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굿 타임,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는 모든 몰입의 순간
[굿 타임] 시사회에 다녀온 후 쓰는 리뷰입니다.
Good – 몰입도 높은 범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Bad – 불친절한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
평점 - ★★★★ (8점)
이토록 몰입도가 높은 영화를 정말 간만에 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굿 타임]은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그리고 결말도 예측할 수 없이 쉴 새 없이 달리는 영화입니다. ‘로버트 패틴슨’이 형 ‘코니’역을 연기하는데, 그는 지적장애 동생과 더 이상 뉴욕에서 행복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면서 은행을 털어서 그곳을 벗어나고자 합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순조롭게 끝이 날 거라고 생각을 한 그 순간 두 사람에게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연달아 벌어지면서 두 사람의 밤은 쉴 새 없이 흔들리게 됩니다. 사실 그다지 친절한 영화는 아니기에 영화가 도대체 뭘 말을 하고자 하는 건지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운 영화입니다. 그저 두 사람에게 흔들리는 시간이 주어지고 그 시간을 미친 듯 쫓아가기만 하는 영화인데요. 경찰들이 그들을 쫓아다니고 있는 만큼 그들은 어디로 튀어갈지 모른 채로 여기저기로 옮겨가는 존재들입니다. 치밀한 범죄 영화가 아닌 만큼 그들이 특정상한 상황에 몰리게 되고 거기에서 당황하는 것이 영화의 가장 중심적인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와중에서도 ‘코니’는 ‘베니 사프디’가 연기한 ‘닉’을 지키기 위해서 고군분투합니다. 형제가 뉴욕이라는 도시에서 탈출하고자 하면 할수록 더 벗어날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굿타임]은 그다지 친절한 영화라고 할 수 없는데, 서사를 한 번에 보여주지도 않고 인물의 얼굴을 크게 잡으면서 전체적인 상황을 한 번에 파악하게 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 답답함이 거꾸로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는 느낌입니다. 아무 단서도 달아주지 않기에 오히려 영화에 더욱 푹 빠져서 한 부분을 지켜볼 수 있게 되는 거죠. 영화는 이렇게 순순히 모든 일이 풀려도 되는 건가? 싶은 순간에 바로 반전이 일어나고 그 순간 다시 복잡한 덫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리고 ‘코니’가 ‘닉’과 헤어지고 나서 영화는 더욱 극적인 순간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코니’가 ‘닉’을 구하기 위해서 돈을 마련하게 되고 ‘코니’는 점점 더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험에 끌어들이기도 하고, 동생을 병원에서 직접 데리고 나오기 위해서 위험한 선택을 하죠. 이런 선택들이 쉴 새 없이 이어지면서 관객들은 주먹을 꽉 쥐고 그 선택을 지켜보게 됩니다. ‘로버트 패틴슨’이 있는 공간 자체가 넓은 공간이 아닌지라 영화는 더욱 불안한 순간들로 관객들을 이끄는 느낌입니다. 누군가에게 쫓기는 먹잇감이 되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서라도 그 순간에서 벗어나고자 하면 할수록 ‘코니’가 더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것을 보면서 관객들은 같이 안타까워하면서 그 상황에 공감하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한 ‘코니’는 동생을 위해서 뭐든 다 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물론 이런 그의 선택으로 인해서 거꾸로 동생이 위험에 빠진 것이 아이러니하긴 하지만 말이죠. 할머니가 ‘코니’에 대해서 제대로 대우를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 그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뉴욕에서 벗어나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가 행동을 하면 할수록 두 사람은 더욱 위험한 순간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 동안 그저 잘 생긴 배우라는 이미지를 선사하던 ‘로버트 패틴슨’은 이번 역할을 통해서 더 이상 그런 배우가 아니라는 사실을 오롯이 증명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멋대로 덕지덕지 자란 수염부터, 옷도 추레하게 보이고 얼굴도 뭔가 퀭한 느낌을 선사하고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이런 그의 노력이 빛을 발해서 그는 더욱 매력적이고 완벽하게 ‘코니’ 역을 연기합니다. 자신이 뭔가 하면 할수록 궁지로 몰리게 되고, 그 순간 다시 또 다른 선택을 해서 그 상황을 모면하고자 하는 것이 연달아 이어지거든요. 이 순간들에 그의 번뜩이는 재치와 동시에 불안함을 느끼는 순간들. 그리고 ‘닉’을 위해서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모든 것들이 어우러지면서 이 역할은 더욱 입체적이고 폭발적인 무언가로 표현이 됩니다. ‘로버트 패틴슨’은 완벽한 ‘코니’가 되어서 그 동안 그가 보여주지 못했던 최고의 연기를 선사합니다.
‘로버트 패틴슨’을 중심에 둔 채로 이리저리 흔들리는 영화는 [굿 타임]의 몰입도를 높이는 영리한 방법입니다. 상황이 변하고 같이 있는 인물이 변하는 순간에도 ‘코니’는 그 누구도 믿지 않고 스스로의 선택만을 믿은 채 앞으로 행동합니다. 영화는 이 상황에서 자꾸만 변하는 배경에서도 결말을 생각할 수 없게 만드는데 이게 요즘 영화와 다른 지점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100분이라는 시간을 꽉 채우면서 달려가는데 마지막 한 순간까지도 허투루 쓰지 않는 것이 꽤나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쉴 새 없이 음악까지 영화를 꽉 채우고 있습니다. 음악 역시 영화를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효과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요. 길지 않은 분량에 등장하는 역할들도 오롯이 자신의 역에 빠져서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빠집니다. 특히나 ‘코니’가 자동차를 타고 상황을 모면하려고 하는 순간마다 마치 미국에서 범죄자를 추격하는 순간처럼 원거리에서 잡아주면서 더 사실 같은 느낌을 선사합니다. 어두운 장면이 주로 나오고 흔들리기에 처음에는 뭐 이런 영화가 다 있지? 라는 생각이 들게 되지만 이내 영화에 푹 빠지게 되고 그들의 다음 행보를 궁금해 할 수밖에 없을 거 같은데요. 낯선 느낌이지만 엄청난 흡인력을 가진 채 관객을 흥분시키는 영화 [굿 타임]입니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동생을 구하기 위해 병원에 잠입한 ‘로버트 패틴슨’
둘 - 피할수록 더 위험에 들어가는 ‘로버트 패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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