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지금도 곁에 있어요
장기 기증에 대해서 다루는 동화 같은 소설로 굉장히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장기 기증에 대해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쉽게 그를 행할 수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 살아있는 사람이 해야 하는 것이니까요. 비록 그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고 하더라도, 가족의 입장에서 쉽게 장기 기증에 동의하기도 어려울 겁니다. 아직 살아있는 사랑하는 가족을 결국 죽여야 한다는 거니까요. 그리고 사망 이후에 기증할 수 있는 것을 기증하는 것도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겁니다. 기증을 한다는 것은 결국 사랑하는 사람의 일부를 잃어야 한다는 이야기니까요. 가족의 모든 부분을 오롯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미 죽은 가족이라도 그대로 곁에 두고 싶은 게 당연한 마음일 테니 말이죠.
장기 기증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지금도 곁에 있어요]는 사실 너무 예쁘기만 해서 불편한 소설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장기를 기증하는 일인데 말이죠. 그게 아무리 중요한 일이고 오늘날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너무 예쁘게만 표현하는 것은 좀 그렇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내가 만일 장기를 기증 받아야 하는 사람의 입장이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 오랜 기다림 같은 것을 생각을 해본다면 장기 기증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니 말이죠. 내가 장기 기증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다소 불편하게 생각이 될 수도 있는 일이 내가 장기 기증을 받아야 하는 사람의 입장이라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장기 기증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야겠죠.
[지금도 곁에 있어요]는 장기 기증을 하고 난 이후 가족의 변화도 섬세하게 다루면서 보다 많은 이해를 돕습니다. 사실 우리는 장기 기증이 좋다는 이야기만 하지, 가족이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지 같은 것에 대해서는 심각한 고민 같은 것을 하지 않잖아요. 사랑하는 사람의 결정이기에 동의하기는 하지만 가족의 장기를 기증하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우리도 다들 막연히 알고 있을 겁니다. 그 감정의 변화를 무조건 아름답게만 그리지 않는 것이 좋았습니다. 반대를 하기도 하고, 그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도 하면서 점점 더 많은 생각을 하는 거죠. 장기 기증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 그리고 많은 고민을 해야 하고 많은 생각을 한 후 진지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책입니다.
기본적으로 굉장히 쉽게 쓰인 글이기 때문에 평소에 책을 일지 않으시는 분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동화를 읽는 것 같거든요. 그리고 두껍지 않다는 것 역시 소설이 가지고 있는 장점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주인공들의 감정을 제외한 것은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 것도 이 책이 가지고 있는 미덕입니다. 독자들이 소설 속의 문제에 대해서 고민할 때 중요한 것을 제외한 모든 것을 빼고 고민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든요. 오롯이 그 고민만을 가진 채로 다가설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장기 기증이라는 다소 어려운 문제. 그리고 복잡한 문제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게 해주거든요. 누구나 한 번은 고민을 해보고 그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할 것에 대해 다루는 소설. [지금도 곁에 있어요] 였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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