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혹성탈출 – 종의 전쟁, 엄청 화려한데 맛은 그다지
Good - [혹성탈출] 시리즈를 사랑하는 사람
Bad – 더 새로운 것을 원하는 관객
평점 - ★★★ (6점)
[혹성탈출 – 종의 전쟁] (이하 [종의 전쟁])은 3부작 시리즈의 마지막이니 만큼 꽤나 큰 기대를 한 작품이었습니다.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이하 [진화의 시작])을 통해서 완벽히 새로운 프리퀄을 선보인 시리즈인 만큼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었으니까요. 특히나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이하 [반격의 서막])이 살짝 루즈하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3부작에서 마무리가 되는 만큼 명확한 어떤 지점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종의 전쟁]은 전혀 그런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진화의 시작] 정도의 신선한 충격을 주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반전의 서막] 정도의 볼거리는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종의 전쟁]은 제목과는 다르게 ‘시저’의 고민이 영화의 모든 부분을 차지합니다. 더 이상 유인원이 아니게 된 거 같은 ‘시저’의 이야기를 통해서 영화는 무언가를 말하고자 하지만 사실 그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수많은 헐리우드 영화에 등장하는 멍청한 남성 캐릭터를 그저 답습하고 있을 테니까요. 유인원의 꼴을 하고, 그것도 엄청나게 똑똑한 유인원의 꼴을 하고 나서 하는 것이 가장 멍청한 남성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게 참 답답하게만 느껴질 따름입니다.
특히나 이번 [종의 전쟁]은 [혹성탈출]로 이어지기 위한 부분인 만큼 더 풍성한 이야기를 기대했건만 영화는 전혀 그런 것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영화는 듬성듬성 이어지며, 그 빈틈을 제대로 메워야 한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두 시간이라는 시간은 시리즈에 대해서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아무런 애정도 느끼지 못할 게 분명해 보입니다. 그리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것이 아닌 만큼 영화는 더더욱 지루한 순간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 안에서 ‘시저’가 성장을 하기 위한 어떤 행동을 하는데 그것이 너무 길게 느껴지고요. 노예의 모습을 그리는 부분에서는 어떤 것을 생각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건 너무나도 단편적인 부분입니다. 시종일관 어둡고 낯선 느낌의 [종의 전쟁]은 이전 두 편의 영화가 완벽하게 쌓아온 얼개를 완벽하게 무너뜨리는 느낌입니다. 조금 더 잘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차라리 러닝타임을 줄였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깁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이성적이던 ‘시저’가 너무나도 감성적으로 변해서 어떤 판단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순간에서는 답답함까지 생깁니다. 여기에 여성에 아역인 ‘노바’ 역시 다소 답답한 행동을 하는 순간이 있어서 왜? 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게 하는데요. 더 이상 새로움을 선사할 수 없는 영화이니 만큼 스토리를 조금만 더 다듬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다만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종의 전쟁]은 압도적인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는 합니다. [진화의 시작]이 신기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기술력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사실이었으니까요. 이번에는 눈동자라거나 털 같은 모습에서 어떻게 이런 기술이 가능한 거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세밀하게 그려냅니다. 지금 영화의 기술이라는 것이 어디까지 진화했는지 그것을 보여줄 수 있는 순간이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정작 스토리는 이 엄청난 기술력을 보완할 만큼 훌륭하지 않으니 왜 이렇게 훌륭한 기술을 낭비할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는 합니다. 조금 더 ‘시저’의 고뇌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있었으면 싶지만 정작 그런 것도 아니고요. 그저 한 장을 제대로 닫기 위해서 인물들을 퇴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 이런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기존의 시리즈에 비해서 다소 힘을 준 것 같은 전투 장면이 후반에 나와서 그 아쉬움을 아주 조금이나마 달래주기는 하지만 너무 적은 부분이고요. 다만 [종의 전쟁]에서 인간이 얼마나 더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부분은 꽤나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도 영화 속 인물들과 마찬가지일 테니까요. 애정이 아니면 다소 보기 힘든 영화가 아닐까 싶은 [혹성탈출 – 종의 전쟁]입니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노바’와 ‘모리스’의 유대
둘 - ‘노바’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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