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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파계 재판

권정선재 2016. 5. 28. 17:23

[행복한 책방] 파계 재판

 

마치 연극을 보는 것 같은 법정 소설로 굉장히 빠르게 읽혀서 놀랐습니다. 아무래도 법정 소설 같은 경우에는 쓰는 용어 같은 것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가 아닌지라 쉽게 읽히지 않는 것이 보통이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파계 재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 어렵지 않게 읽힌다는 점이 아주 좋았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재판과정을 보는 것처럼 흥미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에는 반전도 있다는 것도 또 한 번 놀라게 되고요. 기존의 소설의 형식과 완전히 다른 만큼 낯설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작가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전에 독자를 책 속으로 푹 빠지게 만듭니다. 다소 어려운 부분도 그냥 넘어가면서 거기에 푹 빠져서 사건의 진행을 바라보게 만드는 거죠.

   


 

 

  

   

실제 재판 과정을 고스란히 담은 것 같은 [파계 재판]은 대본처럼 그 상황을 상세하게 그려냅니다. 그러다 보니 낯설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한 번 그 흐름을 타게 되면 그리 낯설게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지 알게 되고 약간 리듬감? 같은 것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거든요. 그리고 대사처럼 그 모든 이야기가 진행이 되도 보니 각각의 인물들이 처한 상황 같은 것이 조금 더 쉽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소설에는 아주 주요한 반전이 들어있는데 이 상황에서 느껴지는 것 역시 그리 어렵지 않게 표현이 됩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보다 인물의 감정을 묘사하는데 충실한데 이게 꽤 독특하게 느껴집니다. 이 독특한 감성이 [파계 재판]에 대한 호불호를 가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중간부터는 살짝 버겁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쉽게 읽히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아무래도 소설의 형식이 독특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래도 상황에 대한 묘사라기 보다는 인물의 대사를 통해서 그 모든 상황을 추리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중간에 등장하는 반전은 독자를 꽤나 당황하게 만듭니다. 당연히 그 흐름을 따라가는데 한 순간 그 감정이 완벽하게 무너지게 되거든요. ? 이런 이야기 아니었어? 하는 순간에도 이야기는 계속해서 진행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이것도 그다지 나쁘기만 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여기에서 담고자 하는 이야기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되니까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독자에게 어렵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아닌 만큼 이내 친절하게 다시 말해줍니다.

 

아무래도 소설의 특성상 한 번에 다 읽지 않으면 살짝 막힌다는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시간이 나실 적에 한 번에 다 읽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은 소설입니다. 따로따로 읽다 보면 도대체 왜 이런 거지?라고 생각을 하게 되는 부분이 자꾸만 생기게 되거든요. 저 같은 경우에는 여러 책을 한 번에 읽는데 그러다 보니 더욱 낯설게 느껴지고 쉽게 읽히지 않는 책이었습니다. 분명히 여기에서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되어야 하는 것 같은데 스토리가 그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거든요. 그런데 읽다 보면 그냥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되는 것도 괜찮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리고 후반으로 갈수록 속도가 붙게 되고요. 평소에 법정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로울 수 있을 것 같은 [파계 재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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