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어쩌다 우리[완]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2 [6장. 임길석 3]

권정선재 2017. 4. 19. 00:00

6. 임길석 3

왜 우리 남편에게 덤비셨을까?”

 

총리의 눈썹이 움직였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아시잖아요. 우리 남편.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거. 그런데 왜 그걸 아는 총리님이 그랬을까 궁금해서.”

영부인께서 무슨 말을 하시는지 지금 아십니까?”

. 알죠.”

 

영부인은 만연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총리는 모르죠?”

무슨?”

우리 남편을 놀려주려고요.”

 

영부인의 여유로운 미소에 총리는 미간을 가늘게 모았다.

 

그게 무슨?”

나는 그 아이가 싫어요.”

 

영부인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살짝 입을 내밀었다.

 

그런데 내가 대놓고 그 아이를 싫다고 하는 건 너무 냉정하다는 말을 들어. 나 그런 거 싫어요.”

그래서 무슨 말씀이 하시고 싶으신 겁니까?”

실패하게 할 거라고요.”

 

총리는 눈을 가늘게 떴다. 이게 함정인지 아니면 영부인의 진심인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그였다.

 

그것 위험한 겁니다.”

뭐가요?”

?”

하나도 안 위험해요.”

 

영부인은 스테이크를 우아하게 썰며 고개를 저었다.

 

큰 섬이 네 개라면서요?”

아마 그럴 겁니다.”

그러니까.”

 

영부인은 스테이크를 씹으며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이거 맛있다.”

하던 말씀은.”

참 초조하셔.”

 

영부인은 훗 하고 작게 웃고 입가를 닦았다.

 

그 섬 중 다른 곳으로 가면 되는 거죠. 그리고 그건 나보다 총리가 더 잘 할 거라고 생각을 해요.”

 

총리는 침을 꿀꺽 삼켰다. 이 여자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그가 바라는 것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부인은 미소를 지으며 살짝 어깨를 으쓱했다.

 

어때요?”

모르겠습니다.”

하긴. 속이 좁으시지.”

 

영부인의 여유로운 표정에 총리는 주먹을 살짝 쥐었다가 폈다.

 

아무리 그래도 영부인과 대통령은 부부인데 제가 어떻게 영부인을 함부로 믿을 수 있습니까?”

나는 정치를 아는 사람이에요.”

그게 무슨?”

그 사람을 망가뜨려줄게요.”

 

영부인은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그게 무슨?”

내가 돈을 받을게요.”

 

영부인의 눈이 반짝였다.

 

그거면 그 사람을 망가뜨릴 수 있지 않을까요?”

 

총리는 침을 삼켰다. 영부인은 대통령이 다시 정치적으로 재기하는 것을 완전히 망가뜨릴 생각까지 하는 사람이었다.

 

 

 

가지 그랬어요?”

왜요?”

 

세라의 물음에 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물도 안 좋아하는데요.”

하지만.”

괜찮아요.”

 

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차피 가기도 싫었어요.”

뭐야?”

가서 달라질 건 없잖아요.”

. 그렇죠.”

 

세라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아주 조금은 지워도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정말 식량을 지키기 위해서에요?”

?”

아니 그런 것 치고는 뭐.”

아니. 왜요?”

아닙니다.”

 

세라가 곧바로 날카롭게 묻자 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 많던 텐트는 모두 숨겨지고 작은 것 두 개만 있었다.

 

과연 돌아올까요?”

안 돌아와야죠.”

왜요?”

돌아온다는 것은 그 섬에서의 무엇이 실패했다는 거니까요. 우리는 이 섬에서 무조건 나가야 해요.”

그렇죠.”

 

세라는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섬에서 말고 다른 섬에서 생존이 가능해야 했다.

 

아직도 배는 보지 못했어요.”

그렇죠.”

우리가 이 섬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건 다들 알고 있을 거니까. 그러니까 어쩔 수 없는 거죠.”

그런가.”

 

세라는 둥글게 말고 먼 바다를 쳐다봤다.

 

뭐라도 나타났으면 좋겠어요.”

곧 나타나겠죠.”

그럴까요?”

아마도요?”

 

세라는 아랫입술을 물었다. 과연 이 섬에 남은 것이 옳은 선택인지 아니면 잘못된 선택인지 알 수 없었다.

 

 

 

임길석 씨를 만나게 해달라고요?”

.”

 

태욱은 물끄러미 지아를 쳐다봤다. 이 사람이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애매하게 느껴지는 그였다.

 

도대체 왜요?”

왜라뇨?”

원수 아닙니까?”

원수에요.”

 

지아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순순히 대답했다. 어차피 사이가 안 좋은 것을 아는데 억지로 좋은 척을 할 이유는 없었다.

 

그런데 본다고요?”

.”

그게 무슨?”

 

태욱은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 모양이었다. 지아는 밝은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왜요?”

아니.”

저희 조건에 대해서 말을 하는 것 뿐이에요. 이것을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않고는 그쪽이 하는 거죠.”

.”

 

태욱은 아랫입술을 물고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이 되는 그였다.

 

일단 더 생각해도 됩니까?”

마음대로요.”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안 돼.”

하지만.”

안 된다고.”

 

도혁의 단호함에 태욱은 미간을 모았다.

 

왜 안 된다는 거야?”

그 사람들이 도대체 누구인지 알고 임길석 씨를 만나게 해줘? 그러다가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무슨 문제?”

그건.”

 

도혁은 침을 꿀꺽 삼켰다. 도대체 무슨 문제가 생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불안했다.

 

일단 그 사람들끼리 할 이야기가 있는 거 같은데 우리는 그저 자리만 만들어줘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러다가 그들이 무슨 꿍꿍이라도 가지면? 그때는 우리가 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건데?”

.”

 

태욱은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건 그때가서 정하면 되는 거지.”

구태욱.”

너 인상 좀 펴.”

 

도혁의 표정에 태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서 뭘 하자는 건데?”

너 너무 여유로운 거 아니야? 우리들 이러다가 이 섬에서 다 죽을 수 있어. 식량도 부족하고.”

그 사람들이 뭔가를 하겠지.”

?”

나는 그렇게 보이던데?”

그게 무슨?”

 

태욱의 말에 도혁은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보다 상태가 좋은 거 안 보여?”

그건.”

 

그랬다. 그들의 상태는 이 섬에 있는 사람들보다 월등히 좋았다. 다른 영양 상태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우리랑 말을 하는 그 강지아라는 여자. 그 여자 되게 똑똑하게 보이거든. 그 여자 이것저것 아는 것도 많아 보이고. 그리고 거기 사람들은 하나로 제대로 단결도 되었고 말이야.”

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

그냥 만나게 해주자고.”

 

도혁은 입을 꾹 다물었다. 태욱의 말을 무조건 틀린 거라고 할 수도 없는 거였다. 그리고 어쩌면 그의 말이 옳을 수도 있었다.

 

좋아.”

진짜?”

대신 십 분.”

?”

 

태욱은 미간을 모으고 한숨을 토해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오케이.”

좋아. 딱 십 분이야.”

알았대도.”

 

태욱은 눈을 찡긋하고 씩 웃었다.

 

 

 

십 분이요?”

.”

 

지아는 아랫입술을 물었다. 그 시간은 너무 짧았다. 길석의 경계를 무너뜨리기 쉽지 않을 거였다.

 

시간이.”

안 짧을 겁니다.”

 

지아가 말을 하기 전에 태욱이 먼저 말을 끊었다.

 

내가 보고 있지 않을 거거든요. 도혁이 녀석은 내가 감시하기 바라지만 나는 나 혼자만 알고 있는 비밀을 갖는 게 싫어요. 그래서 그쪽이 임길석 그 사람하고 무슨 말을 하건 보지 않을 거라고요.”

그러니까 우리랑 임길석 씨만 있는 거라고요.”

. 그렇습니다.”

 

지아는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지웅을 쳐다봤다. 지웅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지 않을 거 같아요.”

좋아요.”

 

지아는 어색하게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 제안 받아들이죠.”

 

 

 

싫어.”

왜요?”

 

태욱의 반응에 길석은 눈을 가늘게 떴다.

 

내가 무조건 그들을 만나야 하는 건가?”

그렇습니다.”

 

도혁도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길석의 앞에 나타났다.

 

우리에게는 임길석 씨도 어쩔 수 없는 이방인이니까요. 임길석 씨도 그 사람들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꺼려하잖아요.”

그건?”

 

길석은 아랫입술을 물고 두 사람을 노려봤다.

 

나랑 뭘 하자는 건가?”

뭘 하자는 거 아닙니다.”

 

길석의 사나운 반응에 태욱은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우리도 그쪽이 꽤나 흥미로운 사람이라서 말입니다. 뭔가 숨기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 도대체 뭘 숨기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거든요. 그래서 그쪽이 뭘 숨기고 있는지 그것을 알아내고 싶어서요.”

그게 무슨?”

 

길석의 눈이 불안하게 떨렸다.

 

뭘 하자는 거야?”

말 그대로요.”

 

도혁도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임길석 씨 뭘 숨기고 있는 겁니까?”

뭐라고?”

숨기시는 게 있지 않습니까?”

 

길석은 사나운 표정을 지었다. 여기에서 무엇을 선택을 하건 길석에게도 그리 쉬운 수는 아닐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