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매기스 플랜, 포장지랑 다른 젤리
Good – 편안하게 즐길 코미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Bad – 최소한의 윤리는 지켜야 하는 거 아니야?
평점 – 7점
자신이 생각한 이상적인 가정을 위해서 남의 남편을 빼앗아 살더니 마음에 안 들어 반품하는 여자 이야기로만 알고 있었기에 [매기스 플랜]은 굉장히 불편한 영화였습니다. 이거 정말 막장 아니야? 하지만 이렇게 말하기에 [매기스 플랜]은 너무 괜찮습니다. 자신의 이상에 따라 행동하다가 실패한 것을 깨달은 여성의 고군분투 되돌리기 [매기스 플랜]은 보는 내내 편안해지는 영화입니다. 물론 기본 설정은 다소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해소해주는 것은 ‘매기’ 역할을 맡은 ‘그레타 거윅’의 매력 덕분인데요. [프란시스 하]를 통해서도 독특한 매력을 선보였던 그녀는 이번에도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입니다. 뭔가 전형적이지 않은 괴짜 같으면서도 전형적인 것을 원하는 존재인데요. 결혼은 원하지 않는 주인공이 아이를 가지기 위해서 노력하는 순간에서부터 영화는 시작합니다. 어떻게 보면 미국 시트콤에서 전형적으로 보던 상황이고 그렇게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은 소재이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의 남편을 빼앗는 것까지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죠. 다만 그 남자를 반품하려고 하는 순간? 이 영화는 달라집니다. 남의 남자를 빼앗아서 반품하기 유쾌하면서도 독특한 설정입니다.
영화는 굉장히 흐름이 빠른 편인데, 시간을 빠르게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넘긴 채 큰 사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매기’가 ‘존’을 만나서 그에게 끌리게 되는 순간. 그리고 그와 가정을 만들지만 점점 ‘존’이 실패한 인생이 되어가는 순간. 그리고 ‘존’과 그의 전 아내 ‘조젯’을 다시 엮어주기 위해서 노력하는 순간들이죠. 영화는 보면서 전혀 이해가 안 되기도 합니다. 아니 저렇게 말도 안 되고 제멋대로 사는 인간도 두 여자가 좋아한단 말이야? 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게다가 대학 교수씩이나 하다니. 미국이라는 사회가 얼마나 자유로운 사회이고 관대한 사회인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영화는 크게 어려울 것 없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줄거리를 따라 흘러가게 됩니다. 영화는 오롯이 ‘매기’의 입장에 대해서 그리는 만큼 이해하는데 그렇게 큰 이해를 요구하지 않는데요. 다만 그녀의 입장에 대해서 공감을 할 수 있는지는 전혀 다른 종류의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녀가 옳은 것인지 틀린 것인지에 대해서 누구도 판단할 수 없지만 그런 삶을 무조건 적으로 지지하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물론 친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는 그녀가 특별하게 느껴지기는 합니다. ‘매기’가 자신의 계획을 이루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순간은 이해는 가거든요.
다만 특별한 설정의 영화인 데다가 같은 상황을 반복하는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중반 이후에 뭔가 늘어지는 느낌이 드는 것은 아쉽습니다. [매기스 플랜]처럼 이 부분을 완벽하게 해소하려고 했던 영화가 이런 느낌을 주는 것은 더욱 아쉬운 대요. 보통 이런 류의 영화들이 비슷한 패턴을 몇 번 반복하면서 지루함을 선사하는 것과 다르게 [매기스 플랜]은 계속 새로운 일이 벌어지면서도 묘하게 지루함을 선사합니다. 그러면서 초반에 톡톡 튀는 부분이 줄어드는 것 같기도 한데요. ‘매기’가 자신이 생각한 삶과 자신의 삶이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별로 변화하지 못하는 것을 보여주기에 보는 입장에서도 편하지 않아서 이런 감정이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조금 더 당당하게 행동을 해도 될 텐데, ‘매기’는 어른이 되지 못한 채 계속 유치하게 행동을 하거든요. 이제는 더 이상 자기 혼자만 생각한 채로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이, 이제 아이를 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존재인데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매기’의 친구 ‘토니’를 통해서 기본적인 위트를 끝까지 붙잡으려고 하는 느낌입니다. 영화에 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마다 정확히 찍어주면서 분위기를 반전하려고 노력하거든요. 기발한 줄거리에 비해서 특별할 것 없지만 가볍게 시간을 보내기에 괜찮은 영화 [매기스 플랜]이었습니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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