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장. 곁에 있는 사람 4
“이대로 밀고 가도 되겠군요.”
“왜 갑자기 태도가 변하신 겁니까?”
“글쎄요.”
총리는 여유로운 표정을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며 미간을 모은 채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대통령님이 안 되시는 겁니다.”
“뭐라고요?”
“이제 사이가 좀 좋아지셔야지요.”
총리의 말에 대통령은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말 그대로입니다.”
총리는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도와드리죠.”
“바라는 건요?”
“일단 없습니다.”
총리는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이런 총리의 반응에 대통령은 더욱 묘한 표정을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나에게 뭘 바라는 겁니까? 내가 그쪽에게 도대체 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겁니까?”
“그저 당신을 돕고 싶어서 그러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 여론은 이 상황에서도 당신에게 유리해요.”
“뭐라고요?”
“알지 않습니까?”
이혼 서류. 그리고 폭행이라는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재희와 재호가 나섰다. 거기에 장인까지 나서니 여론은 대통령의 편이었다.
“안 그래도 우리도 영부인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힘들다뇨?”
“너무 많은 것을 바라시니까요.”
“너무 많은 것을 바란다.”
대통령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아시지 않습니까?”
“모릅니다.”
“그럼 계속 모르세요.”
총리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물끄러미 대통령을 보다가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그러니 저에게 기대십시오.”
“믿음이 가지 않습니다.”
“같은 곳을 가기 위해서는 때로는 적의 손도 잡아야 하는 법입니다. 그게 바로 정치라는 거죠.”
“그래서 저는 정치가 싫습니다.”
“정치가 싫다?”
대통령의 반응에 총리는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부디 바른 선택을 하세요.”
“잡아야 하는 거겠죠?”
“당연합니다.”
총리의 느물거리는 미소에 대통령은 괜히 비위가 상했다.
“우리는 가지 않을 겁니다.”
“뭐라고요?”
도혁의 말에 지아는 미간을 모았다.
“아니 그쪽 친구를 구하기 위해서 그러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쪽이 가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된다고요?”
“친구라고 하더라도 이건 아니죠. 나는 싫습니다. 그곳에 갔다가 무슨 일을 더 당하라고요?”
“하지만.”
“싫어요.”
지아는 병태를 쳐다봤다. 하지만 병태도 도혁과 같은 표정을 지을 따름이었다. 지아는 고개를 저었다.
“어떻게 친구가 그래요? 그래도 친구라면서요. 적어도 친구라면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이미 친구가 아닌지 오래에요.”
“뭐라고요?”
“됐습니다.”
지아가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하자 지웅은 고개를 저었다.
“강지아 씨. 억지로 더 설득을 할 이유는 없습니다. 이들이 가지 않는다고 하면 우리가 가면 되는 겁니다.”
“하지만.”
“됐어요.”
“알았어요.”
지아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도혁과 병태가 짧게 고개를 숙이고 멀어지자 지아는 이마를 짚었다.
“어떻게 저래요?”
“저게 저들의 본능이죠.”
“미친 거 같아.”
지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전화기 가지러 온 거 아니에요?”
“이미 첫 섬 위치를 보냈잖아요.”
“그래도요.”
“괜찮아요.”
지아는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연락이 되었는데 괜히 전화기를 가져가서 잃어버리는 것도 걱정이었다.
“어떤 대답이 올 수도 있고요. 그리고 여기에서도 터진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거니까 그럴 이유는 없죠.”
“그래도 가지고 가는 게 낫지 않아요?”
“아니요.”
지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럴 이유가 없었다. 그저 섬을 더 파악하는 것에 굳이 무리할 이유는 없었다.
“남자가 몇이나 가는데요.”
“그걸로 충분하겠어요?”
“네. 그럼요. 그럼 다녀올게요.”
“알겠습니다.”
지웅은 멀어지는 지아를 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누가 있으면 어떻게 하죠?”
“다행인 거지.”
윤한의 말에 지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다행이라뇨?”
윤한은 미간을 모았다.
“누구일 줄 알고요?”
“거기에 누군가가 있다는 이야기는 이곳으로 올 방법이 있다는 거잖아요. 그 방법을 이용하면 우리가 나갈 수도 있다는 거죠.”
“그 반대일 수도 있죠.”
재율의 대답에 지아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요.”
“그래도 있으면 뭔가 새롭기는 하겠네요.”
재율은 씩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로 안 갈 거지?”
“몇 번이나 물어!”
병태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자 도혁은 미간을 모았다.
“너 도대체 뭐야?”
“뭐가?”
“하루는 그 녀석들을 데리러 가지 않는다고 하는 나를 뭐라고 하는 거 같다가. 하루는 또 구하자는 거 같다가. 뭐 하자는 거야?”
“모르겠어.”
병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 것도 모르겠다고.”
“어차피 죽었을 거야.”
“죽어?”
“그래.”
도혁은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병태는 한숨을 토해내며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뭐가 답인 건지 모르겠어.”
“우리가 답이야.”
“우리가 답이라고?”
“그럼.”
도혁의 대답에 병태는 숨을 크게 내쉬었다.
“언니는 어떻게 생각해?”
“뭐가?”
“차석우 씨.”
“같이 가야지.”
시인이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답하자 시안은 입을 내밀었다.
“그게 뭐야?”
“왜?”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지. 그 사람을 다시 데리고 가는 거. 그거 아무래도 그렇지 않아?”
“내가 죽으면 놓고 가게?”
“그런 말이 어디에 있어!”
시안이 목소리를 높이자 시인이 씩 웃었다.
“같은 거야.”
“같은 거긴.”
시안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달라.”
“뭐가 다른 건데?”
“어?”
“나도 같은 상황이 될 수 있어. 그런 거면 사람들은 모두 같은 말을 했을 거고. 내가 틀린 거야?”
“그런 말이 아니라.”
“모두 같아.”
시인은 힘을 주어 말했다. 답답하기는 했지만 이 사실은 누구도 빠져나갈 수가 없는 거고 피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네가 뭐라고 하건 그건 사실이야. 그리고 나는 무조건 한기쁨 씨를 위해서 뭐라도 하고 싶어.”
“언니는 대단해.”
“뭐가?”
“그 마음.”
시안은 혀를 내두르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어색한 미소를 지은 채 손을 뻗어 자신의 손등을 쳐다봤다.
“나는 못 그래.”
“모두 같은 사람은 아니니까.”
“그래도. 적어도 언니는 뭐가 더 나은지 아는 사람인 거 같아. 나도 언니처럼 그렇게 좋은 사람이면 좋곘다.”
“에이.”
시인은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머리가 복잡했다. 자신의 일이라면. 이 상상만으로도 너무나도 무거웠다.
“그나저나 시우는 왜 그렇게 따라다녀?”
“우리가 안 가니까.”
“그래도 너무 위험하잖아.”
“그럼 네가 대신 가지 그랬어?”
“알았어. 알았다고.”
시인이 자신을 나무라자 시안은 투덜거렸다. 시인은 그저 빙긋 미소를 지을 뿐 다른 말을 더 하지 않았다.
“정말로 가실 거예요?”
“네.”
“미쳤어.”
지웅의 말에 진아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그 사람들 미쳤어요. 미치지 않고서 그럴 수 없다고. 그런데 그 사람들을 구하러 위험을 감수한다고요?”
“승무원이니까요.”
“아니요.”
진아는 머리를 뒤로 넘기며 허리를 손에 얹었다.
“저도 승무원이에요. 저도 그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거 우리가 할 이유 없잖아요.”
“그럼?”
“다른 사람들이 구하겟죠.”
“아니.”
지웅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자신들이 구하지 않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해줄 거라는 생각이 우스운 일이었다.
“그 누구도 그러지 않아.”
“하지만.”
“너도 알잖아.”
“선배.”
“당연한 거야.”
지웅은 힘을 주어 말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우리가 하지 않는 일. 다른 사람들도 하지 않아. 그리고 그들이 하지 않으면 변하는 것은 하나도 없어.”
“그래서 가자고요.”
“무조건.”
지웅의 대답에 진아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저 답답할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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