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어쩌다 우리[완]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40장. 파경]

권정선재 2017. 3. 3. 19:00

40. 파경

언니 너무 신경 쓰지 말아요. 언니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잘 하려다가 그렇게 된 거잖아요.”

그래도.”

 

지아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선의로 한 일이라고 해서 무조건 옳은 일은 아니었다.

 

내가 아무리 잘 하려고 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느낄지를 알아야 한 거잖아.”

언니.”

내 잘못이야.”

아니요.”

 

세연은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 이건 지아의 잘못이 아니었다. 아니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진작 그 사실이 알려졌으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다들 다른 생각을 했을 거라고요.”

하지만 이렇게 숨기면 안 되었던 거잖아. 그 사람들을 위해서도 그러면 안 되었던 건데 내가 잘못한 거야.”

누나. 그만 해요.”

 

과일을 가지고 들어오면서 윤한은 고개를 저었다.

 

누나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어차피 공유를 한 거잖아요. 지금 공유하지 않았으면 더 문제가 되었을 거예요.”

적어도 이런 실망을 서로에게 안기지 않았겠지. 내가 정보를 공유한다고 해서 모두 다 기대를 했을 거 아니야. 그런데 이미 서로에게 정보가 공평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거잖아.”

어쩔 수 없는 거죠. 그쪽에서도 누나 모르게 뭘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고요. 그리고 초콜릿 같은 문제도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자기들만의 생각을 발전시키고 있던 거니까. 그러지 마요.”

모르겠다.”

 

지아는 한숨을 토해내며 혀로 입술을 적셨다. 머리가 너무나도 복잡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그저 잘 하려고 한 거야. 이걸 나랑 구지웅 씨만 공유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잖아. 안 그래?”

그렇죠.”

그런데 도대체 왜 이러는 거냐고.”

그러니까 신경을 쓰지 말라고요.”

 

세연은 지아의 손을 잡고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가 나쁜 마음을 가진 거라면 애초에 말하지 않았을 거야. 그리고 보조배터리만 주고 정보를 받았겠죠.”

그렇겠지.”

 

지아는 한숨을 토해내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세연의 말이 옳았다. 자신은 다른 것들을 모두 고려한 거였다. 께 다른 사람들에게 또 어떤 의미로 다가간 것인지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일단 가서 사과를 해야겠어.”

기다려요.”

?”

 

윤한의 말에 지아는 미간을 모았다.

 

하지만.”

누나가 지금 간다고 해서 그 사람이 누나 말을 들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요. 그 사람 누나 말 안 들어.”

그럴까?”

당연하죠.”

 

윤한은 자리에 앉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윤한의 말이 맞았다. 쉽게 풀리지 않을 문제였다.

 

누나라고 해도 그거 쉽게 이해하지 못할 거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이해를 할 거예요. 누나가 정보를 숨긴 것으로 인해서 누구 하나가 이득을 본 거라면 화를 내야 하는 거지만. 그런 게 아닌데 그렇게 혼자서 화를 내면 그것처럼 우스운 일이 없잖아요. 괜찮은 거예요.”

그렇겠지.”

 

지아는 입을 꾹 다물고 어색하게 웃었다. 괜찮은 거라고 생각을 하고 싶었지만 그리 쉽지 않았다.

 

복잡해.”

복잡할 게 뭐가 있어요?”

그래도 복잡하더라.”

.”

 

윤한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지아에게 과일을 건넸다. 지아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그것을 받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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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봐요. 제가 함부로 공유하면 안 된다고 했잖아요.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고요.”

 

세라의 반응에 진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세라 선배 그건 아니지. 지금 그거 마치 잘 된 거다. 뭐 그런 식의 반응으로 보이는 건데. 위험해.”

너야 말로 생각 잘 해.”

언니.”

그리고 선배라고 해.”

선배?”

 

진아의 반응에 세라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여기 지금 기내 아닌데요? 선배는 무슨 선배에요.”

그래서 맞먹을 거다.”

맞먹겠다는 게 아니라. 그래 맞먹을 거야. 아니 도대체 여기에서까지 그러는 이유가 뭔데?”

됐어.”

 

 

진아의 반응에 세라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나 더 이상 이런 거로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아. 이건 사무장님의 실수야. 오히려 사람들 사이에 더 문제가 생긴 거라고.”

인정합니다.”

 

지웅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들의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거라는 믿음이 잘못된 거였다.

 

사무장님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해요? 그거 우리만 알고 있다가 나중에 알게 되면. 그게 더 큰 문제가 될 거라는 생각은 안 하세요? 하시잖아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뭘 할 수가 있어요?”

그래도 그런 식으로 바로 하면 안 되는 거지. 당장 어떤 방법을 찾고 그랬어야 하는 거 아니야?”

선배.”

너 좋은 사람 콤플렉스 버려.”

뭐라고요?”

그거 버리라고.”

 

진아는 아랫입술을 물고 고개를 저었다. 세라가 왜 이러는 건지 알고는 있었지만 이러면 안 되는 거였다.

 

우리가 그걸 숨기고 있던 거. 나중에 알려지면 진짜 더 문제가 되었을 거예요. 그거 문제라고요.”

아니 당연히 누군가가 기분이 나빠할 문제잖아. 그리고 이미 문제가 된 거고. 그런데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하면 뭐해?”

그러니까.”

됐습니다.”

 

지웅은 다시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리고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이세라 씨는 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겁니까? 이미 이렇게 된 상황에서 뭘 하자는 겁니까?”

저 텐트 주세요.”

뭐라고요?”

어차피 세 사람 저 싫어하잖아요.”

선배.”

선배님.”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나라의 얼굴도 하얗게 질렸다. 하지만 세라는 단호한 표정을 지은 채 지웅을 응시했다.

 

사무장님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사무장님!”

 

지웅의 발언에 진아가 놀라자 지웅은 미소를 지으며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이건 자신이 정할 문제가 아니었다.

 

애초에 세 사람이 한 텐트를 쓰는 게 문제였습니다. 이세라 씨가 원하는 거라면 해드려야 합니다.”

하지만.”

됐어.”

 

세라는 손을 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이상 나는 이 팀하고 이런 말은 하지 않을 거야.”

 

세라는 그대로 지웅의 뒤에 놓인 텐트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지웅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사무장님.”

제가 잘못한 겁니까?”

아니요.”

 

나라가 그를 위로했지만 전혀 지웅에게 위로가 되지 않았다. 지웅은 한숨을 토해내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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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봐. 애초에 그 사람들 뭘 숨기고 있었던 거라고. 그런 거면서 뭔가 엄청난 배려를 하는 것처럼. 그런 거 되게 우스운 거 아니니? 그거 우리 기만하고 있는 거야. 우리를 우습게 보는 거라고.”

아니야.”

 

시인의 반응에 시안은 미간을 모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라면 우리에게 그거 보여줄 일 없어. 그리고 그 순간에 그들도 당황한 거 너도 봤잖아.”

연기겠지.”

라시안!”

 

시인이 목소리를 높이자 시안은 그녀를 노려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언니는 도대체 언제까지 그럴 거야?”

?”

도대체 뭘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 거냐고? 언니 우리 세 사람이 살 생각을 우선 해야 하는 거야.”

그런 생각 하고 있어. 그래서 이러는 거잖아. 우리 세 사람이 살 생각을 해서 이러고 있는 거잖아.”

아니.”

 

시안은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싸늘한 미소를 짓고 한숨을 토해냈다.

 

언니는 지금 그저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거야. 언니 지금은 좋은 사람이 될 때가 아니야.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하는 거라고. 적어도 이곳 다른 곳이랑은 가깝다는 거야.”

시안아.”

여기 전파가 터진다고 했잖아. 그런데 위에 갔을 때 그런 건 보이지 않았어. 그 이야기는 근처에 섬이 있다는 거야.”

라시안!”

!”

 

두 사람이 고함을 지르자 시우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푹 숙였다. 익숙한 싸움이었지만 이건 전혀 다른 문제였다.

 

두 사람 다 그만 둬.”

아니.”

 

시우의 말에 시안은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저었다. 늘 동생만을 생각하는 시안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너도 언니 편만 들지 말고 네 판단이라는 걸 좀 해봐. 너는 여기에서 그냥 사는 게 좋니? 이제 막 대학생이 되어서 신이 났다고 했잖아. 그런데 우리가 여기에서 이러고 있는 게 좋아? 그래?”

이런 상황이 좋을 사람이 세상에 어디에 있어? 하지만 누나. 이 상황에서 이성적으로 행동을 해야지.”

내가 이성적이지 않다고?”

누나!”

그래.”

 

 

시안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숨을 크게 쉬고 고개를 저었다.

 

나갈 거야.”

?”

나 혼자 살 거야.”

라시안.”

그럴 거라고.”

하지 마.”

 

시인은 그 어느 때보다도 단호한 표정이었다.

 

라시안. 너 원래 그렇게 유치한 애야? 너 혼자만 그렇게 생각하고 그러면 너는 편하다는 생각이 드는 거야?”

언니.”

너는 다른 사람들은 생각도 안 하는 거야?”

.”

 

시안은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힘을 주고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도 알고 있잖아. 나 원래 이기적인 거. 그래서 내가 이런다는 거. 언니도 알고 있는 거 아니야?”

그래.”

 

시인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는 그랬지.”

그래서?”

그럼 가.”

뭐라고?”

가라고.”

그래.”

 

시안은 그대로 간단한 짐을 챙겨서 텐트를 나갔다. 시인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머리가 지끈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