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과 전시

[신나는 공연] 그녀들의 집

권정선재 2015. 5. 10. 07:00

[신나는 공연] 그녀들의 집

 

[그녀들의 집] 공연에 초대받아 관람 후 쓴 리뷰입니다.

 

늘 독특한 무대를 선보이는 [씨어터 송]의 새 연극 [그녀들의 집]을 보고 왔습니다. 무대 자체가 매우 독특한 극장이라서 더 매력적인데, 여배우들이 중심으로 등장하는 공연이라 더 매력적입니다. 대학로의 흔한 로맨스 연극과는 다르게 진지한 드라마를 선보이는데 90분이 끝나고 난 후 멍해지는 연극입니다. 루게릭에 걸린 채로 죽어가는 아버지를 홀로 돌보는 둘째가 언니와 막내를 집으로 불러들이면서 이야기는 시작이 됩니다. 이야기는 꽤나 빠르고 꽉 찬 상태로 진행이 됩니다. 대학로 연극에서도 요즘 인건비를 둘이기 위해서 로맨스 연극에서조차도 단 두 사람이 연기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녀들의 집]의 경우 아버지와 의사만 같은 남자 배우가 맡았을 뿐, 무려 네 사람의 여성이 등장합니다. 아주 작은 소극장임에도 불구하고 다섯 명의 배우가 90분이라는 시간을 꽉 채워서 관객들에게 연기를 선보이죠. 게다가 공간 자체가 매우 협소하기 때문에 바로 관객들 앞을 걸어가기도 하는데 그 호흡이 굉장히 좋습니다. 사실 연극이 영화나 뮤지컬보다 좋은 부분이 바로 관객과 가까이에서 호흡한다는 점이잖아요. [그녀들의 집]은 그 어떤 공연보다도 더 가까이 관객에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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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집

가격
20,000 ~ 20,000원
출시일
2015.05.01
브랜드/제조사
-
상품설명
카테고리
공연 > 연극
가격비교









다소 암울한 분위기에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의 집]은 자신만의 힘을 가지고, 너무나도 다른 세 여주인공을 데리고 완벽한 이야기를 선보입니다. 세 여주인공의 성격은 판이하게 다르기에 더욱 매력적입니다. 첫째는 아버지가 자신에게 지니고 있는 기대 탓에 망가지기 일보 직전이지만 그 기대를 일그러뜨리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존재입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넘어서는 것까지도 모두 행하고 아버지가 실망하지 않게 하는 존재죠. 그녀는 단 한 번도 아버지를 실망시킨 적이 없지만 이혼을 하고 나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결국 아버지를 실망시킬 수밖에 없게 되어버리는 거죠. 둘째는 단 한 번도 아버지의 사랑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는 인물입니다. 다소 퉁퉁한 몸매에 작은 키지만 충분히 사랑스럽고 희생이 강한 존재입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서 아버지를 모시고 집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죠. 막내는 막내답게 자유분방하고 질투가 많은 성격입니다. 물론 그로 인해서 미운 순간도 있지만 반대로 그래서 더욱 사랑스럽기도 한 존재인데요. 그녀의 질투와 뭐든지 다 가지고야 만다는 성격 탓에 결국 세 자매의 이야기는 파국으로 치닫게 됩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그녀는 자신의 탓을 하지 않고 남의 탓으로 돌리고 말죠.

 

루게릭에 걸린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죽어가는 집, 그리고 거기에 갇힌 둘째와 그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첫째와 막내, 그리고 막내의 비밀과도 같은 친구. 이들의 이야기는 마지막으로 가면 갈수록 강한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기본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이고, 아버지에 대해서 자매들이 생각하는 것이 전혀 다르다는 점 탓에 과연 관객들이 어떤 진실을 믿어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영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달려갑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향하면서 점점 더 많은 것을 드러내고 관객들이 알고 싶어 하지 않는 진실까지도 보여주는 방식을 취하는데요. 이 잔혹한 방식이 그 어떤 여화보다도 관객의 머리에 제대로 남을 수 있는 공연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강하게, 더 강하게, 무조건 앞으로 달리기만 하는 거죠. 꽤나 잔혹하고 충격을 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가기 전에는 정확히 어떤 이야기로 결말을 맺게 될지 쉬이 알 수 없다는 것 역시 [그녀들의 집]이 가지고 있는 매력일 겁니다. 극장의 온도 탓이 아니라 극의 분위기 탓에 살짝 차가운 기운을 주는 것 같은 강렬한 연극. 그 어떤 공연보다도 오래 남고, 다시 한 번 보고 그 모든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연극이었습니다. 진지하고 묵직한, 그리고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공연을 찾으신다면 [그녀들의 집]이 어떠신가요?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