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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공범자들, 친구들과 같이 먹는 라면

권정선재 2017. 8. 25. 15:35

[맛있는 영화] 공범자들, 친구들과 같이 먹는 라면

 

이명박근혜 시절은 저의 20대였습니다. 08학번이었으니까 정확히 이명박과 같이 그 시절을 살아간 거죠. [공범자들]은 제가 사랑했던 마봉춘이 어떤 일을 당하는지. 그리고 지금 어떤 상황인지 말해주는 영화입니다. 최승호감독의 전작인 [자백]에 비해서 확실히 매끄러운 영화라는 생각이 드는데 참 많은 생각을 들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과연 이 영화를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왜 이 영화가 나와야 하는 것인지 말이죠. 지난 촛불 집회 이후에 우리는 세 번째 민주 정부를 맞았습니다. ‘문재인이라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고 수많은 개혁이 이뤄지고 있죠.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MBCKBS는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어쩌면 영화 속에 나오는 부역자의 말처럼 차라리 MBC가 민영화 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지금 SBS처럼 시류에 편승하려는 시도라도 할 테니 말이죠. 우리가 그토록 사랑하던 방송국이 어떻게 망가졌는지. 그리고 그 안의 사람들이 어떤 고초를 겪고 있는지 영화는 자세하게 그려줍니다. 그리고 평범한 다큐를 보기 위해서 극장에 앉은 관객들은 울컥하게 됩니다. 내가 사랑하던 동경하던 이들이 저기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 가슴이 콱 막히는 기분이 듭니다.

 

문화방송의 전종환전 아나운서이자 기자를 좋아했습니다. 그의 라디오를 꼭 듣고 사연도 보냈죠. 동경하고 싶은 남자였습니다. [논스톱] 시리즈를 보면서 중학교 시절을 보냈고, [안녕 프란체스카]를 보면서 그런 시트콤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사랑하던 문화방송이 죽은 이후인 지금 관심이 없었던 수많은 시민들에 손을 내미는 느낌입니다. 제발 이제라도 잡아달라고 말이죠. 팟캐스트가 생겨난 지금 사람들은 굳이 지상파를 그렇게까지 챙겨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지상파를 보지 않고 그곳에서 들어야 하는 뉴스들은 알아서 팟캐스트를 통해서 듣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곳의 사람들은 뭔가를 하기 위해서 싸우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저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묵묵히 그것을 보던 사람들이 아니었죠. 그리고 우리가 모르게 그들은 잘려나갔고 또 밀려났습니다. 수많은 부역자들이 그 자리에 있고. 그 부역자들은 지난 정권을 만들어낸 적폐이며 그것을 제거하지 않으면 결국 같은 일이 일어날 거라는 것을 영화는 표현합니다. 그것을 건조하게 그려내지 않고 우리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말을 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시민들이 공영방송을 외면하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공범자들]은 자세하게 보여줍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공범자들]이 우리를 나무라는 것은 아니고 그저 그들의 모습을 묵묵하게 보여주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그저 묵묵히 보여주는 이 순간에 많은 것들이 보여집니다. 우리가 잊고 있던 순간에도 공영방송에서는 저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구나. 라고 말이죠. 우리가 아는 사람들도 보이고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하지만 그 구성원들은 지금도 열심히 싸우고 있죠. MBC가 다시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고 KBS 기자들이 올바른 뉴스를 만들기 위해서 싸우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는 올바른 언론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거죠. 이 상황에서도 지난 정권의 부역자들. 공범자들은 함께 하고 있죠. 이 모든 것의 정점에 있는 MB를 보는 순간 정말 답답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대체 왜 나보다 나이가 많은 이들은 그를 뽑았는가? 그리고 왜 나는 박근혜의 당선을 막지 못했는가? 왜 더 열성적으로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았는가.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고. 조금 돌아가야 하지만 그래도 다시 원래대로 돌릴 수 있다고. 시사투나잇이 있고. 김혜수가 진행하던 W가 돌아오고. 우리가 방송국의 모든 아나운서들의 이름을 알고 기자들을 떠올릴 수 있는 순간이 다시 올 수 있다고 [공범자들]은 말합니다. 이명박근혜의 공범자들을 몰아내는 공범자가 되기 원한다면 [공범자들] 어떠신가요?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