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장. 곁에 있는 사람 3
“일단 이 정도면 배를 띄우는 것에는 큰 무리는 없을 거예요. 그래도 약간 신경이 쓰이기는 하겠지만요.”
“그렇긴 하네요.”
지아는 입술을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떠날 수 없다는 거였다.
“전화는요?”
“안 돼요.”
“왜 그러지?”
지아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로밍 접속 방식을 바꿔보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접속이 되지 않았다.
“요금을 안 내서 그런가?”
“네?”
“아니. 그럴 수도 있잖아요.”
지아의 말에 지웅의 눈이 반짝였다. 결국 요금 문제일 수도 있었다. 지웅은 재빨리 자신의 전화기를 꺼냈다. 이미 망가진 지 오래였다. 하지만 심호흡을 하고 뒤에서 유심 칩을 제거한 후 그들의 전화기에 꽂았다.
“된다.”
“돼요?”
“네. 됩니다.”
지아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저 간단한 생각을 한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그걸로 문제가 해결이 되는 거였다.
“이런 생각은 어떻게 했어요?”
“아니.”
지아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로 되는 거예요?”
“네. 한 칸이 떠요.”
“정말로요?”
“네.”
지웅은 휴대전화를 내밀었다. 정말로 안테나가 미약하게 떠있었다. 적어도 신호가 잡힌다는 이야기였다.
“답 문자가 없네요.”
“그러게요.”
누군가 확인을 했을 거 같은데 아무 말도 없었다. 지웅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지아는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도 일단 가야 해요.”
“그렇죠.”
일단 첫 번째 섬으로 가는 것이 우선이었다. 거기에는 차라리 식량도 더 많았고 이제 겨울도 갈 거였다.
“곧 봄이 올 거예요.”
“벌써요?”
“그럼요.”
지아의 미소에 지웅은 따라 웃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아는 한숨을 토해내고 고개를 끄덕였다.
“적어도. 이 섬에 있는 것보다는 그게 나을 거예요. 우리는 한 곳에 모여야 하니까. 거긴 텐트도 많잖아요.”
“그렇죠.”
“돌아가야 해요.”
“하지만 더 추울 겁니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지웅의 지적에 지아는 미간을 모았다. 확실히 겨울이 오기 시작했던 첫 번째 섬에 비해서 두 번째 섬과 지금의 섬은 기온이 괜찮은 편이었다. 굳이 그리로 간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일 거였다.
“그렇다고 여기에 있을 수도 없어요.”
“그렇죠.”
“누가 있을 수도 있고.”
“그것도 그렇네요.”
아직 그리로 누군가가 간 적이 없었다. 굳이 가지 않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에 나설 수도 없었다.
“제가 가볼까요?”
“아니요.”
지아의 제안에 지웅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정해진 문제를 다시 흔들 이유도 없었다.
“사람들이 싫어할 거니다.”
“그렇죠.”
지아도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적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그것을 해야 하는 건데. 정확히 그게 무엇인지 그걸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지아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새로운 신호가 온 것. 일단 이걸로 다행이었다.
“적어도 오늘 저녁 회의에서는 할 말이 있겠네요.”
“그러게요.”
지웅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내일 탐험은 제가 말할게요.”
“강지아 씨가요?”
“네. 무조건 알아야 해요.”
“그렇군요.”
지웅은 어색한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누가 있는지 그것을 명확히 파악해야 하는 거였다.
“어떤 생각이야?”
“모르겠어.”
도혁의 물음에 병태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도대체 뭘 해야 하는 건지 아무 것도 모르겠어. 그 녀석들을 데리러 우리가 가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
도혁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싫어.”
“문도혁.”
“나는 싫어.”
도혁은 힘을 주어 다시 고개를 저었다.
“그 녀석들이 어떤 존재인데. 그리고 석구가 어떻게 변해있을지 너는 알아? 얼마나 더 무서워졌을지 몰라?”
“그건.”
병태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푹 숙였다. 병태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정말 모르겠다.”
“뭘 몰라.”
도혁은 미간을 모은 채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안 가면 되는 거야.”
병태는 도혁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언니 내일 정말 가도 될 거 같아요?”
“그럼.”
“무섭지 않아요?”
“무섭지.”
세연의 물음에 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서웠다. 그게 무섭지 않다고 하면 오히려 그게 거짓말일 거였다.
“하지만 무섭다고 해서 그 일을 하지 않을 수는 없어. 그리고 사람이 있으면 같이 가야 하는 거지.”
“뭐라고요?”
윤한도 눈을 크게 떴다.
“그건 아니죠.”
“왜?”
“아니.”
윤한은 침을 꿀걱 삼켰다.
“그게 누구인지 알고 같이 가자고 해요. 그거 말이 안 되는 거죠. 아니지. 거기 아무도 없어야 하는 거죠.”
“모르겠어.”
지아는 혀를 살짝 내민 다음에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어떤 것이 더 나은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이런 일이 왜 생기는 건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조금이라도 더 나은 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
“일단 내일은 같이 가죠.”
윤태의 말에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언니 너무 멋있는 거 같아.”
“그러게요.”
세연의 말에 윤한은 입을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남자인 데도 그러지 못하는데. 도대체 누나를 보면 내가 뭘 하고 있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
“성별이 뭐가 중요해요?”
윤한의 말에 세연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손을 내밀어서 윤한의 손을 꼭 잡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네요.”
“아무래도 그렇죠.”
윤한은 짧은 한숨을 토해냈다. 새로운 날이 과연 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그저 내일이 걱정이 될 따름이었다.
“우리가 정말로 살아서 갈 수 있을까요?”
“당연하죠.”
세라의 물음에 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세라에게 과자를 건넸다.
“이거 자꾸 먹으면 나중에 사람들이 뭐라고 할 걸요?”
“이해할 거예요.”
“왜요?”
“우리 지금 생선만 먹고 있어요.”
“뭐. 어쩔 수 없죠.”
서준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어차피 여기에 더 이상 과일은 없으니까. 그러니까 우리 이거라도 먹어야 하는 거라고요. 괜찮아요.”
“정말 괜랂은 거죠?”
“내가 책임을 져요.”
“그 말이 더 믿음이 안 가는 거 알죠?”
세라의 지적에 서준은 쿡 하고 웃음을 터뜨린 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밤이 더욱 깊었다.
“나가고 싶다.”
“나도 서울가고 싶다.”
“광장시장 가서 빈대떡도 먹고 싶고, 서울 미세 먼지도 그립네.”
“그건 좀 아닌 거 같은데?”
세라는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냈다. 아무리 이런 생각을 많이 하더라도 그들이 지금 이곳을 벗어날 가능성은 요원했으니까. 그래도 둘이 같이 있으니 다행이었다.
“사랑합니다.”
“뭐야?”
갑작스러운 고백에 세연은 웃음을 터뜨렸다.
“하여간 권윤한 씨.”
“나 로맨스 소설가거든요.”
“알았어요.”
세연은 윤한을 향해 돌아누웠다. 그리고 윤한의 허리를 꼭 안았다. 윤한도 세연을 품에 꼭 안았다.
“좋다.”
“좋다.”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인가?”
“죄송합니다.”
“잘 했어.”
대통령의 생각과 다르게 동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장인의 반응에 대통령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제가 이걸 쓰게 된다면 재희와 재호에게도 아픔이 될 겁니다. 저는 아버지니까 그럴 수가 없어요.”
“그냥 이걸 두는 게 더 큰 문제일 거야.”
“하지만.”
“내 말을 듣게.”
동호는 힘을 주어 말했다.
“그래야 해.”
“장인어른.”
“아이들만 생각하게.”
대통령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도 되는 겁니까?”
“그래.”
동호는 밝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일어나야 할 거라면 자신이 막고 책임을 져야 하는 거였다.
“더 큰 것을 보게.”
“문자 메시지가 왔습니다.”
“뭐라고?”
“섬에 사람들이 있어요.”
“그럼 더 잘 됐군.”
동호는 더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밀고 가게.”
동호의 말에 대통령은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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