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어쩌다 우리[완]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3 [19장. 화해 3]

권정선재 2017. 8. 16. 23:30

19. 화해 3

이 섬에서 뭔가 찾을 수 있을 거 같아요?”

.”

 

지아가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이자 윤태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신기해요.”

뭐가요?”

강지아 기자님은 뭐든 다 자신감이 넘치시는 거 같아요. 저는 전혀 그런 적이 없어서 신기해요.”

저도 안 그래요.”

 

지아는 혀를 살짝 내밀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짧은 한숨을 토해낸 후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냥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거죠.”

그래도요.”

그냥 열심히 하는 거예요.”

좋다.”

뭐가 좋아요?”

늘 내 옆에 강지아 씨가 있는 거?”

 

윤태의 말에 지아는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도 윤태의 손을 확 끌었다. 윤태는 그대로 지아의 품에 안겼다.

 

, 뭐예요?”

 

윤태는 얼굴이 붉어진 채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냥 좋아서?”

 

지아는 윤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사랑해요.”

나도 사랑해요.”

 

윤태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지아와 눈이 마주하고 다시 입을 맞췄다.

 

우와. 뭐예요?”

 

그때 지아에게 오던 세연은 입술을 쭉 내밀었다. 지아는 혀를 살짝 내밀면서 윤태에게 몸을 기댔다.

 

너도 윤한이 데리고 와.”

그래야겠다.”

 

다들 불안하면서도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일단 이 우울함을 덜어내야 했다. 조금이라도 이 우울함을 잊어야만 했다.

 

 

 

무슨 말을 더 하시려고요?”

그냥 같이 앉으려고.”

 

지웅이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자신의 옆에 앉자 진아는 미간을 모았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선배 되게 이상해요.”

내가?”

. 선배요.”

그런가?”

 

지웅은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나는 그냥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게 그렇게 이상하게 느껴지는 건가?”

당연하죠. 도대체 왜 그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의지를 하세요? 선배 그런 분 아닌데 왜 그러세요.”

의지라.”

 

지웅은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랫입술을 살짝 물고 씩 웃고 고개를 저었다.

 

나는 뭔가 하고 싶은 게 아니야. 그냥 사람들이 하도록 그걸 그냥 두고 보는 게 전부인 거지.”

그러니까 그러면 안 되는 거죠. 여기가 도대체 어디인지 알고요? 그 사람들이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모르니까 그래.”

 

지웅의 말에 진아는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나나 성진아 승무원이나 아무 것도 모르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그냥 그 사람들을 지켜보는 거야.”

그게 위험할 수도 있지.”

그럴 수 있지.”

 

지웅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 것도 알려지지 않은 섬에서 이러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한 거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냥 기다릴 수는 없는 거잖아. 뭐라도 해봐야 하는 거니까. 안 그래요?”

하지만.”

다들 노력하는 거예요.”

 

진아는 한숨을 토해냈다. 지웅의 말이 뭔지는 알았지만 그래도 승무원으로 이래서는 안 되는 거였다. 조금이라도 더 사람들을 지켜야 하는 거였고 그들이 가만히 있게 해야만 하는 거였다.

 

그러다 누구라도 더 다치면 그거 누가 감당할 건데요? 결국 선배가 다 감당할 거잖아요. 아니에요?”

그렇죠.”

그런데요?”

그러니까.”

 

진아는 미간을 모았다. 지웅이 너무 간단하게 말을 하는 것 같아서 오히려 더 이해가 가지 않는 순간이었다.

 

선배가 너무 간단하게 말을 하는 것 같아서 나는 너무 불편해요. 도대체 왜 그러시는 건데요?”

그럼 내가 뭘 더 하기를 바라는데?”

뭐라고요?”

우리가 그 사람들을 제어할 수 있다고 믿어?”

그건 아니지만.”

 

진아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자신들이 하는 말대로 사람들이 하지 않을 거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그들을 보고만 있는 것도 이상한 거였다.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거였다.

 

조금은 더 우리가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하는 거죠. 그게 그 사람들을 위한 거잖아요. 아니에요?”

만일 우리가 배운 것처럼. 우리가 하는 그 행동대로 어떤 것이 나오면. 그게 가능한 거면 그게 답이겠지.”

그런데요?”

우리도 모르잖아. 아무 것도.”

 

지웅의 힘없는 대답에 진아는 침을 삼켰다. 아무 것도 모른다. 그건 자신도 지웅도 마찬가지였다.

 

그 누구도 답을 모르니까 그냥 그들을 보는 거야. 그리고 강지아 씨 자기 마음대로만 하는 거 아니잖아.”

뭐가 아니에요?”

늘 나에게 묻잖아.”

그건 그렇기는 하지만.”

 

진아는 한숨을 토해냈다. 지웅의 말이 옳았다. 지아는 늘 지웅에게 먼저 와서 무언가를 물었다.

 

강지아 씨. 자기가 마음대로 다 하는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아. 나에게 와서 묻고 그런단 말이야.”

그러네요.”

그리고 강지아 씨가 아니었더라면 우리 지금 여기까지 오지 못했어. 여기까지 온 거 전부 다 강지아 씨 덕이야.”

아니야.”

 

진아는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지아가 조금 지웅의 울타리 안에 있다는 것은 이해를 하지만 그 이상은 아니었다.

 

강지아 씨가 하는 게 실수일 수도 있죠.”

그게 아닌 게 답인 거 알아?”

? 그건.”

아무 것도 해보지 않았잖아.”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진아는 침을 꿀꺽 삼켰다. 어쩌면 지웅의 말이 옳을 거였다. 자신은 아무 것도 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선배님은 강지아 그 사람이 그냥 그렇게 행동하는 거. 그거 그냥 계속 두고 보시겠다는 거죠?”

.”

아니죠.”

 

진아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무 답이 없다고 해도 아무 권리도 없는 사람에게 그럴 수 없었다.

 

그거 아니에요.”

뭐가 아닌 건데?”

아니.”

성진아 승무원 조금 내려놔요.”

 

지웅의 미소에 진아는 혼란스러웠다. 도대체 자신이 뭘 더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그걸 모르면 자기는 아직 승무원이 아닌 거지.”

뭐라고요?”

 

지웅의 말에 진아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지웅의 말이 자꾸만 자신을 더 무능하게 바라보는 것 같았다.

 

그러는 선배는 저를 한 번이라도 제대로 된 승무원이라고 생각을 하신 적이 있으세요? 아니잖아요.”

그래. 없지.”

 

지웅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진아는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물었다. 지웅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는 성진아 씨는?”

제가 뭘요?”

한 번이라도 나에게 제대로 된 승무원으로의 뭔가를 보여준 적이 있어?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잖아.”

제대로 봐줘야 있는 거죠.”

그래.”

 

지웅은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잘못한 건데.”

왜 그러시는 건데요?”

뭐가?”

아니.”

 

진아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웅이 자신에게 도대체 왜 이러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선배님이 그러신다고 해서 제가 무조건 고마워 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마세요 선배가 그런다고 해서 제가 생각을 다르게 하지 않아요. 저는 강지아 씨가 싫어요. 그 여자 믿고 싶지 않다고요.”

그래.”

 

지웅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진아가 무슨 말을 하는지 그 누구보다도 그가 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네가 뭐라고 하더라도 나는 더 강지아 씨에게 기대고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야.”

그게 무슨 말이에요?”

강지아 씨만이 할 수 있는 게 있으니까.”

 

진아는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물었다. 강지아만 할 수 있는 것. 진아는 머리를 뒤로 넘기며 고개를 저었다.

 

그게 잘못이라고요. 그거 제가 할게요. 제가 할 수 있는 거. 그런 것들 전부 다 제가 할게요.”

그래 줄 거야?”

?”

부탁해.”

아니.”

 

지웅이 갑자기 자신의 편을 들자 진아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자기도 승무원이니까.”

그래야죠.”

 

진아는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할게요.”

고마워.”

아니요.”

 

지웅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진아는 한숨을 토해냈다. 뭔가 홀린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못 막는다고요?”

. 죄송합니다.”

미친.”

 

신문사장과 만난 영부인은 주먹을 세게 쥐었다.

 

왜 안 된다는 거죠?”

이미 다 찍혔어요.”

새로 찍어요.”

아니요.”

이봐!”

 

영부인은 곧바로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해서 당신을 그 사장 자리에 놓은 건데. 도대체 무슨 말을 지껄이는 거야!”

이미 늦으셨습니다.”

뭐라고?”

가서 대통령님을 설득하세요.”

대통령?”

 

영부인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대로 물런라 수 없었다. 더 이상 자신이 망가질 수는 없었다.

 

더 큰 뉴스를 줄게요. 그러면 적어도 서울에 그거 하나 끼워넣을 시간은 충분할 거 같은데? 아닌가?”

하지만.”

일단 내가 여기에 주잖아요. 조중동도 아니고 한경도 아니고 말이에요. 어때? 뉴스가 될 거야.”

 

신문사 사장은 침을 꿀꺽 삼켰다.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건지. 신문사 사장 이마에 더 깊은 주름이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