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어쩌다 우리[완]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3 [27장. 곁에 있는 사람 1]

권정선재 2017. 8. 23. 14:46

27. 곁에 있는 사람 1

뭐라고 한 거야.”

 

진아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자신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한 건지 머리가 자꾸만 복잡했다.

 

선배. 빨래 다녀오세요?”

너 뭐야?”

?”

 

나라의 인사에 진아는 곧바로 미간을 모았다.

 

너도 빨래 해야 하는 거 아니야?”

. 그게.”

하여간.”

 

진아가 왜 화를 내는지 모르는 나라는 고개를 갸웃했다.

 

 

 

왜 갑자기 마음이 바뀐 거야?”

그게 중요해요?”

아니. .”

 

진아의 물음에 지웅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지.”

그러니까 이상한 말 하지 말고요. 그냥 한기쁨 씨를 보니까 내가 너무 이기적인 게 아니었나 싶어서.”

이기적인 건 누구나 마찬가지지.”

 

지웅은 어색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

 

나도 그러니까.”

선배가 뭘요?”

나도 내 죄책감으로 그러는 거야. 내가 그 상황에서 차석우 씨를 막지 못했던 거였으니까 말이야.”

아니요.”

 

진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석우가 길석과 같이 나간 것은 그의 선택이었다.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한기쁨 씨도 막지 못했어요. 자기 남편을 막지 못하는데. 우리가 무슨 수로 그 사람을 막아요?”

승무원.”

? 승무원이요?”

. 우리는 승무원이니까.”

 

지웅의 말에 진아는 침을 삼켰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냈다. 지웅의 말이 무슨 말인지 알기에 더욱 복잡했다.

 

그러네.”

우리는 승무원이지.”

그러게요.”

 

진아는 한숨을 토해냈다.

 

선배 되게 이상한 거 알아요?”

?”

 

진아의 말에 지웅은 고개를 갸웃했다. 진아는 혀를 내밀고 미간을 모은 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되게 미워.”

알아.”

그런데 좋아요.”

그게 뭐야?”

 

진아의 고백에 지웅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진아는 한숨을 토해낸 채 머리를 마구 헝클었다.

 

되게 마음에 안 드는 선배인데 은근히 보고 배울 게 되게 많은 선배인 거 같아서. 그게 싫어.”

그게 내 매력이야.”

아 잘 알겠습니다.”

 

지웅의 장난에 진아는 미간을 모았다.

 

하여간 무슨 말을 못해요.”

고마워.”

뭐가요?”

먼저 그렇게 말해줘서.”

 

지웅의 인사에 진아는 입술을 꾹 다물고 어색하게 웃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건 선배나 나나 해야 하는 이야기였으니까. 아무튼 갈 준비를 그러면 해야겠네요.”

그렇지. 그리고 다시 전화가 되어야 해.”

안 돼요?”

.”

 

진아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모두 다 첫 섬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게 지금의 유일한 방법이었다.

 

 

 

지금 배로는 무리라는 거죠?”

아무래도 그렇죠.”

 

윤태는 미간을 모았다. 날짜를 기다렸다가는 그 섬들에 들어가지 못할 거였다. 그건 문제가 될 거였다.

 

그런데 왜 우리가 들어가야 해요?”

 

세연은 손을 들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헬기나.”

아마 시신을 수습하려 하지 않을 거야.”

 

지아는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여기까지 오는 것도 쉬운 일아 아닐 건데. 거기에 시신까지 가지고 가자고 하면 당연히 싫어하지.”

왜요?”

 

세연은 진심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차피 온 김에 같이 가면 되는 거였다.

 

그게 당연한 거잖아요.”

세상은 당연하지 않으니까요.”

 

윤한은 세연의 손을 잡은 채 씩 웃었다.

 

그래서 우리가 가야 합니다.”

 

지웅은 휴대전화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보조배터리는 이미 다 된 거고 이제 휴대전화의 배터리만 겨우 남았다.

 

전파를 계속 찾게 하기 위해서 켜놓으니까 배터리가 이제 부족해요. 아마 기회가 없을 수도 있어요.”

배를 보강해야곘네요.”

그렇죠.”

 

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정말로 이 섬에서 나갈 준비를 해야 했다. 그게 그들에 남은 유일한 기회였다.

 

 

 

나갈 수 있을까요?”

그래야지.”

 

윤한의 물음에 지아는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여기까지 오는 것도 다들 안 된다고 한 건데 온 거니까. 그리고 한국에서도 우리 다 죽었다고 생각을 할 걸?”

그러려나?”

그러니 아직도 구조가 안 오지.”

그렇겠네요.”

 

지아의 지적에 윤한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이 정도는 아닐 거였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가 여기에 있다는 생각을 제대로 하지도 않는 사람들인데 말이에요.”

그래도 일단 기다려야죠. 그리고 우리도 준비를 해야죠.”

나무가 더 필요하겠네요.”

그러면 좋죠.”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

 

진영을 마주한 지아의 사과에 진영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솔직하지 못했어.”

 

지아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모든 것을 다 솔직하게 말을 해도 되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해서. 그래서 그랬던 거야. 정말 미안해.”

아니요.”

 

진영은 고개를 저었다.

 

그게 당연해요.”

?”

우리도 숨기는 게 많았으니까.”

하지만.”

아니에요.”

 

진영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이 상황에서 다른 것을 더 따지는 것도 우스웠다.

 

우리도 알고 있어요.”

그렇게 말을 해주면 고맙고.”

그래도 시간은 필요해요.”

알아.”

 

진영의 말에 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그것은 자신들에게도 마찬가지의 일이었다.

 

우리도 그러니까.”

조금 더 있어야 해요.”

그 전에 돌아갈 거야.”

그러면 좋겠네요.”

 

진영은 씩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지아는 고개를 저었다.

 

고마워 정말.”

아니에요. 언니 믿고 온 거야.”

?”

. 아직도 믿어요. 그러면서 안 믿고.”

이상한 말이네요.”

그러게.”

 

진영의 말에 지아는 씩 웃었다.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진영은 짧게 고개를 숙인 후 돌아섰다.

 

 

 

우리도 돕자.”

?”

사람들.”

싫어.”

 

진영의 제안에 봄은 미간을 모았다.

 

우리가 왜 그래야 하는 건데? 그 사람들은 우리를 속였어. 우리에게 사실을 말하지 않았어.”

그래도.”

그래도라니?”

 

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 사람들과 자신들은 다른 사람이었다. 그건 너무나도 분명했다.

 

그 사람들이 우리를 자신들과 같다고 생각을 하지 않는데 우리만 그럴 이유가 뭐가 있는 건데?”

그건.”

 

진영은 대답이 궁해졌다. 봄의 말이 옳을 수도 있었다. 그들과 자신의 입장은 전혀 다른 거였다.

 

그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만 멍청하게 착하다고 달라져?”

안 달라지지.”

그런데?”

우리의 선택이야.”

뭐라고?”

적어도 나의 선택이야.”

 

진영의 대답에 봄은 미간을 모았다.

 

하진영.”

나는 내일부터 도우려고.”

 

진영은 씩 웃으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그게 내가 이 섬을 그 사람들과 같이 나갈 방법이야. 그리고 불편한 마음도 전혀 들지 않고.”

미치곘다.”

 

진영의 말에 봄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

너는 내 친구인데 뭐.”

 

봄의 말에 진영은 활짝 웃으며 봄을 안았다. 봄은 입을 쭉 내밀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숨을 토해냈다.

 

하여간 하진영 미치겠다.”

고맙다. 강봄.”

알면 잘 해.”

그래.”

 

봄은 진영을 보며 밝게 웃었다. 함께 나가는 게 중요한 거였다.

 

 

 

메시지가 왔다고요?”

. 온 거 같습니다.”

 

대통령의 눈이 커다래졌다. 이제 된 거였다.

 

어디라는 말인가?”

그런데.”

?”

다른 섬입니다.”

다른 섬?”

 

대통령의 얼굴이 굳었다. 다른 섬이라니. 섬이 하나라도 다른 이들의 동의를 구하기 어려운 판에 이건 말도 안 되는 거였다.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대통령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