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어쩌다 우리[완]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41장. 갈등 4]

권정선재 2017. 3. 6. 18:48

41. 갈등 4

그런데 언니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어요?”

?”

 

갑작스러운 세연의 물음에 지아는 고개를 갸웃했다.

 

뭐가?”

아니 언니도 이윤태 씨를 좋아하고 있는 거 같고. 뭐 그런 거 같아서. 그게 이상해서 그러죠.”

아니요.”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마음 같은 것은 지금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이 섬에서 나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이 상황에서 그런 것을 고민하는 것은 사치야.”

그래요?”

 

세연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런 세연의 반응에 지아는 아차 싶었다. 세연은 이미 그걸 선택한 거니까.

 

그렇다고 해서 너보고 그걸 선택하지 말라고 하는 거 아니야. 그냥 내가 그렇다고 말을 하는 거야.”

알아요.”

 

세연은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아는 헛기침을 했다.

 

일단 지금 내가 저지른 거 수습을 해야지.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그래도 사실이니 말이야.”

언니 때문이 아니라고요. 그냥 다른 사람들이 다 멍청해서 그런 거야. 언니가 도대체 뭘 했다고요?”

그래도.”

 

지아는 고개를 흔들고 머리를 뒤로 넘겼다. 이제 손에 잡히는 머리가 꽤나 길어진 느낌이었다. 머리가 길어졌다.

 

이상해.”

?”

나 머리가 길어.”

.”

 

세연은 그제야 발견했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러게요.”

한 번도 어른이 되고 이렇게 머리를 기른 적이 없거든.”

왜요?”

손이 가니까.”

 

지아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계속 머리를 만졌다. 자신의 머리였지만 너무나도 이상하게 느껴졌다. 마치 가발을 만지거나 이상한 분장을 한 이물질 같은 것에 손을 대는 기분이었다.

 

자르고 싶은데.”

왜요?”

어울리지 않을 테니까.”

언니 지금 정말 예뻐요.”

?”

 

지아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한 번도 예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자신과 예쁜 건 어울리지 않았다.

 

됐어.”

왜요?”

그런 말 아무도 안 하니까?”

?”

 

지아의 발언에 세연은 놀란 눈치였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내가 뭐 예쁠 필요가 있는 살마은 아니잖아. 나는 기자 일을 하는 사람이고. 그거랑 예쁜 건 아무래도 거리가 있는 거지.”

아니요.”

 

세연은 입을 내밀고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지아의 머리카락을 만지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언니 왜 그렇게 생각을 하는 건데요?”

그러니까.”

 

지아는 당황했다. 그 동안 이런 식의 생각을 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다. 아니 오히려 아름답게 보여야 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생각을 했다. 그건 여성을 억압하는 무엇이었으니까.

 

왜 남자들에게 잘 보여야 하는 건데?”

?”

그거 문제지.”

아니요.”

 

세연은 씩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언니 남자들에게 잘 보이라는 거 아니에요. 그냥 언니가 예쁘게 보이라고요. 그게 왜 남자들에게 잘 보이는 거예요?”

?”

 

제대로 생각을 한 적이 없던 거였다. 늘 그냥 머리를 질끈 매고. 기자가 된 이후에는 짧은 머리였다. 남자들을 위해서 예쁜 꽃이 될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 세연의 말은 뭔가 달랐다.

 

그러니까.”

저는 제가 좋아서 다이어트를 하는 건데요?”

 

세연은 배를 문지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이 납작배가 딱 예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거울을 통해서 보는 건 난데. 도대체 내가 왜 다른 사람에게 잘 보여? 그런 거면 저 얼굴 성형할 곳도 되게 많아요? 치열도 고르지 않고.”

뭐래?”

진짜로요.”

 

세연은 미소를 지은 채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 지금 언니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는 알겠는데 그런 생각을 할 이유는 없어요.”

그러니까.”

언니 충분히 예뻐요.”

 

지아는 침을 삼키고 머리를 만졌다. 자신이 예쁘다는 거. 그런 거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뭔가 묘한 기분이었다.

 

그런가?”

그럼요.”

 

 

세연은 확신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지아는 뭔가 묘한 기분으로 자신의 머리를 만졌다.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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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요.”

나도 싫어요.”

 

지웅은 세라와 시안의 갈등에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 다 지금 길석의 텐트가 싫어서 싸우는 중이었다.

 

아니 그쪽이 양보를 해야죠?”

왜요?”

승무원이잖아요.”

뭐라고요?”

 

시안의 말에 세라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뒤로 넘겼다.

 

여기가 어디로 보여요?”

?”

여기가 뭐로 보이는데요?”

그러니까.”

여기가 비행기 안이에요?”

 

세라의 날카로운 물음에 시안은 입을 꾹 다물었다. 세라는 한숨을 토해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거 봐요. 우리는 여기에서 완전 욕받이야. 우리가 도대체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 건데?”

세라야.”

됐어요.”

 

세라는 고개를 흔들고 손바닥을 들었다.

 

저 무조건 세 텐트 가져갈 거예요.”

그게 무슨.”

애초에 남자 둘이 텐트 써야 하는 거였잖아요. 그쪽 동생이랑 표재율 씨랑. 그런데 싫다고 했죠? 그래서 따로 텐트를 줬잖아요. 그 텐트. 그거 가지고 가요. 그러면 되는 거네. 안 그래요?”

무슨 말이 그래요?”

 

시안은 아랫입술을 물고 세라를 응시했다.

 

사람 되게 이기적이네.”

뭐라고요?”

아니 다른 사람도 혼자 쓰잖아요.”

권윤한 씨 텐트는 작은 거거든요. 그런데 표재율 씨는 2인 텐트를 혼자 쓰는 거잖아요.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건.”

 

시안은 자신의 행동으로 인한 불똥이 시우에게 뛰자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지웅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일단 한 분이 임길석 씨 텐트를 쓰면.”

나는 싫어요.”

 

세라는 먼저 지웅의 말을 끊었다.

 

왜 그 거지 같은 인간 걸요?”

세라야.”

아니요.”

 

지웅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세라는 더욱 더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저 더 이상 양보하지 않을 거예요. 도대체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양보를 하고 그러는 건데요?”

이런 식으로 해서 도대체 뭘 얻을 수 있는 거야? 우리끼리라도 일단 협조를 해야죠. 두 분 누구 하나 양보를 하실 분 없습니까?”

저는 그럴 생각 없어요.”

저도 싫어요.”

일단 알겠습니다.”

 

지웅은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저녁 회의에서 정하죠.”

좋아요.”

그렇게 하죠.”

 

두 사람은 그렇게 지웅을 한 번 보고는 그대로 돌아섰다. 지웅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

선배님 괜찮으세요?”

? .”

 

나라의 물음에 지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가볍게 나라의 어깨를 한 번 두드렸다.

 

유나라 승무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 전에 이미 일어났어야 하는 일들이 이제야 일어나는 거니까요.”

이 전에 일어나야 하는 거요?”

네 갈등.”

 

지웅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어색하게 웃었다.

 

각자의 욕망이 드러나는 거죠.”

각자의 욕망이라.”

 

나라는 아랫입술을 물고 묘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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