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장. 갈등 6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야?”
“뭐가?”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서준의 물음에 윤태는 침을 삼켰다. 금방이라도 무슨 말이 나올 것 같았지만 그래서는 안 되는 거였다.
“그거 우리끼리 약속이 다 된 거 같은데. 형은 다른 사람들에게 형이 갖고 있는 것을 말하지 않았잖아.”
“이윤태 너 지금 누구 편이야?”
“형.”
“내가 너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하는데. 너는 고작 그 정도 사실도 말을 못 하는 거야?”
“그건 약속이랑 다르니까.”
윤태의 말에 서준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윤태. 네가 그렇게 멍청하게 행동을 하니까 문제가 있는 거야. 적어도 나는 믿어야 하는 거 아니야? 나는 네 편인데. 나까지 믿지 않고 그러면 도대체 뭘 어떻게 하자는 건데? 뭐가 달라질 수 있어?”
“형. 그게 아니잖아. 내가 형한테 모든 것을 다 말을 하면? 그때는 다른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한 셈이 되잖아.”
“네가 말을 안 하면 되지.”
“아니.”
서준이 설득하려고 했지만 윤태는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한 표정이었다. 이건 두 사람 사이의 갈등과는 또 다른 문제였다.
“내가 되게 생각이 없고 철이 없는 건 아는데 말이야. 그래도 이러면 안 되는 거야. 다른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안 할 거라고.”
“아니. 다들 이미 공유를 했을 걸? 너만 해도 솔직하지 않잖아.”
“내가 뭐?”
“GPS.”
서준의 말에 윤태는 침을 꿀꺽 삼켰다. 서준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윤태를 응시했다.
“너도 사실을 말하지 않는 거잖아.”
“그건.”
“뭐가 달라?”
서준의 말에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자신도 다를 것이 하나 ㅇ벗었다. 자신도 솔직하지 못했던 거니까.
“너 제대로 행동을 해. 네 편은 나야. 여기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너랑 같이 있을 건 나라고.”
“그런 거 나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뭐?”
윤태는 가방에서 GPS를 꺼냈다.
“이거 어제 그리고 숨기려고 그런 게 아니야. 이런 말을 할 상황이 아니라서 그랬던 거지. 갈 거야.”
“이윤태!”
서준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윤태는 그대로 텐트를 나왔다. 그리고 심호흡을 한 후 고개를 저었다. 지웅에게 가져가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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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꼭 나가야 해요?”
“응.”
나라의 물음에 세라는 단호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라는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진아를 쳐다봤다.
“선배 좀 말려봐요.”
“내가 왜?”
“선배.”
“이 선배가 그렇게 원하는 대로 하는 건데 우리가 무슨 자격이 있다고 막을 수가 있겠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는 거지. 이 선배. 이 선배가 하고 싶은 거 해요. 나는 말릴 생각이 없으니까.”
“고마워.”
진아의 말에 세라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짐을 챙기고 숨을 내뱉었다.
“그럼 잘 지내봐.”
“네. 잘 지낼 거예요.”
“선배님들!”
나라가 두 사람을 말리려고 했지만 세란ㄴ 그대로 텐트를 나가버렸다. 나라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우리끼리 이러면 어떻게 하자고요?”
“억지로 붙잡지 마.”
진아는 별 것 아니라는 듯 말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괜히 우리끼리 있다가 더 싸울 거야. 이러다가도 선배는 우리랑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 편을 들 테니까.”
“정말 그럴까요?”
“그러길 빌어야지.”
나라는 입을 쭉 내밀고 울상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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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가 있었다고요?”
“네.”
지웅은 물끄러미 윤태를 응시했다. 도대체 왜 어제 말을 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지금 가지고 온 건지. 여러 말들이 나오려고 했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그런 건 나중에 따져도 되는 거였다.
“되는 겁니까?”
“네. 될 겁니다.”
윤태의 말에 지웅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지금 우리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그렇게 좋은 모델이 아니라서 그냥 이 근방만 알 수 있어요. 나중에 우리가 탈출을 했을 때는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여기에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는 않을 거예요.”
“아니요.”
윤태의 말에 지웅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 근처에 다른 섬이 있잖아요.”
“확실하지 않죠.”
“확인 안 해본 겁니까?”
“여기에서는 보이지 않아요.”
윤태의 말에 지웅은 아랫입술을 물었다. 일단 이 GPS의 반경에서는 바로 보이지 않는다는 거였다. 지웅은 윤태에게서 GPS를 받아서 작동시켰다. 그리고 섬의 저쪽이 잘려서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저쪽도 다 나오지 않네요.”
“네. 되게 적은 범위만 보여주죠.”
하지만 선명하게 그들이 있는 곳을 알려줬다.
“그럼 일단 저쪽 섬의 지역으로 가면 그 근처에 뭐가 있는 건지. 일단은 파악을 할 수가 있는 거네요.”
“그렇겠죠.”
지웅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그렇게 된다면 그들은 또 다른 희망을 갖는 거였다.
“매니저는 뭐라고 해요?”
“보여주지 말라고 하죠.”
“역시.”
지웅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거였다. 이건 아주 중요한 거니까.
“그런데 왜 가지고 온 겁니까?”
“숨기기 싫으니까. 어제는.”
“아니요.”
지웅은 밝은 표정을 어색함을 감추고 고개를 저었다. 어제 일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일단 지금이라도 윤태가 이것을 가지고 왔다는 거. 그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복잡한 문제의 해결이었다.
“일단 이걸 써야겠어요.”
“쓸 수 있겠어요?”
“그래봐야죠.”
지웅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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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저쪽으로요?”
“네.”
지아는 입을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 섬의 다른 쪽을 탐험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원래 제가 가고 싶다고 했던 건데요.”
“지금은 전혀 다른 상황일 겁니다. 임길석 씨가 이 섬의 어딘가에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해 둬야죠.”
“괜찮아요.”
지아는 밝은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차라리 나타났으면 좋겠어요.”
“그게 무슨?”
“지금 우리는 있지도 않은 임길석 씨에 대해서 이런저런 걱정을 하는 거잖아요. 무슨 해리포터의 볼드모트도 아니고.”
“아.”
지웅은 담시 멈칫했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네요. 강지아 씨의 말이 옳습니다.”
“그러니까 일단 갈게요. 다른 사람은 누가?”
“내가 갈 겁니다.”
윤태가 나서자 지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윤태와 둘이 가는 것은 괜히 불편한 마음이 드는 동행이었다.
“그게.”
“제가 갈 수가 없습니다.”
지아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지웅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지아는 한숨을 토해냈다.
“그렇겠죠.”
“강지아 씨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래도 두 사람이 한 번 가봤으니까 다시 가도 잘 갈 수 있겟죠.”
“네.”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더 커진 규모보다는 차라리 둘이 가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었다.
“그렇게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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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네요.”
“뭐가요?”
“절대로 안 간다고 할 줄 알았는데.”
윤태의 말에 지아는 입을 내밀고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왜?”
“그러니까.”
지아의 말에 윤태는 침을 삼켰다. 그러니까 지아가 왜 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했었던 걸까?
“기자님은 저를 좋아하니까?”
“뭐래.”
지아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윤태를 노려봤다.
“이윤태 씨. 착각을 하는 건 좋은데 말이야. 나를 그렇게 이기적인 사람으로는 생각하지 말지.”
“누가 그렇대요.”
윤태는 싱글거리며 지아의 곁에 붙었다.
“그러면 같이 가는 거죠.”
“그러던지.”
윤태는 멀어지는 지아를 보며 씩 웃었다.
“하여간 재미있는 사람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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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언니랑 이윤태 씨 둘이서만 간다고요? 그거 너무 위험한 거 아니에요? 그러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하려고요?”
“무슨 일이 생길 게 뭐가 있어? 어차피 가본 곳을 가는 거고. 이윤태 씨도 가는 거니까. 괜찮아.”
“그래도요.”
세연은 입을 내밀고 걱정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이상한 아저씨가 나타날 수도 있고.”
“그럴 리 없을 거야.”
“언니.”
“정말 괜찮아.”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너에게만 말을 하는 거야. 그러니까 윤한이에게도 말하지 마. 이건 또 다른 문제가 될 거니까.”
“네?”
지아의 말에 세연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자신은 거짓말과 그다지 친한 성격의 사람이 아니었다.
“윤한 씨가 물으면 어떻게 해요?”
“물을 게 뭐가 있겠어?”
“그건.”
“그냥 탐험을 가는 거지.”
지아의 말에 세연은 침을 삼키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윤한이 굳이 그것에 대해서 물을 이유는 없을 거였다.
“너 너무 이상한 생각은 하지 않아도 돼.”
“네.”
지아의 말에 세연은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그녀의 말이 옳았다.
“그리고 우리 여기에서 나가야 하는 거잖아. 그런데 거기에 뭔가 없다는 걸 알면 다들 실망할 거야.”
“그렇겠죠.”
“그러고 싶지 않아.”
“네.”
지아의 말이 옳았다. 거기에 뭔가가 없다고 하면 사람들은 또 다른 실망을 할 거였다. 그걸 막아야 하는 거였다.
“근처에 뭐가 있는지 확인하고 올게.”
지아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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