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에드워드, 장인이 만든 요리
[에드워드] 시사회에 다녀온 후 쓴 리뷰입니다.
영화를 많이 보면서 영화라는 것을 누가 먼저 만들게 되었을까? 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누가 이런 것을 만들었기에 오늘날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게 했을까? 어떻게 더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거죠. [에드워드]는 실존 인물인 ‘에드워드 마이브리지’를 통해 영화의 시작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보니 영화는 굉장히 진지하고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그러다 보니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거기에서 한 인간의 이야기. 그리고 그 열정이 고스란히 묻어나다 보니 매력이 느껴집니다. 한 인간에 대해서 이렇게 진지하게 풀어내는 영화를 쉽게 만나볼 수 없기에 영화를 보면서 푹 빠져들게 됩니다. [에드워드]가 더 좋은 이유는 이것을 추상적으로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영화가 하고자 하는 바는 그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살았던 사람인지. 그리고 얼마나 자신의 꿈을 위해서. 그 예술을 향해서 나아가지는지 우직하게 밀고 나갑니다. 다소 괴팍하게까지 보이는 한 인간의 이야기를 그려내기에 영화는 더욱 진지합니다. [에드워드]는 한 인간의 예술에 대한 집착, 그리고 사랑에 대해서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다만 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만을 집중해서 그리는 만큼 다소 지루한 순간이 있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게다가 점점 더 광기에 사로잡히면서 영화는 다소 단조로운 순간으로 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에드워드’가 예술에 대해서 미치고 집착하면서 점점 더 출연하는 인물이 줄어들거든요. 그리고 후반으로 가면 ‘에드워드’가 다소 애매한 행동을 보이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예술을 향해서 무조건 나아가는 거 같으면서도 동시에 아내가 자신을 사랑해주기를 바라는 거 같거든요. 가족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 같으면서 다시 예술로 빠져들기도 하고 말이죠. 개인적으로 비극적인 인생을 살았던 한 개인의 이야기이니 만큼 이런 류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거 같기는 하지만 조금 러닝타임이 줄어들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혹은 조금 더 인물간의 관계에 집중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도 더 나았을 거 같거든요. 그렇지만 우리가 잘 모르던 한 개인의 이야기를 그려내기에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에드워드’의 입장에 완벽하게 몰입하게 된다면 후반에 다소 힘을 잃는 이야기에도 끝까지 쫓아갈 수 있게 됩니다. 다 보고 나면 뭔가 묘한 기분이 남는 것 같아요. 한 개인에 대한 광기 어린 예술에 대한 집착이 바로 [에드워드]의 강점이자 약점인 것 같습니다.
‘에드워드 마이브리지’ 역은 ‘마이클 에크런드’가 연기했습니다. 한 개인이 예술에 대해서 완벽하게 집중하는 것을 이렇게 제대로 그려낼 수 있을까 싶어서 깜짝 놀랄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연기를 선보입니다. 특히나 다소 나이가 들어보이는데 노인의 모습을 그리는 것. 그리고 허리가 굽은 것까지 ‘마이클 에크런드’는 완벽하게 표현합니다. 눈을 가늘게 뜨면서 상대방을 집중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까지 모두 다 ‘마이클 에크런드’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해서 광기에 사로잡히면서 아내를 홀로 두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정말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과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사이에서 망설이는 역할입니다.
‘에드워드’의 사랑을 받는 아내이자 흔들리는 여인 ‘플로라’는 ‘사라 캐닝’이 연기했는데요. 예술가 ‘에드워드’를 사랑해서 먼저 그에게 다가가는 역할인데요. 점점 더 남편이 자신보다 예술에 집중하면서 푹 빠져드는 순간에 흔들리는 역할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뭘 해야 할지. 그리고 자신이 뭘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역할인데요. 남편을 위해서 희생하다가 점점 그것을 견디지 못하는 역할입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예술적인 열정을 살리고자 하지만 남편으로 인해서 그것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역할입니다. 초반에는 도도하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밝히는 여성이지만, 점점 더 갇혀서 지쳐가는 모습이 도드라지게 표현이 되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섬세하면서도 묘한 비밀을 가진 느낌까지 모두 다 잘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숭고한 예술가의 이야기이니 만큼, 영화 팬들에게는 최고의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게다가 비운의 천재라는 것이 더 관심을 끌어내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모든 것을 먼저 만들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이상을 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그 누구도 제대로 기억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에드워드]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첫 영화는 ‘에드워드’가 개발한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잘 모르는 인물의 집착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보니 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었던 영화인 거 같습니다. 다소 수위가 높은 장면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을 전혀 외설적으로 그려지지 않고 오직 예술로만 그린다는 것이 긍정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맨 처음 만났던 영화가 어떤 식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한 개인의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그 인생을 모두 다 쏟아 부은 것인지 고스란히 그려지는 느낌입니다. 낯선 인물에 대한 영화이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푹 빠져서 볼 수 있을 영화인 것 같습니다. 진지하게 푹 빠져서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영화. 한 개인의 예술에 대한 광기 어린 집착으로 인해서 자신의 삶과 모든 것까지 망쳐버리게 되는 이야기, 끝까지 몰고 가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 [에드워드]였습니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에드워드가 아내에게 활동 사진을 보여줄 때
둘 - 에드워드가 누드 사진을 깨닫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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