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어쩌다 우리[완]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3 [8장. 희망 2]

권정선재 2017. 8. 9. 22:15

8. 희망 2

좀 괜찮으세요?”

그래.”

 

재희의 물음에 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공연히 딸까지 걱정을 시킬 일이 아니었다.

 

아무 것도 아니야.”

아빠.”

정말이다.”

 

재희가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하자 대통령은 힘을 주어 고개를 흔들었다. 안 그래도 자신을 돕기 위해서 자기 몫 이상을 하느라 지치는 아이였다. 더 이상 이 아이를 힘들게 할 수 없었다.

 

재호는 좀 어때?”

그대로죠.”

네가 잘 해줘.”

그러고 있어요.”

 

평소라면 아들만 신경을 쓰는 거라면서 뭐라고 한 마디 할 딸이 아무 말을 하지 않자 대통령은 미간을 모았다.

 

괜찮아?”

뭐가요?”

너 말이다.”

그럼요.”

 

재희는 밝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저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렇게 미안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하지만 나로 인해서 모든 것이 다 어그러지는 느낌이야. 다 내가 잘못한 거니까. 그것을 부정할 수 없으니까.”

그건 사실이죠.”

 

재희가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자 대통령은 엷게 웃었다. 재희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그런 생각은 하지 마세요.”

.”

저는 아빠 편이에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시라고요. 그리고 저는 제가 알아서 하고 있어요.”

그래. 고맙다.”

아빠는 아빠가 하실 수 있는 거 생각하세요. 어떤 방법으로 그 사람들을 구할지. 지금이 유일한 기회일 수도 있어요. 여론이 이렇게 좋아졌을 때 밀어붙이지 않는다면 어려워질 거예요.”

네가 나보다 낫구나.”

그럴지도 모르죠.”

 

재희의 대답에 대통령은 웃음을 가득 띈 채 고개를 흔들었다.

 

 

 

아예 들어오지 않네요.”

그러게요.”

 

배터리 자체가 방전인 건가 확인을 하고 싶어도 쉽지 않았다. 애초에 바닷물이 닿아서 이럴 거였다.

 

아마 방법이 없을 거 같습니다.”

설마요.”

 

지웅의 대답에 지아는 고개를 저었다. 뭔가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이대로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들이 지치고 있어요. 그리고 여기에 오자고 한 것은 저니까 제가 뭐라도 해야 하는 거예요.”

방법이 없잖아요.”

 

진아가 뒤에서 나타나서 차갑게 말하자 지아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진아는 미소를 지은 채 다가왔지만 그다지 좋은 표정은 아니었다.

 

전부 다 강지아 씨가 하자고 한 거잖아요.”

무슨 말이 그래요?”

그럼 아니에요?”

 

윤태가 나서자 진아는 입을 쭉 내밀었다. 그리고 미간을 모은 채로 두 사람을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뭐 하자는 거예요?”

물에 씻어요.”

뭐라고요?”

 

지아의 말에 진아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지아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웅에게서 휴대전화를 받았다.

 

소금 때문에 그럴 수도 있어요.”

미쳤어.”

 

진아는 혀를 차며 손을 내밀었다.

 

전화기 이리 줘요. 그런 말도 안 되는 일 하지 말고. 그 전화기에 달린 사람이 몇인데 그래요?”

그러니까 해야죠.”

뭐라고요?”

윤태 씨.”

 

지아는 곧바로 윤태에게 전화기를 건넸다. 그리고 진아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윤태는 마시기 위해 떠온 물에 휴대전화를 담갔다.

 

미쳤어!”

 

진아는 비명을 질렀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지아는 윤태에게 가서 휴대전화를 받아서 셔츠에 감쌌다.

 

미친 거 아니에요?”

기다려요.”

강지아 씨.”

그럼 방법 있어요?”

 

지아의 물음에 진아는 입을 다물었다. 지아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진아를 응시했다.

 

이거 다른 방법이 없잖아요. 안 그래요?”

너무 자기 마음대로네.”

그러게요.”

 

지아는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해야죠.”

 

 

 

너무 무모했습니다.”

어쩔 수 없었어요.”

 

지웅의 지적에 지아는 어색한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지웅은 한숨을 토해내고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만일 이래서 켜지지 않으면요?”

어쩔 수 없죠.”

너무 안일한 거 아닙니까?”

그러게요.”

 

지아의 간단한 대답에 지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 동안은 지아의 편을 들어주었지만 자꾸만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그도 그다지 쉽지는 않을 거였다. 지웅은 입을 쭉 내밀었다.

 

강지아 씨가 왜 그러는 건지는 알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혼자서 초조하게 생각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래도요.”

 

지아는 혀를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나 때문이에요.”

아니요.”

 

지아의 대답에 지웅은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정말 그렇지 않아요?”

당연하죠.”

 

과일을 가져온 윤태가 지아의 옆에 앉았다. 지아는 윤태의 허벅지를 가볍게 만진 후 어깨에 기댔다.

 

켜져요?”

아직 말리고 있어요.”

너무 오래 말리는 거 아니에요?”

그래도요.”

 

섬의 겨울은 그리 춥지 않았다. 그리고 해가 좋았다. 하지만 그래도 더운 날이 아니니 아직 불안했다.

 

물에 젖은 전화기를 막 켜는 건 아니니까.”

그런 사람이 물에 넣자고 해요?”

방법이 없었잖아요.”

.”

 

지아의 대답에 윤태는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심호흡을 하고 멍하니 전화기를 응시했다. 이제 오직 기다리는 것이 전부였다.

 

 

 

미친 거야.”

 

진아는 가볍게 몸을 떨었다. 다들 미치지 않고서야 그럴 수 없었다. 진아는 한숨을 토해냈다. 오직 자신만 제정신이었다.

 

어떻게 다들 그래.”

선배 왜 그래요?”

저리 가.”

 

나라가 다가오자 진아는 차갑게 대꾸했다. 나라는 입을 국 다물고 그대로 진아를 지나갔다. 진아는 모래톱에 앉았다.

 

다들 미친 거라고.”

 

이 섬에서 나갈 방법을 찾아야 했다. 무조건 나가야만 했다.

 

 

 

이것 좀 먹어요.”

고마워요.”

 

서준의 제안에 세라는 곁에 앉았다.

 

다들 잘 있는 거겠죠?”

그렇죠.”

 

세라는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히 아무 문제가 없을 거였다. 문제가 있다면 이 섬으로 돌아올 거였다.

 

아무 문제가 없으니까 우리가 지금 이렇게 있을 수 있는 거에요. 그게 아니라면 다른 문제가 생겼겠죠.”

그렇겠죠.”

 

서준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세라는 그런 서준을 보고 엷게 웃고는 고개를 저었다. 은근히 편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물에는 아직도 도전을 못 하겠어요?”

. 무서워요.”

그럴 수 있죠.”

 

세라는 더 말을 하지 않고 서준이 건네는 구운 생선을 받아들었다.

 

그래도 다행히 물고기가 잡혀요.”

그러게요. 우리 두 사람이 먹기에는 큰 문제는 없을 거 같아요. 사람의 수가 줄어드니 다행이네요.”

그렇죠.”

 

그때 묘한 느낌이 들었다. 세라는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아무 것도 없었다. 서준은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래요?”

아니요.”

 

세라는 어색한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아무 것도 아니에요.”

 

공연히 이상한 분위기를 만들 이유는 없었다. 세라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일단 이 섬도 파악을 해야죠.”

아직 사람들이 지쳤어요.”

제가 하려고요.”

 

지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차피 이 섬에 있을 거라면 뭔가 다른 것을 파악해야 할 거였다.

 

“GPS는 되는 거잖아요.”

그렇죠.”

 

지아는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되는 거죠.”

하지만.”

어렵게 생각하지 마요.”

 

지아의 간단한 대답에 잠시 멍하니 있던 지웅은 웃음을 터뜨렸다. 지아는 멍하니 그를 쳐다봤다.

 

왜 웃어요?”

강지아 씨 신기해서요.”

그거 욕이죠?”

아니요.”

 

지웅의 장난스러운 대답에 지아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튼 가보려고요.”

내일 가보시죠.”

?”

내일 가봐요.”

 

무슨 말을 더 하려던 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오늘은 시간이 늦어서 그녀 혼자 움직일 수도 없을 거였다.

 

알겠어요.”

 

 

 

정말 다시 돌아다니려고요?”

. 그러려고요.”

아 내일부터 힘들어지겠다.”

 

윤태의 이런 말에 지아는 입을 내밀고 미간을 모았다.

 

이윤태 씨가 왜요?”

내일부터 같이 다녀야 하니까?”

뭐래요?”

 

지아는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흔들었다. 더 이상 윤태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 이건 오롯이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이었다.

 

내가 알아서 할 거예요.”

내가 도울 겁니다.”

안 그래도 된다니까.”

그러고 싶으니까.”

 

윤태의 대답에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고마운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