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지우개 식당[완]

[로맨스 소설] 지우개 식당 [28장. 진실 2]

권정선재 2017. 2. 13. 00:30

28. 진실 2

도대체 뭘까?”

그만 하래도.”

그래도.”

어허.”

 

지우가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하자 원종은 고개를 저었다. 지우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푹 숙였다.

 

그래. 네 말이 맞지. 내가 아무리 추측한다고 해서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이럴 이유도 없는데 말이야.”

그나저나 실망이다.”

뭐가?”

아니 내가 지난번에 이 말을 했을 때는, 네가 그냥 나보고 그냥 준재를 믿으라고 한 거 아니야? 그냥 어떤 사정이 있을 수도 있을 거라고 말이야. 그런데 지금은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그러게.”

 

지우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기다리면 되는 거였다. 그러면 언젠가 준재가 말을 해줄 거였다. 아니 애초에 준재는 자신에게 이것을 모두 말르 할 이유가 없었다.

 

그냥 실망?”

실망?”

. 그냥 준재는 나에게 뭐든 다 말을 해줄 거 같았어. 그런데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이니까.”

그게 쉽지 않겠지.”

그렇지.”

 

지우는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다른 이에게 모든 감정을 털어놓는 것은 어려웠다. 하지만 준재는 어려울 거라고 믿었다. 그러다 순간 지우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저었다.

 

미쳤나봐.”

?”

아니야.”

 

지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나는 그럼 준비할게.”

그래라.”

 

원종은 지우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지우는 얼굴을 잔뜩 불힌 채로 그대로 주방으로 후다닥 들어갔다.

 

쟤가 왜 저래? 지우 이상하지?”

 

지우개가 작게 짖으며 꼬리를 흔들었다. 원종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면서 지우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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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을 드린다고?”

.”

미쳤어.”

 

준재의 반응에 형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거야 말로 사장님을 오해하게 만들기 좋은 거야.”

뭐가?”

아니 너야 이번 한 번만 돈을 받았다고 하지만 사장님이 보시기에 그렇지 않을 수도 있잖아.”

그건.”

 

준재는 침을 꿀꺽 삼켰다. 지우가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일지 같은 것에 대해서까지 알기는 어려웠다.

 

만에 하나라도 사장님이 화를 내면 어떻게 할 거야? 네가 할 수 있는 거 아무 것도 없는 거 아니야?”

그건 그렇지만.”

 

너무 적나라한 말이었다.

 

돈까지 이야기를 하지는 마. 괜히 그랬다가 사장님이 더 오해하고 그러면 너는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 거야?”

하지만 그러지 않으면 모든 걸 다 사실대로 말하는 게 아니잖아. 결국 또 숨기는 게 있는 거야.”

 

준재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사실을 말한다는 것. 그것의 무게는 그리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미치겠네.”

어떻게 할 거야?”

모르겠어.”

 

준재는 아랫입술을 물며 고개를 푹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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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고민이 있어 보입니다.”

? 아니요.”

 

태식의 물음에 지우는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저었다. 괜히 태식에게까지 준재의 이야기를 할 이유는 없었다.

 

그나저나 이제 오지 않아도 괜찮을 거 같은데요? 확실히 식당이 이전보다 더 나아졌으니까.”

그래도 여전히 고쳐야 할 것들이 많아 내가 계속 와야 한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뭐가 부족한데요?”

전부요?”

 

태식의 여유로운 대답에 지우는 입을 쭉 내밀었다. 태식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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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양파를 더 오래 볶은 쪽이 좋네요.”

그렇죠? 양파는 원래 단 맛이 있으니까. 그리고 볶으면 볶을수록 풍미가 살아나는 편이죠. 간단한 밑반찬을 할 때도 양파를 쓰면 더 나을 겁니다.”

 

지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소한 것이었지만 태식의 요리는 자신과 뭔가 다른 게 있었다.

 

나는 요리를 할 팔자가 아닌가 봐요.”

갑자기 또 왜 그럽니까?”

나는 이런 맛을 내기 어려우니까요.”

 

지우의 반응에 태식은 벽에 기대서 팔짱을 끼고 입을 내밀었다. 그리고 가볍게 웃으며 어깨를 으쓱하고 손가락을 튕겼다.

 

요리를 생각을 하고 만들어요.”

?”

지아 씨가 만드는 요리가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맛일지. 그런 거 하나하나 다 생각을 하고 만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겁니다. 스스로의 요리를 한 번 믿고 하면 되는 거죠.”

 

지아는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요리를 생각을 한다는 것. 한 번도 생각을 한 적이 없는 부분이었다.

 

오늘도 손님이 꽤 많은 거 같은데요?”

. .”

 

지우는 앞치마를 세게 매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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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묵볶음 좀 더 주세요.”

여기 나물 좀 더 줘요.”

국물 좀 더 주세요.”

 

이전보다 손님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었지만 준재와 형진이 오지 않은 식당은 꽤나 바쁜 편이었다. 태식이 도와준다고 하지만 그래도 쉽지 않았다.

 

그 사람은 안 옵니까?”

. 원종이요. 그러게.”

 

전화를 하려던 지우는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원종에게 이런 것까지 더 이상 부탁을 할 수는 없었다.

 

자기 나름대로 할 일이 있겠죠. 늘 오던 녀석인데 오지 않는 거니까. 미안해요. 괜히 힘들게.”

아닙니다.”

 

태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언젠가 이 식당을 내가 가질 텐데요.”

. .”

그리고 장지우 씨랑 같이 있으면 좋거든요.”

 

태식은 이 말을 하고 그대로 주방을 나가버렸다. 지우는 멍한 표정을 지으며 그가 멀어진 자리를 바라봤다. 지금 도대체 뭐라고 한 거야? 지우의 얼굴이 화르륵 달아올랐다. 지우는 고개를 저었다.

 

미쳤어.”

 

지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냥 해본 말일 거였다. 별 의미도 없는 말에 반응을 보이는 것은 너무 우스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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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왜 이렇게 많아요?”

늘 많아.”

 

준재와 형진이 놀라서 식당에 들어오자 태식은 미간을 찌푸렸다.

 

왜 이제 오는 거야?”

그게.”

열심히 할게요.”

 

형진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준재가 말리고 앞치마를 매고 정리를 하고 시작했다. 태식은 미간을 모은 채로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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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늦었네.”

죄송해요.”

아니.”

 

준재의 사과에 지우는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저었다. 이건 사과를 해야 할 일이 아니었다.

 

네가 왜 사과를 해. 네가 나르 도와주는 건데.”

저기.”

?”

아니에요.”

 

준재는 무슨 말을 하려다 고개를 저었다.

 

저기.”

?”

끝나고 시간 내주실 수 있어요?”

그럼.”

 

지우는 밝게 웃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를 따라 준재도 활짝 웃었다. 지우는 계속 웃음을 지은 채로 주방에 들어왔다.

 

무슨 말을 하려고.”

 

그리고 곧바로 표정을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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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말을 하려고?”

.”

그래.”

 

형진은 준재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준재는 코 아래를 비비며 어색하게 웃었다. 당연한 거였다.

 

내가 진심인 거니까. 그냥 사장님 옆에 있는 거 아니니까. 별로 위로가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사실을 말을 하려고. 그게 그래도 사장님을 위해서 더 중요한 거니까. 그래야만 하는 거니까.”

그래.”

 

형진은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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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맹이 정체 알아요?”

뭐가 궁긍한 겁니까?”

 

태식의 날카로운 반응에 원종은 미간을 모았다. 이 사람은 지금 뭔가를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

 

도대체 뭘 알고 있는 겁니까? 도대체 뭘 알고 있기에 나에게 아무 말도 해주지 못하는 겁니까?”

나도 자세히 아는 것은 없습니다.”

대충은 알고 있는 거네요.”

 

원종의 말에 태식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고 아랫입술을 세게 문 후 어색하게 웃었다.

 

그만 하시죠.”

뭘 그만 합니까?”

 

태식은 혀로 아랫입술을 적시며 씩 웃었다.

 

도대체 나에게 뭘 바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최원종 씨. 묻고 싶으면 직접 물어요. 어차피 그걸 가지고 장지우 씨를 어떻게 하지는 못할 테니까.”

당신이 더 안달복달 같은데?”

 

원종의 공격에 곧바로 태식의 얼굴이 구겨졌다.

 

나는 그런 거 전혀 문제가 없거든요. 나랑 지우는 진짜로 친구니까. 그런데 당신은 진짜로 친구가 된 건 아닌 거 같아서. 그래서 지금 묻는 거거든요. 꼬맹이 건들지 말라고 하는 겁니다.”

뭐라고요?”

그 녀석 불쌍. 아니지. 아무튼 지금 다른 애들하고 다른 건 당신도 알고 있을 테니 말입니다.”

 

태식은 침을 꿀꺽 삼키고 고개를 끄덕였다. 원종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가 생각도 못할 말이었다.

 

그러니까 제발 흔들지 말아요.”

.”

 

태식은 이를 드러내며 밝게 웃었다.

 

일단은 그렇게 하죠.”

 

태식이 그대로 돌아서려고 하자 원종이 태식을 붙잡았다.

 

말했습니다. 치사하게 하지 말라고. 지우를 위해서 더 좋은 사람은 적어도 당신이 아닌 거 같으니까.”

그걸 왜 당신이 정합니까? 그리고 도대체 그게 무슨 상관인 거죠? 나는 이해가 안 가는데 말이죠.”

지우가 자꾸만 당신을 봅니다.”

 

원종의 말에 태식은 침을 꿀꺽 삼켰다. 무슨 말을 해야 하는데 아무 말도 입에서 나오지 않고 맴돌기만 할 따름이었다.

 

그러니까 제발 정신 차려요.”

그쪽이나 정신 차리죠.”

나는 정신 차리고 있거든요.”

 

원종은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며 씩 웃었다.

 

그러니까 나는 지우를 위해서만 행동하는 거고요.”

 

원종은 그리고 나서 멀어졌다. 태식은 자신의 머리를 헝클며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