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무지개 접시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소년은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도대체 왜 요리사가 되고 싶은지를 알지 못합니다. 그러다 천천히 그 꿈에 대해 알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무지개 접시]는 묘한 느낌을 줍니다. 꿈을 향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무지개 접시]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꿈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갖고 있는, 그리고 갖고 있었던 것이니까요. 특히나 어린 시절에 다소 막연하게 갖고 있던 꿈이라는 것은 더욱 더 큰 무게를 갖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 시절의 꿈이라는 것은 결국 어른이 되는 방법 같은 것이랑도 비슷한 것이었으니까요. 그냥 내가 원하는 것이라는 것만으로 밀고 가기에는 막연한 불안함. 그 모든 것이 [무지개 접시] 안에는 일부러 예쁘게 그리지 않은 채로 표현이 됩니다.
약간 불친절하게 넘어가는 부분이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꿈에 대한 이야기니까요. 뭔가 세밀하게 묘사가 되는 것 같지 않은 부분이 다소 아쉽기도 합니다. 뭔가 사건이 일어나기는 하는데 그 사건에 대해서 하나하나 다 알려주는 느낌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이런 식으로 쓴 것이 나름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사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순간순간의 감정에 따라서 움직이는 주인공에 따라서 결국 그 모든 사건들이 벌어지는 것이고 자연스럽게 거기에 간극 같은 게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 안에서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고 자신이 바라는 꿈에 대해서 더 선명한 무언가를 찾아갈 수 있는 것이 어른의 길이라는 거겠죠.
남자 아이의 심리를 잘 담은 것 같기도 합니다. 약간 어수룩하면서도 답답한 것들까지 말이죠. 아무래도 여성이 주인공인 소설에 비해서는 그리 친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더 세밀하게 감정 묘사를 해주었더라면? 하는 부분까지도 넘어갑니다. 사실 사춘기 아이들. 그것도 남자 아이들은 대화를 하기 어려운 상대죠. 저 역시 그랬었고요. 그런데 그 안에서 투박함 안에서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 아슬아슬함 사이에서도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아이. 자신이 도대체 왜 요리를 하고 싶었던 것인지를 알아가고 그를 위해서 노력하는 순간들. 그것이 다소 어수룩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멋지거든요. 거기에 첫사랑은 소년이 나오는 소설에서는 당연한 소재겠죠.
다소 문체가 딱딱한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읽다 보면 푹 빠져서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간이 나실 적 한 번에 읽는다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책을 굉장히 빨리 읽는 편인데 그렇게 쉽게 책장이 나가지 않는 소설이라서 신기했습니다. 아무래도 남자 아이의 이야기인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세밀하게 그 중간중간의 고민에 대해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작가는 과감히 넘어가야 하는 부분에서는 넘어가는 선택을 합니다. 그래서 조금 더 인물이 되어서 생각해야만 하는 부분이 넘어가지 않나 싶습니다. 그 덕분에 아이의 입장이 아니라 그 아이를 바라보는 관찰자가 될 수는 있지만 말이죠. 꿈에 대한 갈망을 다루고 있는 소설 [무지개 접시]였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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