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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서른 넘어 함박눈

권정선재 2016. 5. 30. 07:00

[행복한 책방] 서른 넘어 함박눈

 

서른이 넘어 불안한 여성들의 이야기로 사랑에 대한 조금은 완숙한 생각들을 모아놓았습니다. 아직 서른이 되지 않았지만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면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사랑이라는 것.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그냥 너를 좋아해! 라고 말을 해서 모든 것이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거든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것들이 이뤄져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거기에 얼마나 많은 거짓이 있는지까지 말이죠. 이 안에 담겨 있는 사람들의 감정이 꽤나 돋보입니다. 서른이라는 나이라면 이제 조금은 어른이 될 거라고 믿는 그런 나이에도 여전히 미숙하다는 것. 여전히 실수가 많다는 것이 [서른 넘어 함박눈]이 가지고 있는 매력입니다.

 


 

 

  

     

사실 [서른 넘어 함박눈]을 보고 무서운 것은 서른이 넘어서도 저런다는 거야? 였습니다. 막연하게 서른이라는 나이에 대해서 갖고 있는 기대? 같은 것이 있거든요. 서른이라는 나이가 지나면 뭐라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조금 더 어른이 되면서 새로운 일을 하면서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가 될 거라고 생각을 하지만 사실 서른이라는 나이가 된다고 해서 뭐 하나 달라지는 건 없겠죠. 이미 우리는 우리가 막연하게 생각을 하던 어떤 나이를 지나고 나도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배운 후입니다. 우리는 어린 시절 고등학생이 되면 뭔가 되게 큰 것 같다고 생각을 하면서 막상 아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스무 살이 되더라도 하나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으니까요.

 

여전히 불안하게 하나하나 앞으로 나아가는 서른이라는 나이는 꽤나 묘하게 느껴집니다. [서른 넘어 함박눈]은 이걸 꽤 진지하고 공감이 가는 느낌으로 그려냅니다. 억지로 과장한다거나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그냥 애둘러 표현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불안하기도 한, 그러면서도 서른이라는 나이가 주는 어떤 관록? 같은 것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적당히 여유를 찾아야 하는 순간에는 여유로울 수도 있는 그 나이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나는 저 나이가 되어서 뭘 할 수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됩니다. 지금 저의 모습을 생각을 한다면 그 나이가 되더라도 하나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죠. 하루가 지났다고 해서 훌쩍 어른이 된다고 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기는 하지만 말이죠.

 

사랑에 대한 고민들을 다뤘다는 점에서 [서른 넘어 함박눈]은 더욱 생각할 것이 많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아무리 나이가 많더라도 풀기 어려운 것이 사람 사이의 문제잖아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문제가 생겨나기도 하고 말이죠. 어른이 된다는 것. 그리고 하루하루 더 많은 것을 알아간다는 것이 사랑이라는 감정이 관련된 문제를 푸는데 수월하지 않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이 된다는 것은 조금은 빠르게 그것을 포기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객관적으로 그 문제를 바라볼 힘을 준다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여전히 불안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전보다는 조금 더 괜찮은. 이게 지나가더라도 별 거 아닐 거라는 어떤 확신 같은 거 말이죠. 여성의 시선으로 쓰인 소설 [서른 넘어 함박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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