가려고 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조연의 로맨스가 차라리 더 공감이 갔던 것은 역시나 아쉬운 부분입니다. 다소 무모할 정도로 한 여자를 좋아하면서 끊임없이 들이대기만 하는 남자의 모습이 차라리 더 멋졌거든요. 서로에 대한 마음도 제대로 보지 못한 채로 애매하게 행동하면서 상대방이 먼저 행동하기를 바라는 애매한 관계보다는 확실히 이 부분이 더 달달했습니다. 하지만 소소한 재미를 살린 채로 관객을 웃길 수 있는 공연이라는 점에서는 점수를 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연인끼리 보기에 그다지 부담없이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연극은 맞는 것 같습니다. 적당히 달달하기도 하고 마지막에는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니까요. 특히나 저 같은 경우에는 무대를 보는 것도 꽤나 재미있게 살피는데 [연애를 부탁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대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린 연극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나 하늘에서 그네가 내려오는 것 등은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무도 그런 방식으로 진행을 한 적이 없으니까요. 또 스크린을 통해서 또 다른 재미를 주는 것도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다만 맨 앞줄에 앉아서 배우들의 연기를 더 세심하게 살피는 사람들은 그 잔재미를 쉽게 살필 수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조금 돈이 들더라도 무대 정면에 스크린을 달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뭐 여러 말을 하더라도 이 공연이 달달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뭔가 아슬아슬한 감정 같은 것이 공연에서 잘 살아납니다. 게다가 실제 스킨십들은 정말로 보는 순간 달달하게 느껴집니다. 두 사람이 정말로 행복하기를 관객의 마음으로 바라게 되는 거죠. 비록 100분도 안 되는 공연 시간이지만 그들의 마음에 대해서 응원하게 만드는 것은 오롯이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힘 덕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행복해지는 공연 [연애를 부탁해]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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