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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저스티스 리그, 옆집 베끼기

권정선재 2017. 11. 21. 22:52

[맛있는 영화] 저스티스 리그, 옆집 베끼기

 

개인적으로 마블보다는 DC가 더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팬이기에 [저스티스 리그]의 생각보다 아쉬운 작품성에 먼저 아쉽다는 말부터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 인터넷 반응을 보니 [저스티스 리그][베트맨 대 슈퍼맨]보다 낫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아서 제 취향이 유난히 마이너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그 동안 DC가 마블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강하던 액션이 상대적으로 약해진 느낌이 들어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 동안 스토리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빈약하더라도 그 모든 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압도적인 액션이 선보였는데 이번 [저스티스 리그]에서는 이 부분이 돋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스토리에 있어서도 그다지 뛰어난 부분을 보이지 않는데요. 그 동안 DC만이 가지고 있던 강점을 내려놓고 최대한 성공한 프랜차이즈인 마블을 따라가려고 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결과 대중에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평을 듣는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죠. 하지만 성적은 그 동안 DC 영화에 비해서 나쁜 편 같습니다. 욕은 먹더라도 엄청난 팬들이 몰린 것과 다르죠. 액션에서 힘이 빠진 [저스티스 리그]DC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차근차근 솔로 무비를 준비한 마블과 다르게 한 번에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하다 보니 [저스티스 리그]는 더더욱 스토리를 나아갈 수 없어 보입니다. 마블이 드라마와 영화의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스토리를 만들어나가는 것과 다르게 이상하게 DC는 완벽하게 전혀 다른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드라마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애로우, 플래시 등이 전혀 연결이 되지 않는 것은 개인적으로 아쉬워하는 부분입니다. ‘애즈라 밀러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낯선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하지만 한 편 안에서 새로운 인물들을 등장시키려고 하는 것 치고는 그다지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개개인의 인물들이 앞으로 팀으로 이뤄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을 느끼는 이야기가 또 나온다면 모르겠지만, 일단은 자신들이 왜 팀이 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뭉쳐야 하는지에 대해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괜히 이런 부분에서 복잡하고 관객들을 복잡하게 하는 이야기를 만들지 않는 느낌이거든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아쉬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가장 낯선 사이보그의 탄생에 대해서 다뤘지만 가장 익숙한 플래시에 대해서 너무 대충 넘어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새로운 팀이 등장하는 데 가장 합리적인? 영화를 만든 것 같습니다.

 

배트맨밴 애플랙은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자신이 희생할 각오를 한 부분을 섬세하게 연기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배트맨과 많이 다르다는 것이 [저스티스 리그]의 특징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 노회하고 지친 배트맨의 모습. 이게 슬프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 편으로는 결국 DC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블이 어차피 이런 류의 영화에서 뭐가 더 중요해? 라고 주장을 하면서 미친 듯 앞으로만 나아가는 것과 다르게 DC는 조금 더 현실과의 연관성을 가지고 가는 편이니까요. 이런 현실 앞에서 히어로가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 거 같습니다. 물론 그 멋있는 히어로의 지친 모습을 보는 것은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말이죠.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팀을 지키고자 하는 모습까지 나올 정도로 어른스러운 배트맨의 모습은 너무 멋지게만 느껴집니다.

 

갤 가돗이 연기한 원더우먼은 이번에도 숭고하며 영웅적인 면모를 부각합니다. 개인적으로 DC가 그래도 마블보다 낫다는 것은 여성 캐릭터를 조금 더 중심에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맨 오브 스틸]에서도 여성 캐릭터가 중요한 빌런 중 하나로 등장했으니까요. ‘원더우먼은 지난 솔로 무비에서의 모든 고민을 다 뒤로 한 채 인간들을 위해서 숭고한 뜻을 펼치는 영웅으로 그려집니다. 망설이지 않고 위험에 있어서도 앞으로 나아가죠. 비록 능력의 한계는 분명하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이상을 발휘하고자 노력하는 캐릭터입니다. 이상하게 솔로 무비에 비해서 능력이 격하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밸런스를 위해서는 당연한 거겠죠. 팀의 균형을 정확히 맞추면서도 능력까지 가지고 있는 멋진 여성이라 누가 봐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애즈라 밀러는 까불거리는 느낌의 플래시를 연기했는데 그 동안 맡았던 연기에 비해서 많이 가벼웠지만 꽤나 잘 표현한 느낌입니다. 마블에 있어서는 스파이더맨의 역할과 비슷한 역할을 맡게 된 거 같은데요. 그 동안 무거운 연기. 혹은 청소년기를 어렵게 겪는 느낌? 이런 쪽의 배우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기에 마냥 장난스러우면서도 행복해 보이는 소년의 모습을 보는 것이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물론 앞으로 그의 솔로 무비가 제작이 된다면 어머니를 잃은 일에 대한 것이 진지하게 나오고 리버스 플래시 등이 나오면서 복잡한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소년의 아픈 성장통이 그려지겠지만, 일단 [저스티스 리그]에서는 그저 해맑은 소년이니까요. 가장 소년다움을 잘 선보이며 해맑은 히어로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제이슨 모모아가 연기한 아쿠아맨은 그리 많은 말을 하지 않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무게가 느껴지는 캐릭터였습니다. 사실 낯선 캐릭터이기에 그다지 정이 가지는 않습니다. 그 동안 아쿠아맨이라는 캐릭터를 알게 된 것은 [빅뱅 이론]이라는 시트콤 속에서 언급된 것이 전부였으니까요. 물고기 오줌을 먹는 거냐는 그런 이야기만 나오던 캐릭터였기에 과연?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 신급의 능력을 쓰는 것이 엄청나게 매력적으로 그려집니다. 물을 자유자재로 다루지만 이쪽도 뭔가 사정이 있는지 자신의 능력을 모두 다 발휘하지는 못하는 거 같습니다. 돌아온 탕자 같은 느낌인데 앞으로 솔로 무비에서 어떤 이야기를 펼칠지 가장 기대가 되는 캐릭터입니다. 많은 것을 보이지 않지만 그 자체로 완벽한 히어로의 느낌입니다.

 

레이 피셔가 연기한 사이보그[저스티스 리그]에서 가장 많은 부분이 할애되고 아버지와의 이야기까지 그려지는 느낌입니다.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지만 그런 아들을 두려워하는 아버지를 바라만 봐야 하는 마음이 제대로 그려졌다고 해야 할까요? 자신이 인간이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인간을 넘어서는 능력을 가진 것에 대해서 두려워하지만 그것이 어떤 숙명. 그리고 자신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을 알고 두려움 없이 받아내는 역할입니다. 가장 위험할 수도 있는 일을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앞으로 나서는데요. 가장 히어로다운 모습. 그리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기대가 전혀 되지 않았던 캐릭터였는데 [저스티스 리그]를 보고 난 이후 더 궁금해진 캐릭터입니다.

 

헨리 카빌은 다시 한 번 슈퍼맨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지만 망한 DC를 살린 캐릭터이니 만큼 이번에도 압도적입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힘을 가지고 있다니.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히어로들을 압도하는데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생과 사를 정하게 된다는 사실에 혼란을 겪지만 그래도 자신이 살아온 인간다운 모습. 그리고 자신이 꿈꾸는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서 히어로의 모습으로 나아가는 것이 매력적으로 그려집니다. 아무래도 부활한 모습이니 만큼 이전의 슈퍼맨에 비해서 다소 지친 느낌으로 다가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숭고하고 영웅적인 모습이 고스란히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고전적인 히어로의 탄생이고 숭고하기에 다소 구시대적일 수도 있는데 현대적인 감각과 잘 어울린다고 해야 할까요? 그리 긴 분량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능력을 선사합니다.

 

여섯 히어로를 모두 다뤄야 하는 만큼 다소 아쉽지만 그 만큼 볼거리는 충분한 영화가 [저스티스 리그]가 아닐까 싶습니다. 분명히 보면서는 이게 DC 영화라고? 이거 내가 생각하던 DC 영화와 다른데. 다소 지루한 거 같은데? 라고 느끼면서 휴대전화를 확인하지 않았거든요. 시간이 가는 것을 모르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영화가 해야 하는 일은 충분히 해야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다소 낯설 수 있을 거 같은 DC의 히어로들을 제대로 그려낸 거 같고요. DC에 이토록 다양한 히어로들이 있었고, DC의 히어로들이 얼마나 인간적인지를 보여줄 수 있기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무겁기는 하지만 그렇기에 현실적이고, 신들이라고 불릴 정도로 엄청난 능력을 가졌지만 인간적인 고뇌를 하는 히어로들의 모습을 보는 일은 그리 나쁜 감정은 아니니까요. 어릴 적 꿈꾸던 히어로들의 모습을 실사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 영화입니다. 그리고 다른 장으로 넘어가기 위해서 최대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것도 흥미롭고요. 오직 여섯 히어로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서 곁다리를 많이 주지 않는 것 역시 좋습니다. 떡밥만 남긴 채 다음으로 이야기를 넘기지도 않고요. 영화 자체의 재미만을 생각한다면 크게 실망하지는 않을 [저스티스 리그]였습니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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