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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조릿대 베개

권정선재 2016. 5. 14. 12:25

[행복한 책방] 조릿대 베개

 

일본이 일으킨 전쟁 당시 징병을 피해서 다닌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조릿대 베개]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우리는 당시 일본에 대해서 가해자라는 생각을 할 뿐, 그 안에서 또 다른 피해자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크게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사실 피해자는 있을 겁니다. 전쟁이라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가진 자들의 결정으로 전쟁이라는 것을 선택하고, 그 피해는 아래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책임을 지는 겁니다. 누군가는 분명히 전쟁으로 인해서 이득을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전쟁으로 인해서 너무나도 많은 것을 잃게 됩니다. 누군가를 해치고 싶지 안흔 사람들도 누군가를 다치게 해야만 하는 사황을 마주하고요.

   


 

 

 

 

동시에 두 개의 시간을 진행하면서 전쟁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징병에 응하지 않은 사람이 겪는 피해를 다루고 있습니다. 전쟁이라는 것이 결국 한 시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후의 시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거죠. 전쟁이라는 것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전쟁을 하고 있고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너무나도 이기적으로 자신들만의 생각을 한 채로 말이죠. 물론 전쟁을 동의한 사람들은 함께 전쟁하지 않는 사람들을 배신자라고 하고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하겠죠. 국가가 국민보다 우선이라고 말을 할 테니 말이죠. 소설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도 결국 같은 시선으로 말을 하고 있는 거고요.

 

전쟁의 피해국이었던 대한민국이기에 더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는 일본이지만 그 안에서도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당시 일본이 얼마나 복잡한 상황이었는지를 알게 된다면 쉽게 어떤 결론을 달라고 하는 것이 우습다는 것도 알 수 있게 될 것이고요. 물론 피해자의 입장에서 그들을 이해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들 모두가 같은 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이 나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조건 그들 모두를 적으로만 돌리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죠. 그들 중 누군가는 그런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거겠죠.

 

우리가 가해국의 모든 사람이 전쟁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만 알더라도 그들 중 일부의 사과에 대해서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다 사과를 하는 것은 아니죠. 여전히 그들 중 일부는 말도 안 되는 조롱이나 하고 있고, 자신들의 국가가 무슨 짓을 했는지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여전히 일본 우익이라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했던 짓에 대해서 아무런 반성도 갖고 있지 않으니 말이죠. 소설 자체는 그렇게 가벼운 느낌은 아니고 아무래도 시간이 반복이 되는 만큼 후반부로 갈수록 살짝 무겁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런 대로 의미를 가진 채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한 번에 읽지 않으면 쉽게 파악이 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 [조릿대 베개]였습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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