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스포) 월요일이 사라졌다, 뒷맛이 개운하지 않아.
‘누미 라파스’라는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액션 영화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재미있어서 오히려 속상한 영화입니다. 스포일러 문제 때문에 자세히 다루지 못하지만 이토록 여성을 전면에 등장을 시키면서 영화는 후반으로 갈수록 여성을 단순히 소비하는 느낌으로 가기 때문이죠. 물론 남성을 중심으로 내세우면서 여성의 모습을 남성에 의해서 성장을 한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그려내는 것처럼 유치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쉽습니다. 한국판에서는 다소 많은 부분이 잘려나간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감독의 명성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 잔인한? 모습으로 관객들을 맞이합니다. 그래서 잔인한 것을 보지 못하는, 피라거나 신체의 훼손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사람도 크게 불편함이 없이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요 근래 본 그 어떤 영화보다도 압도적인 액션을 선사하면서 새로운 액션의 장을 여는 느낌입니다. 동시에 1인 7역이라니.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그저 영화적인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 보더라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토록 완벽하게 영화적인 상상력을 그려내다니 말이죠. 게다가 1가정 1아이라는 구태의연한 것을 미래의 디스토피아적 세계 아래서 현실적으로 불러옵니다. 물론 한국에서는 이미 현실인 일이었지만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너무나도 아쉬운 이유는 여성이 전면에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다시 여성의 시선을 잃어간다는 점 때문입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일곱 명의 여성은 주체적인 어떤 이미지를 보이기보다 그저 거기에 있기에 존재하는. 하나의 롤플레이를 하는 모습 같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영화의 특성상 그런 것이 더욱 부각이 될 수밖에 없기는 하지만 여성이기에 유약하다는 느낌이 조금 더 강조되는? 여성이기에 비합리적인 일을 한다는 느낌이 자꾸만 듭니다. 수많은 영화들에서 보였던 답답한 여성이라는 캐릭터를 이어갑니다. 여기에 왕자님이 등장할 구석은 그렇게 많아 보이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덫에 걸린 동물처럼 움직이면서 아둔한 선택만 한다는 것은 다소 아쉽게 다가옵니다. 조금 더 현명한, 그리고 합리적인 행동을 하면서 누군가를 위협할 수 있는 존재로의 여성이 더욱 부각이 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매력적인 여성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결국 이 여성들은 누군가의 위협에 의해서 뒤로 물러나게 되고 자꾸만 겁을 내는 상황이 주어지는 것 같거든요. 그리고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는 존재들에게 누군가가 필요한 것처럼 그리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여성은 반드시 어머니가 될 필요가 없는데,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이 부분에 집착을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모성애라는 것은 오롯이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특유의 성질이고, 여성들이 중심에 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소재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강인한 여성들이 등장하는 상황에서, 굳이 아이라는 것을 해서 여성이 자신의 자매들을 배신하는 것까지 그려낼 이유가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영화가 완성도가 높았기에 더욱 아쉬운 마음이 커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게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남성으로 인해서 각정을 겪게 되는 모습이라니. 물론 그 동안 수많은 남성 캐릭터들이 여성으로 인해서 변화를 겪고, 그들의 희생을 통해서 나아가는 과정을 봐오기는 했지만, 단순히 이의 전복만으로는 그것을 해소하기에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월요일이 사라졌다]에 나오는 일곱 자매는 그깟 남자가 없더라도 뭐든 다 할 수 있는 멋진 존재들이었기 때문이죠. 독특한 소재를 더 이상 발현하지 못한 것은 어떤 고정관념에 갇혀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 재미있습니다. 몰입도도 좋은 편이고 배우의 연기도 훌륭한 편이거든요. 무더위를 한 방에 날릴 영화가 필요하다면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어떠신가요?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일곱 쌍둥이의 저녁 회의
둘 - 월요일이 사라진 후 집안에서의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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