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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남은 날은 전부 휴가

권정선재 2016. 6. 16. 15:24

[행복한 책방] 남은 날은 전부 휴가

 

독특한 제목의 소설 [남은 날은 전부 휴가]는 아버지의 불륜 이후 모든 가족이 깨지는 이야기 등을 하나의 사건으로 엮은 소설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잘 읽히는 책은 아니라서 아쉬웠습니다. 제목만 보았을 때는 뭔가 제대로 빵 터지는 것이 있을 것 같았는데 정작 책에서는 그렇게 빵 터지는 부분들은 없었거든요. 하지만 평범한 사람처럼 생각하지 않는 인물들을 보는 것은 좋았습니다. 도대체 왜?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평범한 사람처럼 행동하지 않습니다. 사실 우리 역시 누군가가 본다면 그리 평범한 사람들이 아닐 수도 있을 겁니다. 우리는 그냥 평범하게 생활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누군가의 눈에는 이상할 수도 있는 거죠. 이렇게 엮인 사람들의 여행은 특별합니다.

   


 

 

  

        

[남은 날은 전부 휴가]가 생각보다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은 이유는 몇 편의 이야기가 생각보다 잘 섞이지 않는다는 점 떄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각각의 이야기는 그저 연작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쉽게 어울리지 않고 낯설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 낯설게 느껴지는 방식이 소설을 한 번 더 환기하는 방식이기는 합니다. 소설을 한 발은 떨어져서 바라보게 만들면서 동시에 익숙하게 만드는 방식인데요. 이게 그다지 나쁜 느낌은 아닙니다. 다만 각각의 인물들에 쉽게 익숙해질 시간을 주지 않은 채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조금은 더 친절하게 각각의 캐릭터를 살릴 시간을 줘도 될 것 같은데 말이죠. 그런 게 없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니 혼자 달려간다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그럼에도 [남은 날은 전부 휴가]를 마지막까지 보게 하는 것은 인물의 감성이 잘 드러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주 사소한 것까지 인물의 감정을 그려내거든요. 그리고 전체적인 그림이 쉽게 눈에 들어오지는 않지만 그래도 각각의 이야기를 읽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간혹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부분도 있고요. 전형적인 일본 소설의 매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기분입니다. 일본 소설만이 가지고 있는 어떤 특징. 개인에게로 돌아가는 그런 것들이 잘 남아있는 것 같거든요. 물론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도 아쉬움이 있는 것은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이 아쉬움은 결국 국가의 차이 같기도 합니다. 한국 사람이 생각을 하는 것과 일본 사람이 생각을 하는 것이 다른 법이니까요.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들의 연속에서는 일본 문화가 생각보다 잘 드러나는 편입니다. 특히나 아버지의 불륜에 대해서 가족이 어떤 방식으로 생각을 하는지 등은 소설을 더욱 독특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우리와 가장 비슷한 나라라고 생각을 하지만 꽤나 다른 구석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도 독특한 느낌을 주거든요. 소설은 그 차이 같은 것. 그리고 가족의 구성 같은 것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그러다 보니 다소 낯설게 느껴지고 뭔가 묘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마지막까지 읽어가는 것은 크게 불편하게 읽히지는 않습니다. 꽤나 쉽게 읽을 수 있는 편이기는 하지만 찬찬히 읽지 않으면 한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 시간이 나실 적에 한 번에 읽는 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독특한 느낌의 소설 [남은 날은 전부 휴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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