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장
“미친 거야.”
태식의 말을 다시 생각하던 지우는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 되는 거였다. 같이 여행이라니 우스운 거였다.
“그래. 내가 주태식 씨를 믿고 떠날 수가 있는 건데 이렇게 주태식 씨가 나랑 같이 간다고 하면 내가 도대체 어떻게 떠나? 말도 안 되는 거지. 그래 이런 거 말도 안 되는 거야. 이러면 안 되는 거라고.”
지우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래 이거 말이 안 되는 거야.”
“너 진짜 할 수 있을 거 같아?”
“당연하죠.”
태식의 물음에 준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야.”
“정준재.”
“에이.”
태식의 말이 길어질 것 같자 준재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저씨 나를 너무 안 믿는 경향이 있어.”
“안 믿는 게 아니라.”
태식은 혀로 입술을 축이고 머리를 마구 긁적였다.
“그런 게 아니라.”
“알아요.”
태식이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하자 준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저씨가 지금 하고 싶은 말이 뭔지는 잘 알고 있어요. 그리고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도 잘 알고 있어요.”
“그래.”
“그러니까 할 수가 있다고요.”
준재는 이를 드러내며 밝게 웃었다.
“아저씨가 생각을 하는 것처럼. 그렇게 겁을 내거나 그럴 이유 없어요. 망설이지 않아도 괜찮아요.”
“망설이지 않아도 된다.”
“아저씨.”
준재는 태식의 눈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알고 있어요. 제가 그렇게 믿음이 가는 사람이 아니라는 거. 하지만 아저씨가 믿음을 가져도 괜찮아요. 아저씨. 조금은 그래도 된다고요. 내가 아저씨를 믿는 만큼. 아저씨도 나를 믿었으면 좋겠어요.”
“너 나 믿어?”
“당연하죠.”
“왜?”
“왜라뇨?”
태식의 반문에 준재는 입을 내밀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
“그러니까.”
태식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다 머리를 긁적였다. 준재는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벽에 기댔다.
“아저씨는 나를 지켜줬잖아요.”
“지켜주기는.”
준재의 말에 태식은 손사래를 쳤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아저씨.”
“왜?”
“내가 아저씨 많이 좋아해요.”
“미친.”
갑작스러운 준재의 고백에 태식은 몸서리를 치며 고개를 저었다. 준재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저씨는 내 말을 믿지 않겠지만 나는 그래요. 진짜로 그래요. 그러니까 아저씨도 나를 믿어도 되는 거예요.”
“그래. 뭐.”
태식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래도 되는 거겠지.”
“네가 혼자서 한다고?”
“응.”
“미쳤어.”
준재의 대답에 형진은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왜?”
“왜라니.”
준재의 덤덤한 답에 형진은 한숨을 토해내고 머리를 마구 긁적였다. 그리고 침대에서 내려와 준재의 옆에 앉았다.
“너 이제 네가 하고 싶은 거 찾을 거라며? 그런데 지금 뭐 하자는 거야? 이게 네가 원하는 거야?”
“응.”
“뭐?”
“이게 내가 원하는 거야.”
준재는 밝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아니라고 아무리 뭐라고 해도 그 사실이 달라지진 않아. 사장님이 마음을 놓고 떠날 수 있게 돕고 싶어. 네가 뭐라고 생각을 하건. 네가 뭐라고 하건. 이게 지금 내가 사장님에게 해주고 싶은 거야.”
“미쳤어.”
형진은 혀를 차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가볍게 준재의 어깨를 두드리며 한숨을 토해냈다.
“정준재. 네가 지금 제대로 생각을 못 하는 거 같은데 말이야. 네가 아무리 그래도 사장님은 너 안 봐.”
“알아.”
“아는데 이래?”
“응.”
준재는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미쳤어.”
“뭐가?”
“아니.”
형진은 침을 삼키고 입술을 꾹 다물었다. 자꾸만 반문하는 준재에게 또 무슨 말을 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내가 하는 말은 말이야.”
“알아. 네가 볼 때 내가 되게 멍청하게 느껴진다는 거. 그리고 내가 생각을 해도 나 그다지 영리한 선택은 아닌 거 같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장 확실하게 갖는 이 마음은 분명해. 나는 사장님이 좋아. 그런데 아저씨도 좋아. 그래서 두 사람이 행복한 걸 보고 싶어. 그러고 싶어.”
“미친 거야.”
형진은 입술을 꼭 다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고 무슨 말을 하려고 입술을 달싹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준재가 이렇다고 하는데 자신이 뭐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래 네 마음대로 해라.”
“고마워.”
“미친 건 알지?”
“어.”
준재는 혀를 내밀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알아. 나도 내가 미친 거.”
“너 진짜.”
“알고 있다고. 그러니까 네가 도와야 해.”
“뭘?”
“식당 일?”
“싫어.”
준재의 말이 끝이 나기가 무섭게 형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너 그거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서 하는 말이야? 식기들은 무겁지. 손님들을 하나하나 다 상대하는 것도 귀찮지.”
“이자야.”
“무슨 이자?”
머리를 굴리던 형진의 눈이 커다래졌다.
“너 지금?”
“그래.”
“치사해.”
“어.”
형진의 반응에도 준재는 미소를 지으며 별 것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형진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케이.”
“고마워. 친구.”
“미친.”
준재가 자신을 껴안자 형진은 그를 밀어내는 시늉을 하면서도 밝게 웃었다.
“안 가.”
“가세요.”
“뭐?”
지우의 말이 끝이 나기가 무섭게 준재는 입을 내밀고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사장님 가세요.”
“네가 뭔데?”
“사장님을 걱정하는 사람이요?”
“정준재.”
“가세요.”
지우가 무슨 말을 더 하기 전에 준재가 다시 그녀의 말을 막았다.
“사장님. 제가 사장님을 좋아하는 거 알고 있죠? 그래서 제가 사장님을 위해서 뭔가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을 해요.”
“아니.”
지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다행이라니. 말도 안 되는 거였다. 너무 이상한 거였다. 그러면 안 되는 거였다.
“얘 좀 믿읍시다.”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하는데 태식까지 끼어들었다.
“아니 그러니까 뭘 믿어요? 주태식 씨는 왜 나를 따라오려고 하는데요? 내가 혼자서 여행도 못 갈 거 같아요? 내가 그렇게 불쌍해요? 내가 그렇게 한심하고 미련하고. 막 그렇게 보여요?”
“좋아하니까요.”
지우가 뭐라고 흥분을 해서 더 말하려고 하는데 태식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말을 막고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가요. 같이.”
“그러니까.”
“자 이제 장사 시작해요. 밖에 손님들 많아요.”
준재는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지우가 당황하는 사이 식당 문을 열었다. 그리고 손님들이 들어왔다.
“사장님 뭐해요?”
“어?”
“얼른 장사 해야죠.”
태식도 손뼉을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죠.”
태식은 지우의 어깨를 두드리고 주방으로 향했다.
“두 사람 도대체 뭐야?”
“가.”
“뭐?”
원종까지 간단하게 대답하자 지우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너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
“너 여행을 가라고.”
“아니.”
지우는 아랫입술을 물고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었다. 그런데 원종까지 한통속이었다.
“너 도대체 왜 그래?”
“뭐가?”
“아니 너는 내가 남자랑.”
“그게 뭐?”
“어?”
“너 뭐 애냐?”
“아니.”
애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자랑 꼭 여행을 가야 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 겁이 나는 건 아니었다.
“그러니까.”
“떠나고 싶다며.”
“떠나고야 싶지.”
“그런데 뭐 하나 정한 거 있어?”
원종의 물음에 지우는 멍해졌다. 자신은 아무 것도 정해놓은 것이 없었다. 그저 식당을 그만 두는 거. 문을 닫는 거. 그거 하나만 생각하고 다른 것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고민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아무 것도 한 게 없네.”
“그러니까.”
원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장돼지. 너를 위한 걸 하는 거야.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 일단 동행을 구하는 거야. 그거부터 시작을 하면 되는 거라고. 너 이거 어렵게 생각을 할 이유 없어. 그냥 이렇게 생각을 하고 다른 걸로 나아가면 되는 거야.”
“다른 거.”
“한 발을 내딛는 거라고.”
지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해야만 하는 것. 그것에 대해서 나아간다는 것.
“나는 너를 믿어.”
“내가 나를 못 믿는데 너는 나를 믿어?”
“당연하지.”
지우의 물음에 원종은 밝은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지우의 눈을 보고 다시 한 번 힘을 줘서 고개를 끄덕였다.
“너를 믿는 사람이 많아. 그러니까 너도 너를 믿어. 네가 너를 믿는다고 해서 뭐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
“뭐라고 할 사람.”
지우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한다고 해도 누구 하나 자신에게 뭐라고 할 사람은 없을 거였다. 다만 그런 선택을 한다는 게 두려울 따름이었다. 뭔가를 해도 되는 걸까 망설여졌다.
“내가 잘 하는 걸까?”
“모르지.”
“뭐야?”
원종의 대답에 지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게 어디에 있어?”
“정말로 모르는 일이니까.”
원종은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장지우. 네가 하는 일이 잘 하는 일인지. 아닌지. 그런 건 아무도 모르는 거야. 그냥 너는 네가 할 수 있는 일. 그거만 하면 되는 거야. 그러니까 말도 안 되는 고민 같은 거 하지 마. 그런 고민 미리 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 건 없어. 네가 결정한 일이 무조건 옳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어? 뭔가를 해보지 않고서는 정말로 그 일이 잘 된 것인지. 그리고 네가 뭘 할 수 있을 것인지 알 수 있지 않아. 그러니까 네가 할 수 있는 거. 네가 해야 하는 거. 네가 바라는 거. 그것을 위해서 뭔가를 하라는 거야. 그게 정말로 너를 위한 거니까. 네가 할 수 있는 거니까.”
“준비한 거야?”
“아니.”
원종의 긴 말에 가볍게 던진 지우의 농담에 원종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입을 꼭 다물고 지우를 쳐다봤다.
“나도 도울게.”
“하지만.”
“장지우. 네 인생에서 오롯이 너만을 위해서 생각하고 뭔가를 한 적이 있어? 늘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그들에 대해서 먼저 고민하고 그래야 했던 거 아니야? 이제 그러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거야. 너를 위해서. 정말로 네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해보라는 거야. 겁을 내지 말고. 주저하지 말고.”
“겁을 내지 말라.”
지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자신이 뭔가를 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 제대로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자신은 뭔 할 수 있는 사람인 걸까?
“나 그래도 되니?”
“응.”
“그럴 자격이 있니?”
“당연하지.”
지우의 물음에 원종은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지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다는 자격. 정말 그것을 믿어도 되는 건지. 너무나도 어려웠다. 너무나도 버거운 것이었다.
“만일 그러다가 돌아오지 못하면?”
“안 돌아오면 되는 거지.”
“어?”
너무나도 간단한 대답에 지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게 무슨?”
“말 그대로야.”
“어?”
“안 돌아오면 되는 거야.”
원종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밝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지우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고 다시 한 번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장지우. 너 지금 너무 어렵게 생각을 하는 거야. 누구나 그 나이에 다 실패를 해. 물론 실패를 하지 않는 엄청난 사람들도 있겠지.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실수를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야.”
“실수를 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니까 실수를 좀 해도 괜찮아.”
원종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지우는 심호흡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머리가 복잡했다. 과연 정말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건지. 자신이 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 아무런 확신도 가질 수가 없었다. 너무 어려운 거였다.
“나나 꼬맹이나 돕는다니까?”
지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자신이 해도 되는 것에 대해서 너무 많은 생각이 들었다. 뭘 해야 할지. 뭘 할 수 있을지. 그 모든 것이 너무나도 어렵게 다가왔다.
“사장님!”
“어?”
“이거 3번 테이블이요.”
준재의 말에 지우는 재빨리 주방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무심결에 음식을 들어서 돌아서는데 준재가 비명을 질렀다.
“누나!”
“어?”
“미쳤어!”
준재가 재빨리 다가와서 그것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곧바로 테이블에 음식을 올려놓고 지우의 눈을 쳐다봤다.
“괜찮아요?”
“뭐가?”
“손이요.”
“어?”
“손이요!”
준재가 버럭 소리를 지르자 지우는 그제야 자신의 손을 쳐다봤다. 지우는 숨을 크게 쉬었다. 그리고 멍하니 자신의 손을 쳐다봤다. 수포가 부풀었다.
“미쳤어.”
“왜 이래?”
“뜨거운 걸 만지니까 이러죠.”
“어?”
지우는 그제야 자신이 만졌던 것을 쳐다봤다. 금방 나온 뜨거운 음식이었다. 태식도 그녀에게 달려왔다.
“괜찮습니까?”
“네. 괜찮아요.”
지우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손을 쳐다봤다.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손은 괜찮아요?”
“괜찮아.”
병원에 다녀온 지우에게 묻는 준재는 걱정이 가득했지만 지우는 오히려 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사장님.”
“갈래.”
“네?”
“나 갈래.”
지우의 말에 준재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가도 돼?”
“그럼요.”
준재의 대답에 지우는 어색하게 웃었다. 정말로 가도 되는 걸까? 자신이 가도 되는 걸까? 너무 두려웠다.
“그게 틀린 건지. 옳은 건지. 누가 알아? 네가 말을 해줄 수 있어? 내가 옳은 건지 알 수 있어?”
“아무도 모르죠.”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가야죠.”
지우가 자신의 말을 되뇌자 준재는 해맑게 웃어보였다.
“사장님 가면 되는 거예요. 가보지 않고서는 아무 것도 몰라요. 정말로 후회를 하실지. 아니면 너무나도 잘 지내실지. 그런 건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그런 거 가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 그런 걸 그렇게 안 하는 거. 그거 너무나도 우스운 일이잖아요. 그러니까 가요. 무조건 가요. 아저씨랑.”
“주태식 씨.”
지우는 멍하니 태식의 이름을 되뇌다. 그랬더니 이유도 알 수 없이 눈물이 흘렀다. 툭 하고 떨어졌다.
“어 이거 뭐지?”
지우는 손으로 볼을 만졌다.
“왜.”
준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우는 침을 삼키고 돌아봤다. 태식이 자신을 보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오늘 마지막이에요.”
“네.”
“그리고 내일 떠나요.”
지우는 아랫입술을 물고 어색하게 웃었다. 그리고 태식의 목을 꼭 안았다. 내일 떠난다. 내일 떠나야만 하는 거였다. 내일 떠날 수 있는 거였다. 그래야만 하는 거였다. 그게 정말 옳은 거였다.
“이제야 와보네;”
“어서 오세요.”
지우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과일 가게 아주머니와 생선 가게 아주머니를 맞았다. 둘은 가게를 둘러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유 예쁘네.”
“고맙습니다. 여기 앉으세요.”
“그래.”
“어우 좋다.”
지우가 돌아서자 준재가 곧바로 차림표를 펼쳤다. 지우는 미소를 지으며 돌아섰다. 그리고 문이 열리고 단골 아저씨가 들어왔다.
“아저씨.”
아저씨의 손에는 꽃이 들려있었다. 아저씨는 대뜸 이것을 지우에게 내밀었다.
“그 동안 고생했어.”
“고맙습니다.”
“내 마누라도 안 사준 거야.”
“정말 고맙습니다.”
지우는 꽃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태식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식당은 그 동안 지우개 식당을 찾아주던 사람들이 가득 채웠다.
“모두 고맙습니다.”
목소리를 조금 키웠다. 지우개가 지우의 곁을 지켰다.
“그 동안 엄마의 식당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들이 있어서 가능한 거였어요.”
우리와 정식이 멀리서 손을 들어보였다. 지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옆에는 원종이 어머니를 모시고 왔다. 그 옆에는 형진이 그녀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제 저는 잠시 이 식당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려고 해요. 제가 없어도 이 식당을 자주 찾아주세요. 그동안 제가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을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지우는 깊숙이 허리를 숙였다.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지우는 다시 모두를 쳐다봤다. 사람들이 모두 그녀를 바라보는 중이었다. 지우의 손을 지우개가 핥았다. 그런 지우의 곁에 준재와 태식이 나란히 섰다. 세 사람은 서로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동안 지우개 식당에 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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