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어쩌다 우리[완]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2 [5장. 임길석 2]

권정선재 2017. 4. 18. 23:25

5. 임길석 2

임길석 씨를 싫어한다고요?”

.”

 

태욱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아는 그런 태욱을 가만히 살폈다. 의심이 가는 상황이었다.

 

도대체 왜 그렇게 말을 하는 거죠?”

뭐가요?”

그쪽의 말처럼 시간을 보낸 사람이잖아요. 무조건 그렇게 싫어한다고 말을 할 이유는 없을 거 같은데요.”

사람이 사람을 싫어하는데 이유가 있나요? 그리고 그 사람. 뭔가 의뭉스러운 구석이 있는 사람이었거든요. 처음에 우리를 볼 때 애매하기도 하고. 뭔가 의심스러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

 

지아는 아랫입술을 물었다. 태욱이 이런 말을 하는 의도에 대해서 알 수 없었다. 지아는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중에 말을 하죠.”

? 그거 너무 우스운 거 아닙니까? 그쪽이 도대체 무슨 자격이 있어서 그런 말을 하는 겁니까?”

내가 이쪽의 대표니까요.”

뭐라고요?”

 

태욱이 모두를 쳐다보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무슨?”

 

태욱은 묘한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 상황에서 뭐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으니까.

 

좋습니다. 그럼 한 시간 후에 보죠.”

. 그래요.”

 

지아는 싱긋 웃으며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그냥 왔다고?”

.”

미쳤어.”

 

도혁이 그들의 텐트로 가려고 하자 태욱이 도혁을 붙들었다.

 

하지 마.”

하지만.”

너도 의심했잖아.”

?”

 

태욱의 말에 도혁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태욱은 다른 사람들을 붙잡고 이야기하는 길석을 턱으로 가리켰다.

 

이상한 사람이야.”

어떻게 그런 말을 해?”

뭐가?”

우리에게 식량을 가져다 준 사람이야. 그런데 저 사람을 어떻게 네가 나쁘게 말을 할 수가 있어? 임길석 씨가 오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생선도 잡을 수가 없었을 거고. 모두 죽었을 거야.”

그래서 모두 미워하는 거면?”

?”

 

태욱의 반문에 도혁의 눈동자가 빠르게 굴러갔다. 사람들이 모두 미워하는 것이라면 이유가 있을 거였다.

 

사람들이 생각을 하는 거. 너도 알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왜 그러는 걸까? 안 궁금해?”

네 말은 무슨 뜻인데.”

그걸 그냥 가지고 온 게 아니라 훔쳐서 온 것일 수도 있다. 뭐 그런 말을 하고 싶은 거지.”

 

태욱은 여유로운 표정을 지은 채 씩 웃었다. 도혁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머리가 복잡했다.

 

증거라도 있어?”

아니.”

그런데?”

이상하잖아.”

뭐가?”

배가 너무 커.”

?”

다른 사람들이 타고 온 배 기억나?”

 

태욱의 물음에 도혁은 그제야 길석이 타고 온 보트를 떠올렸다. 열 사람도 너끈히 탈 수 있는 크기였다. 그리고 어제 온 사람들은 그만한 것 한 개에 모든 사람들이 다 타서 온 모양새였다.

 

그렇긴 하네.”

그렇게 귀한 보트를 하나 가지고 온 사람이야. 그 사람이 적대적인 거. 당연한 거 아니야. 나라도 그럴 거 같은데?”

.”

 

도혁은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태욱의 말을 들으니 또 그의 말이 옳은 거 같아 묘한 기분이었다.

 

알고 있어. 네가 이곳에서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들을 챙기려고 하는 거. 하지만 저 사람은 아니야.”

하지만.”

처음부터 우리 사람은 아니었잖아.”

. 그렇지.”

 

태욱의 지적에 도혁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무언가 이것저것 생각할 것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내가 처음부터 임길석 씨를 좋아하지 않아서 가지는 편견이라고 하지 마. 저 사람 이상한 사람이야.”

그래.”

 

도혁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 동안 어디에서 온 것인지 말을 한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원래 섬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도 한 번도 말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신기해.”

뭐가?”

원래 저렇게 말이 많았어?”

?”

 

태욱의 지적에 도혁은 고개를 돌렸다. 길석은 사람들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섞여서 말을 하고 있었다.

 

그러네.”

 

도혁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에도 귀찮을 정도로 도혁에게만 말을 걸던 사람이었다.

 

저 사람이 이런 사람일 줄이야.”

그러니까.”

아무튼.”

 

도혁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쉽게 입장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도 모르는데 무조건 임길석 씨의 탓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

무조건 저 사람일 수도 있는 거지.”

?”

 

태욱의 지적에 도혁은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말이야?”

절대 다수가 한 사람을 미워하는 거. 그것만 보더라도 그 사람에게 어떤 문제가 있다는 걸 알지.”

그건 아닐 수도 있어.”

하지만.”

됐어.”

 

도혁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만 하자.”

문도혁.”

너랑 나랑 이 대화 더 나눠봐야 의미가 있어? 아니잖아. 그러니까 그만 하자는 거야. 안 그래?”

.”

 

태욱은 입을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지.”

그리고 이건 다른 사람한테 말하지 마.”

오케이.”

 

태욱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너랑 나만 하는 이야기로 하자고.”

 

 

 

사실을 말을 하지 말자고요?”

.”

 

지웅의 말이 지아는 아랫입술을 물었다.

 

하지만.”

저 사람들이 우리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줄지 모르는데. 우리가 하는 말을 사실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어요. 그러넫 무조건 우리의 입장만 말을 한다는 거. 그거 위험할 수도 있어요. 아니에요?”

그건 그렇죠.”

 

지아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쉽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길석의 문제는 너무 복잡했다.

 

한기쁨 씨.”

?”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기쁨은 아랫입술을 물었다. 남편이 그렇게 된 것을 생각하면 모두 다 말을 해야 하는 거였지만 이건 또 다른 문제였다.

 

모르겠어요.”

하지만.”

됐어요.”

 

지웅이 다시 기쁨에게 물으려고 하자 지아가 고개를 흔들며 그를 막아서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구지웅 씨. 알고 있어요. 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하지만 우리가 가진 거 다 보여야 해요.”

그랬다가 안 믿으면요?”

그건 그때 가서.”

한 달은 버텨야 해요.”

 

지웅의 말에 모두 입을 다물었다.

 

한 달. 그믐이 다시 오기 전까지. 그 전까지 우리는 이 섬을 나갈 수 없어요. 그쪽도 알고 있잖아요.”

그건 그렇지만.”

 

이 섬을 다시 나갈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 전에는 섣불리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는 셈이었다.

 

위험해요.”

그렇죠.”

 

지아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래서 나는 다 말을 하길 바라요. 아무리 위험해도. 일단 우리가 그 사람을 왜 그렇게 미워하는지 알려야 한다고요.”

거래를 하죠.”

거래요?”

 

윤한의 말에 모두 그를 쳐다봤다.

 

무슨 거래?”

우리가 알고 있는 것. 그걸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하지 않는다는 거래. 그거 임길석 씨도 필요한 거 아니에요?”

그건.”

 

길석도 중요할 거였다. 그렇다면 길석의 입을 아주 약간이라도 막을 수 있는 시간이 생길 수 있었다.

 

그리고 이곳도 대륙이 아니니까 우리는 또 다른 섬으로 가야 해요. 그 섬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니까 기다려야죠.”

그렇죠.”

그러니까요.”

 

다들 입을 꾹 다물었다. 지아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임길석 씨를 불러달라고 하죠.”

그렇지만.”

괜찮아요.”

 

지웅의 시선이 자시에게로 향하자 기쁨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마주해야만 했다.

 

그리고 묻고 싶어요. 그 사람에게.”

좋습니다.”

 

지웅은 손뼉을 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정하죠. 임길석 씨를 만나고 우리의 입장을 말한 후. 그가 우리에게 동의하면 그의 살인을 숨기고, 아니면 모두 밝히자는 거. 찬성하시는 분?”

 

모든 사람이 손을 들었다. 적은 그들을 뭉치게 하는 힘이 있었다.

 

 

 

아버지께 빚이 있으시죠?”

 

4선 의원은 긴장된 눈으로 영부인을 응시했다.

 

무슨 말씀이 하고 싶으신 겁니까?”

빚을 갚으세요.”

뭐라고요?”

실패하라고요.”

 

영부인의 입가에 서늘한 미소가 걸렸다.

 

보아 하니 섬 한 곳에만 가는 것도 엄청난 돈이 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것을 실패한다면? 재미있는 일이 생기지 않겠어요?”

왜 이러시는 겁니까?”

그냥 싫어요.”

 

영부인은 가볍게 몸을 떨며 고개를 저었다.

 

그 사람이 나 몰래 그 모든 짓들을 했다는 거잖아. 이런 것을 내가 다 감당을 해줄 이유는 없잖아요.”

하지만.”

그래서 내 말을 듣기 싫다고요?”

 

영부인의 여유로운 표정에 4선 의원은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영부인은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