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고양이는 과학적으로 사랑을 한다
과학과 로맨스의 아름다운 만남.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과거로 떠나는 두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로 아주 독특합니다. 시간 여행이라니 말이죠. 한국 소설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쉽게 이야기가 쓰이지 않기에 [고양이는 과학적으로 사랑을 한다]가 더욱 부럽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형식에 구애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다면 말이죠. 게다가 이 책이 더욱 특이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로맨스라는 겁니다. 로맨스와 과학이라니. 정말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가지 소재가 어울리는데 이 두 소재가 그리 이질감이 많이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함께 시간 여행을 하고 과학적 이야기를 나누는데 거기에서 사랑이 보입니다. 너무 어렵게만 표현하지 않는 것 역시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거의 인물들이 나온다는 점에서 과학적 인물을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어릴 적 위인전에서만 본 사람들을 소설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니 말이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과학자들을 소설에서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반갑습니다. 도대체 왜 그런 일들이 일어난 것인지. 그리고 그 당시의 시대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진 것인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유쾌하게 느껴지거든요. 기본적으로 그리 어렵게 쓰이지 않은 소설인 데다가 과학적 현실까지 그려지니 더욱 재밌습니다. 과학을 평소에 어렵게만 생각을 했었는데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죠. 또 과학자들의 캐릭터들도 부여하면서 굉장히 친숙한 무언가로 느끼게 만듭니다. 뭔가 이상한 사람들이라서 그런 발견을 한 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말하는 거죠.
일본 소설이다 보니 그리 어렵지 않게 쓰인 것 역시 [고양이는 과학적으로 사랑을 한다]의 장점입니다. 쉽게 문장이 읽히고 빠르게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거든요. 평소에 책을 읽지 않으시는 분들도 크게 부담을 갖지 않고 읽으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에서 막힐 것 같다고 생각을 하는 부분에서도 하나 막히는 것이 없거든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과거의 인물들을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보니 소설을 통해서 풀어야만 하는 미션이 없는 것도 좋습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소설에 푹 빠져서 그들의 여정에 동행하면 되는 거거든요. 과학적인 상식이 나오기는 하지만 일부러 과학적 용어만 쓰지 않고 그것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도 읽을 수 있게 풀어주는 것 역시 [고양이는 과학적으로 사랑을 한다]의 강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각각의 에피소드 별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다 보니 한 번에 읽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앞의 에피소드가 중요하기 보다는 두 주인공의 감성이 우선이라는 점도 좋습니다. 아무래도 에피소드가 나열이 된 소설이다 보니 거기에 힘을 주다 보면 조금은 흔들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하지만 소설은 자연스럽게 에피소드에 대한 비중은 줄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과학자들을 만나는 것이 가볍다는 것은 아닙니다. 여행을 하면서 그들을 이해하게 되고 그들의 마음에 대해서 공감하게 되는 것 등이 있거든요. 주인공들의 감정도 조금씩 더 깊어지기도 하고요. 가장 과학적이지 않은 시간과 장소를 이동하는 고양이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과학이 담겨 있는 소설 [고양이는 과학적으로 사랑을 한다]였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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