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탠저린, 형광색 오렌지
[탠저린] 시사회에 다녀온 후 쓰는 리뷰입니다.
Good – 미친 듯 달리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Bad – 완벽한 서사를 사랑하는 사람
평점 - ★★★★☆ (9점)
이토록 미친 영화의 발견이라니. [탠저린]은 2018년에 기억될 영화 중 한 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폰으로 찍었다는 것만 해도 신기한데 영화 내용 역시 이토록 새로울 수 있다니. 감옥에 있다가 나온 트랜스젠더 ‘신디’는 남자친구가 진짜 여성과 바람을 피웠다는 것을 알고 그와 그녀를 응징하기 위해서 그들을 찾아 나섭니다. 간단한 줄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영화의 인물들이 소수자들이라는 것입니다. 성소수자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아제르바이잔 이민자까지 등장하면서 영화는 평소에 주인공이지 못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쉴 새 없이 터뜨립니다. 기본적으로 자주 보지 못하던 인물들이니 만큼 시선이 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영화의 독특한 진행 방식 역시 영화에 푹 빠져들게 만드는데요. ‘신디’의 행동을 따라가면서 마치 실제로 일어난 일인 것처럼 모든 것을 지켜보게 만듭니다. 여기에 관객들이 생각하던 대로 흘러가는 이야기 같은 것은 전혀 없습니다. A라고 생각을 하면 C로 튀어가 버리는 식으로 진행이 되는데 이게 또 유쾌하게 다가옵니다. 사랑 하나만으로 생각하는 ‘신디’를 보는 것도 매력적이고요. 가장 특별하기에 가장 평범하고 공감을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탠저린]이 보통 영화들과 다른 이유는 주인공이 소수자라는 것과 함께 동시에 여러 이야기가 진행이 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영화는 관객이 스스로 생각을 하기 바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신디’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어지면서, ‘신디’의 친구 ‘알렉산드라’의 꿈에 대한 이야기도 진행합니다. 여기에 동시에 이민자 출신의 택시 운전사 ‘라즈믹’의 이야기도 진행됩니다. 동시에 여러 이야기가 진행이 되면서 지루할 수 있는 부분까지도 모두 해결이 됩니다. 아무래도 가장 큰 줄거리는 ‘신디’가 ‘체스터’를 찾아나서는 이야기이니 만큼 새로울 것이 없거든요. 그저 ‘신디’가 행동하는 것을 따라가면서 다소 망한 지역 사회의 성매매 여성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또 트랜스젠더 여성들의 모습 같은 것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다소 반복이 되는 것 같은 이 이야기가 묘하게 전해오는 이야기 같은 것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통해서 소수자와 흔히 말하는 주류 사회에 편입되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도 동시에 진행을 하는 느낌이 듭니다. 성별과 가족 구성원. 그리고 성적 취향 같은 것이 모두 다르지만 그들은 누군가와 어울리지 못하고 자신들끼리 어울려야 하는 사람들이니까요. 동시에 진행이 되는 이야기가 하나로 모이게 되는 그 순간까지 [탠저린]은 미친 듯 달려갑니다.
폭주기관차처럼 달리는 영화이니 만큼 영화를 통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원하는 관객에게 가장 어울리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미친 듯 달리기만 해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영화는 미친 듯 달려 나갑니다. 최근에 개봉했던 영화 중에서 [굿 타임]이 이런 식으로 미친 듯 달리면서 관객을 혼란에 빠뜨리는데 그와 아주 유사한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굿 타임]도 시간을 질주하는 느낌의 영화이기에 좋았는데, [탠저린]은 그보다 더 앞서는 느낌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인물들의 감정과 그 순간들에 터져 나오는 순간들이 더 직설적이라고 말을 해야 할까요? 물론 이런 소수자들이 나오는 영화인 데다가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소재가 이어진다고 해서 무겁거나 우울하기만 한 이야기는 절대로 아닙니다. 최근에 소수자들이 나온 영화들 중에서 가장 유쾌한 시선을 가진 영화라는 생각도 들거든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들을 희화화해서 그저 개그의 소재로 사용하는 것도 절대로 아닙니다. 그들 나름의 이야기를 그려내면서 그 안에서 현실을 풍자하고 그들의 상황을 위로하면서 유머를 구사하고자 노력하거든요. 그 누구에게도 상처를 입히지 않고 최대한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노력하는 느낌입니다. 당신이 올해 가장 먼저 만날 특별한 영화 [탠저린]입니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애인이 바람피웠다는 것을 알게 된 ‘신디’
둘 - 모든 것이 이뤄지는 도넛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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