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도리화가
동명의 영화를 글로 옮긴 건데 영상이 그대로 눈에 보이는 소설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같은 책의 특징 덕분에 어렵지 않게 읽히는 것은 좋았습니다. 영화 같은 경우에 기대했던 것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서 다소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는데 [도리화가]에서는 굳이 그 부분들을 꼼꼼하게 그리지 않고 넘어가니 그 아쉬움도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정말 아쉬움 부분들이 많이 보이는 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판소리를 소재로 삼았다는 것 자체가 이 소설에게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판소리라는 것이 있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와 판소리는 너무 멀리에 있는 것이니까요. 그것을 친숙하게. 그리고 그리 무겁지 않은 스승과 제자. 그리고 로맨스처럼 그려낸 것 등은 좋았습니다.
물론 영상과 다르게 글에서는 섬세한 감정 묘사가 어렵기에 다소 아쉬운 부분이 나타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영화 같은 경우에는 인물들의 감정 변화가 세밀하게 그려지는데 책에서는 아무래도 그렇게 그리기는 어려우니까요. 게다가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주요 인물이 아닐 경우 너무 사라지는 것처럼 그려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사라지는 캐릭터들이 오히려 극에서 활기를 주기도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소설에서는 아예 처음부터 그들이 그려지지 않습니다. ‘송새벽’ 배우 등의 연기가 아주 훌륭했는데 말입니다. 영화에서도 후반에 가면 흐리게 그려지는 역할 등이기는 하지만 소설에서는 애초에 그들의 자리가 그다지 선명하지 않은 것 같기에 소설을 다소 비어보이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또한 판소리를 글로만 만나야 하기에 평소에 판소리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그 무게 같은 것이 제대로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 부분이야 영화에서도 크게 다가오는 부분은 아니었기에 소설만의 아쉬움은 아니지만 말이죠. [도리화가]는 판소리를 주제로 삼고 있기는 하지만 그 중심이 판소리가 아니라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물론 판소리만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은 거꾸로 너무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도대체 왜 그 당시의 사람들이 판소리를 그리 사랑했는지. 왜 그런 식의 대결 등이 가능했던 것인지에 대한 설명 없이 그냥 덩그러니 이야기가 남겨진 느낌입니다. 판소리라는 장르 자체가 어려운 데다가 그 설명까지 넘어가 버리니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 무겁지 않게 쓰인 글이니 휴식이 필요할 때 부담스럽지 않게 보기에 좋은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억지로 꼬아놓은 책도 아니고 그냥 그 흐름으로 가면 되거든요. 그리고 굉장히 문장이나 단어 같은 것도 어려운 단어를 쓰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시대 상에 낯선 소재를 잡고 있는 만큼 그것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라면 딱딱하게 느끼며 읽기 싫어질 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을 잘 그려낸 것 같습니다. 다만 두 사람의 로맨스는 조금 과하지 않나? 조금 더 그랬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이야기였거든요. 다만 영화의 영상 같은 것을 넘어서는 소설만의 매력이 없는 것은 아쉬웠습니다. 가볍게 읽기 좋은 부담 없는 소설 [도리화가]였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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